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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의원, 백범에게 던진 그 질문을 이제 자신에게 돌려볼 때다

“검찰개혁도 이리 어려운데 독립운동은 어찌하셨습니까”…그 질문 뒤에 남은 또 하나의 질문

공수처 출범을 지켜본 기자의 기억…사람을 바꾸는 것과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달랐다

추미애의 시간과 문재인 정부의 경험…개혁할 힘을 잃으면 개혁도 지킬 수 없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10/02 [07:46]

김용민 의원, 백범에게 던진 그 질문을 이제 자신에게 돌려볼 때다

“검찰개혁도 이리 어려운데 독립운동은 어찌하셨습니까”…그 질문 뒤에 남은 또 하나의 질문

공수처 출범을 지켜본 기자의 기억…사람을 바꾸는 것과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달랐다

추미애의 시간과 문재인 정부의 경험…개혁할 힘을 잃으면 개혁도 지킬 수 없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10/02 [07:46]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를 찾아 “김구 선생님, 검찰개혁도 이리 어려운데, 독립운동은 어찌하신 겁니까”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검찰개혁에 대한 김 의원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오랫동안 검찰개혁을 주장해온 정치인으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글을 읽는 순간 이상하게 백범보다 먼저 공수처가 떠올랐고, 공수처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시간이 뒤따라 떠올랐다.

 

김 의원은 오랫동안 검찰개혁을 이야기해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서 시작해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설치, 보완수사권 문제까지 그의 정치에서 검찰개혁은 거의 하나의 축이었다.

 

지난 7월 당대표 출마를 접으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소명인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김 의원의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일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질문은 그 강한 의지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으며, 그 개혁을 오래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함께 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을 하게 되는 데는 개인적인 기억도 있다. 공수처가 처음 출범하던 당시 필자는 공수처 출입기자였다. 초대 공수처장과 출입기자들이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했던 날, 건배사를 할 기회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앞으로 공수처가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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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인 말이 아니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검찰이 권력화되면 공수처가 견제하고, 검찰이 손대기 어려운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들여다보며,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기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당시 공수처가 생기면 모든 권력형 비리는 다 없어질거라 떠들어 됐다. 떠들었던 사람중 하나도 필자다.

 

검찰의 문제를 또 다른 검찰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관을 만들어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공수처가 만들어진 이유라고 받아들였다.

 

초대 공수처장에 검사 출신이 아닌 판사 출신 김진욱 당시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이 임명됐을 때도 비슷한 기대가 있었다. 기존 검찰과는 다른 조직문화와 수사기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배웠다. 검사가 아닌 사람을 수장으로 앉힌다고 저절로 개혁기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새로운 조직을 하나 만든다고 기존 권력기관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수사 역량과 인력, 조직 운영 등을 둘러싸고 계속 논란을 겪었다. 초대 처장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출범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수처의 존재 자체를 실패라고 단정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느냐는 것이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수장의 출신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검사 출신이냐 판사 출신이냐보다 어떤 권한을 주고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잘못했을 때 어떻게 책임지게 할 것인지, 그리고 실제 국민의 기본권을 얼마나 더 잘 보호했는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최근 김용민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그의 진정성까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진정성이 없다고 단정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한 가지 신념에 대한 확신이 너무 강해지면서 다른 판단의 공간을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당의 의원이라고 하면 검찰개혁만이 다가 아니고 여당다운 일을 해야 하고 공수처에 보듯이 정권재창출이 검찰개혁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는 데는 동의 할 것이다. 

 

검찰 출신이면 개혁의 대상이고 검찰 출신이 아니면 개혁의 적임자가 되는 것인가.

과거 검찰에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제도를 맡을 자격까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이미 공수처에서 출신보다 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어떤 기관을 만들더라도 대통령하나 잘못 뽑으면 어떻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시간이 떠오른다. 추 전 장관 역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이후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까지 이어지면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은 문재인 정부 후반부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당시 추 전 장관의 조치에 대해서는 지금도 평가가 엇갈린다. 검찰권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지나친 충돌이 오히려 윤석열 당시 총장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어느 평가를 선택하든 한 가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검찰과 가장 강하게 싸우는 것과 검찰을 가장 잘 개혁하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는 의도로 시작하지만 결국 결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김 의원의 정치가 당시 추 전 장관이 걸었던 길과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개혁 방법을 둘러싼 이견이 생길 때 더 강한 개혁을 주장하고, 다른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개혁의 진정성을 묻기 시작하면 결국 정치 전체가 다시 한 기관과 몇몇 인물을 둘러싼 싸움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이른바 ‘팀 김어준’이라고 불리는 정치문화도 겹쳐 보인다. 김어준·유시민 등 방송인과 김 의원이 실제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인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 확신이 만들어지고 증폭되는 방식이다.

 

방송에서 강한 주장이 나오고 지지층이 박수를 보내면 정치인이 한 단계 더 강한 주장을 내놓는다.

다시 방송과 유튜브는 그것을 개혁의 선명성으로 평가하고 지지층은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처음에는 서로를 격려하는 과정이었겠지만 이것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서로의 박수로 서로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은 방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그 방 안의 박수 소리가 커질수록 방 밖의 조용한 국민의 목소리는 작게 들린다는 것이다. 정치방송을 매일 듣지 않는 사람도 국민이고 댓글 한 줄 쓰지 않는 사람도 투표한다. 그들은 아침이면 출근하고 가게 문을 열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취업과 집값, 대출이자와 병원비를 걱정하다가 선거가 오면 조용히 자신의 판단을 내린다.

 

그들에게 검찰개혁은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김 의원에게 개혁에는 검찰개혁밖에 없느냐고 묻게 되는 것이다. 청년의 일자리도 개혁이고 무너지는 자영업을 살리는 것도 개혁이다.

 

연금과 의료를 고치는 것도 개혁이고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것도 개혁이다.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국가의 미래를 바꾸는 개혁이다. 검찰개혁은 이 많은 개혁 가운데 중요한 하나이지 대한민국 개혁의 전부일 수는 없다.

 

우리는 이 문제를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번 경험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공수처가 출범했으며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엄청난 정치적 에너지가 투입됐다.

 

그러나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권재창출에 실패했고, 역설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던 윤석열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됐다.

 

물론 그 선거 결과를 검찰개혁 하나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과 민생, 인사와 정치적 갈등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면서 적어도 하나는 배웠어야 한다. 개혁의 명분이 옳다는 것과 국민이 다시 그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의 지속성을 원하는 정치세력이라면 개혁의 내용만큼 그것을 지속할 국민적 기반도 고민해야 한다. 민생을 챙기고 정치적 외연을 넓히는 일은 개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게 만든 개혁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정치적 과제다.

 

그래서 김 의원이 백범 묘소에서 남긴 말이 다시 마음에 남는다.

“김구 선생님, 검찰개혁도 이리 어려운데, 독립운동은 어찌하신 겁니까.”

백범이 오늘의 정치에 무엇이라고 답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의 입을 빌려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다만 김 의원이 묘소에서 내려오면서 자신의 질문을 조금 바꾸어 스스로에게도 던져봤으면 한다.

 

검찰개혁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을 하는 것인가.

두 질문은 닮았지만 답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후자라면 이제 검찰 너머를 봐야 한다. 지지층 너머의 국민을 보고, 유튜브의 박수 너머에 있는 말없는 국민을 보고, 오늘 통과시킬 법안뿐 아니라 그 제도가 5년 뒤와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방법까지 생각해야 한다.

 

필자가 공수처 출범 당시 초대 공수처장과 기자들의 첫 만남에서 “앞으로 공수처가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것도 결국 그런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기관을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려웠고,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드는 일이 훨씬 중요했다.

 

정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용민 의원에게 검찰개혁을 멈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검찰개혁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추미애 전 장관의 시간도, 공수처의 시행착오도, 문재인 정부가 남긴 경험도 함께 돌아보면서 검찰개혁보다 더 큰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개혁은 가장 세게 싸운 사람이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도를 남기고, 더 많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 그 제도를 오래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백범에게 던졌던 질문의 끝에서 김 의원에게 다시 묻고 싶다.

검찰개혁도 이렇게 어려운데, 그 개혁을 오래 지켜낼 정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이미 한 번 값비싼 경험을 했다. 개혁할 힘을 잃으면 개혁도 지킬 수 없다. 같은 수업료를 두 번 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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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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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26/10/07 [05:46] 수정 | 삭제
  • 연 300억 가까운 예산을 쓰면서 출범 6년 동안 기소 7건, 무죄율 66%. 공수처의 존재 자체는 실패가 아닐지 몰라도 공수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지금 또다시 중수청을 공수처처럼 만들려고 하는 저들은 실패자 맞습니다. 한번 실패는 실수일 수 있지만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은 고의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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