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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를 찾아서2

강민숙 | 기사입력 2024/02/07 [21:10]

포장마차를 찾아서2

강민숙 | 입력 : 2024/02/07 [21:10]

포장마차를 찾아서2

이영숙

 

자정이 넘었는지 글쎄

나는 사금이라 거니

하나님 죄송해요라 거니

 

하기 힘든 말들 다시 꿀꺽 삼키고

식도에 불 밝혀 들고 뛰노는 맥박을 밟고 내려가

탯줄로 칭칭 감은

복숭아 속살 같은 당신 속에

틀어 앉는 애벌레죠 나는

몽촌토성으로 잠실고수부지로

내버려두면 절로 도는 발걸음 암혈을 파고

 

남으로 뻗은 불륜 한 가지

누가 뚝 분질러

밭이랑에 던지길 기다렸죠

기다렸어요 선암사 뒷간에 앉았거나

오동도 동백 그늘을 거닐거나

 

김 서린 안경알이 말개질 때까지

적막강산이었죠

 

울음이 제풀에 솟구쳐

마른 지팡이에 댓잎 돋듯

저것 좀 봐, 꺾인 생나무 가지에서 팔방으로

떼까마귀 날아올랐죠

             이영숙 시인
이영숙시인은 강원도 철원 출생. 1991년 《문학예술》에 시로, 2017년 《시와세계》에 평론으로 등단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 졸업. 시집으로 『詩와 호박씨』 『히스테리 미스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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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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