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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내가 가난한 시를 쓴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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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내가 가난한 시를 쓴다

강민숙 | 기사입력 2023/09/20 [22:43]

가난한 내가 가난한 시를 쓴다

강민숙 | 입력 : 2023/09/20 [22:43]

가난한 내가 가난한 시를 쓴다

 

 

집도 명예도 없는 내가 시를 쓴다

 

꽃을 앞세우고 장마에 젖으며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하얀 눈길 같은 종이 위에 시를 쓴다

 

자본주의의 중앙에 앉아

백치같이 시를 쓴다

밥도 되지 않는 시를 쓴다

 

노동하는 인간이 돼라 손가락질 하지만 시를 쓴다

 

잠 못 이루며 시를 생각하는 나는

밝아오는 창을 바라보며

가난한 나의 미래를 불현듯 짐작하며

두려워 또 시를 쓴다

 

가난해서 자꾸 시만 쓴다

 

 

본문이미지

▲     ©강민숙

 

조미희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5시인수첩으로 등단한 뒤 시집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를 출간했다. 2019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우수도서에 선정되었다. 두번째 시집 달이 파먹다 남긴 밤은 캄캄하다를 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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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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