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주장, 왜 나오는가야당 대표 시절 5개 형사재판까지…지지층이 기억하는 길고 거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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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 연설중인 이재명 대통령 |
이 일련의 과정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갈린다.
검찰과 법원은 각각 법과 증거에 따라 수사하고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이 있다. 반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주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수사력이 집중됐으며 정치적 제거를 위한 ‘표적수사’ 또는 ‘조작기소’였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제기해 왔다.
현재도 이 논란은 끝난 것이 아니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는 2026년 성남FC 사건 등을 포함한 여러 사건을 검찰 수사권 남용 여부를 살펴볼 진상조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과거 수사가 부당했다고 이미 결론 내렸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당시 수사 과정의 적정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 기억 때문에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현재의 정치 상황을 단순한 ‘대통령 비판’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질문 하나다.
과거 야당 대표 시절 그렇게 많은 수사와 재판을 견뎌 대통령이 됐는데, 정작 대통령이 된 뒤 개혁을 시작하자 이번에는 같은 진영 내부에서부터 힘을 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최근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 씨의 발언을 둘러싼 논쟁도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유시민 작가는 이 대통령의 진보진영 내 멸칭 문제 대응을 두고 “진단을 있는 그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후 검찰개혁 문제에서도 대통령의 태도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김어준 씨도 이 대통령을 향해 과거의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우정이나 동지적 관계에서 비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대통령의 SNS 사용 방식에 대해서도 “리트윗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조언했다.
유시민도 비판할 자유가 있고 김어준도 비판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이 큰 논객과 방송인일수록 한 가지는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실제 무엇을 바꾸려 하고 있는가.
이 대통령은 최근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투기 목적 농지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개혁 반대자들의 힘이 세다”고 말했다. 정부는 검찰개혁과 공소청·중수청 체계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의 부당한 불송치나 사건 암장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주문했다.
9월 29일 국무회의에서는 “가난은 견뎌도 불공정은 못 견딘다”는 취지로 정책 집행의 공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정책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개혁의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개혁 의지 자체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과, 정책의 구체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 대통령 자신도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을 비롯한 개혁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동시에 민주당 내부를 향해서는 친노·친문·친DJ와 현재의 이재명 지지층을 갈라놓는 멸칭과 증오를 멈추자고 요청했다.
또 21일에는 개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까지 고려하면서도 “개혁은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대통령을 지킨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모든 말을 옳다고 하는 것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정책은 비판해야 한다. 인사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민생 성과가 부족하다면 더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생각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곧바로 “개혁에서 후퇴했다”, “지지층을 버렸다”, “우리와 결별했다”는 식으로 정치적 관계를 규정해버리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
대통령은 어느 방송인의 대통령도 아니고 특정 논객의 대통령도 아니다.
5천만 국민의 대통령이다.
특히 개혁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
검찰제도를 바꾸면 기존 제도의 수혜자와 충돌한다. 농지 투기를 조사하면 이해관계자가 생긴다. 공공기관을 개혁하면 기존의 자리와 권한을 가진 집단이 반발할 수 있다. 유통구조와 담합을 손보면 기존 시장 참여자 가운데 손해를 보는 쪽도 나타난다.
개혁은 언제나 누군가의 기존 이익과 충돌한다.
그래서 개혁정부가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은 외부의 반대만 강해질 때가 아니다.
자신을 지지했던 세력이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내부에서 힘이 분산될 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내 상황을 두고 노무현 정부 초기의 정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취지로 우려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노무현 정부 당시와 현재의 정치 상황은 구조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맹목적인 방어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다.
정책은 더욱 냉정하게 검증하되, 개혁의 방향과 사람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구분하는 것이다.
유시민도 김어준도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
동시에 그들의 주장 역시 비판과 검증의 대상이다.
누구도 진보진영의 최종 심판자가 아니다.
대통령도, 방송인도, 논객도 결국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최종 기준 역시 간단하다.
검찰이 국민 앞에서 더 공정해졌는가.
불공정한 시장구조가 개선됐는가.
부동산과 농지 투기는 줄었는가.
청년에게 일자리와 주거 기회가 늘어났는가.
서민의 생활비 부담은 줄었는가.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 경쟁력은 높아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개혁을 외쳐도 성공한 정부라고 말하기 어렵다.
반대로 이러한 변화가 실제 나타나고 있다면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은 대통령 개인을 무조건 감싸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그 주장의 핵심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택한 정부가 개혁의 결과로 평가받기도 전에 진영 내부의 권력투쟁과 정치적 낙인 속에서 동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대통령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찬양이 아니다.
개혁이 성공하도록 감시하고, 잘못은 바로잡고, 성과는 사실대로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지켜야 할 것은 한 정치인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한 변화의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