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불·홍수의 일상화…기후위기는 이미 대한민국의 현재다WMO “2025년, 관측 이래 두세 번째로 더운 해”…해수면 상승 속도도 두 배 가까이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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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기간인 6월 24일과 25일에는 프랑스의 하루 평균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30도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 1947년 이후 발생한 53차례의 폭염 가운데 절반이 2010년 이후 집중됐다는 점도 기후위기가 이미 구조적인 위험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준다.유럽의 폭염 (그림=내외신문 그래픽) |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5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보다 1.43±0.13℃ 높았다. 자료에 따라 관측 사상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더운 해에 해당한다. 2025년 해양 열용량은 66년 관측 기록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 세계 평균 해수면도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993~2011년 연평균 2.65㎜였던 상승 폭은 2012~2025년 연평균 4.75㎜로 확대됐다. 빙하 손실과 해수 온도 상승이 계속되면서 해안도시와 섬 지역, 항만·공항 등 국가 기반시설의 침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2023~2025년 지구 평균기온이 관측 사상 처음으로 3년 평균 산업화 이전 대비 1.5℃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이는 파리협정의 장기 목표가 공식적으로 무너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지구가 위험선에 매우 가까워졌다는 강력한 경고다.
아시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WMO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2025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7~9월 아시아 해역에서는 중국이나 미국 전체 면적보다 큰 1천만㎢ 이상이 해양폭염의 영향을 받았다. 고수온과 해양 산성화는 양식업과 어업, 연안 생태계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을 위협한다
폭염은 이미 구체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2025년 국내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2023년 2,818명, 2024년 3,704명보다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9명이었다. 환자의 79.2%가 실외에서 발생했으며 실외 작업장과 논밭, 길가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기후위기가 노동과 건강의 불평등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 ▲ 이탈리아 반도에서 벌어지는 기후위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기존의 문명과 경제 구조를 유지한 채 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근본적인 전환을 선택해야 하는가. |
기상청은 2026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70%,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을 확률을 80%로 전망했다. 연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가뭄과 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정부도 최근 우리나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형 산불과 2년 연속 여름철 최고기온 경신,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제 기후정책을 단순한 환경보호 사업으로 다뤄서는 대응이 어렵다. 재난안전과 보건, 농업, 에너지, 주거, 복지, 산업정책을 하나의 기후대응 체계로 묶어야 한다.
우선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전력망·에너지저장장치 확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여야 한다. 동시에 도시 배수시설과 하천·저류지 정비, 산불 감시망, 농업용수 관리, 해안 방재시설 등 기후재난 적응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 ▲ 기후와 경제 위기는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매일의 밥상과 잠자리, 노동 조건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방글라데시의 위기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나라는 전 세계 기후위기의 압축판에 가깝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거의 없는 국가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다(사진=픽사베이) |
폭염 대책도 쉼터 안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야외 노동자의 작업중지 기준을 강화하고 독거노인·장애인·저소득층 주택의 냉방비와 단열 개선을 지원해야 한다. 학교와 복지시설, 지하주택과 노후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후안전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닥치지만 피해는 가난한 사람과 고령자, 야외 노동자, 농어민에게 먼저 집중된다. 지금 감축과 적응에 투자하지 않으면 국가는 더 큰 재난복구비와 의료비, 농수산물 가격 상승, 산업 생산 차질로 비용을 치르게 된다.
기후위기 대응은 비용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경제를 지키는 투자다. 대응을 미룰수록 청구서는 더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