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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걷다]
이은숙 시인
길을 나선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가 어디가 끝인가
이쯤에서 주저앉아 잠시 쉬어도 되지 않을까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모래바람에 펄럭이는 두건이 내 마음처럼 아우성이다
헤진 운동화는 걸어온 시간만큼 너덜거리고 입술가에 말라붙은 핏자국이 허연 소금으로 뒤덮인지 오래다
발목을 움켜쥔 모래바람이 쉰내로 풀석이고 목구멍 속에 모래알은 목소리조차 잊게 하지만 낯선 길을 오늘도 나섰다
까마득한 밤하늘 너를 그리며 이미 진무릇 두 어깨에 십자가 같은 죄를 짊어지고 무너진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비틀대며 걷는다
흘러간 시간은 머리 뒤로 제키고 네가 그렇게도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을 오늘의 내가 기둥 같은 뻣뻣한 고통을 안고 오직 하나 죄의 부스러기가 바람에 조금씩 흩날려지길 바랄뿐
이은숙 시인은 인덕대학교 건축과 졸업 아시안캐리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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