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준비위원회 포럼 홍민 박사 강연…“북중 관계, 한반도 넘어 글로벌 전략 협조로 전환”정대철 회장 주도 통일포럼에서 북중 정상회담과 동북아 질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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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시대준비위원회 정대철 회장의 축사 |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정치학박사는 강연에서 “요즘 북중 관계 핵심은 예전처럼 한반도 비핵화나 평화 프로세스가 아니라 국제·지역 이슈에 대한 전략적 협조 쪽으로 넘어갔다”며 “중국이 북한을 보는 시각도, 북한의 국제적 위치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과거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대화와 타협, 중국의 중재 역할 같은 의제들이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회담에서는 비핵화 얘기가 사실상 빠지고, 대신 양국 간 전략적 협력과 국제·지역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예전에는 중국이 북한을 한반도 문제라는 좁은 틀에서 봤다면, 지금은 미중 전략 경쟁과 국제질서 재편 속에서 관리해야 할 전략적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의 러시아 쏠림을 꽤 신경 쓰면서 북중 관계를 다시 다지고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 박사는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랑 너무 가까워지고 군사협력까지 커지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며 “경제·외교적 유인을 주면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잡게 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북한도 이 틈을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 사이 경쟁을 이용하면서 체제 안정과 경제 지원을 챙기고, 양쪽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키우는 외교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 박사는 “북한은 한쪽에 올인하기보다는 중국과 러시아를 경쟁시키면서 각각의 지원을 끌어내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핵무력 고도화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독립적인 전략국가로 만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표현이 빠진 걸 두고는 해석이 갈린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북한 핵을 사실상 묵인하거나 어느 정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예전처럼 반복되던 비핵화 언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이것만으로 중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홍 박사는 “중국은 여전히 북핵 문제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 핵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동시에 북중 관계 전체가 흔들리는 건 막으려는 관리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북한을 직접 압박하기보다는 경제협력과 외교·군사 채널을 넓히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쪽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무역, 농업, 과학기술, 의료, 교통, 접경지역 협력 등을 구체적으로 꺼낸 점도 눈에 띈다고 했다.
그는 “예전처럼 선언만 하는 게 아니라, 북한을 다시 중국 영향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 강연하는 홍민 박사 |
북중 군사 교류 확대를 단순히 군사동맹 강화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구축함, 핵미사일, 해군·공군 전력 현대화를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다. 원해 작전이 가능한 구축함이나 핵 운용 플랫폼 확보 움직임도 보인다.
홍 박사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어떤 군사기술을 확보했고 러시아와 어떤 협력을 하는지 충분히 다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군사 교류 확대는 협력 강화라기보다 북한 군사 동향을 파악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 두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핵 탑재 가능한 해군 전력을 키우고 원해 작전을 본격화하면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 주변 해역의 전략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포럼에서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외교 전략으로 ‘최적 균형외교’와 ‘한국형 전략적 안정성’ 같은 개념도 나왔다.
핵심은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가져가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넓히는 방식이다.
홍 박사는 “미국·일본 중심의 해양 세력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대륙 세력 사이에서 한국이 한쪽을 강제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며 “동맹은 유지하되 외교 공간을 넓히는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밀착이 오히려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할 여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봤다.
북한 군사력 강화가 중국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한반도 안정이라는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대화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반한 규범 외교도 중요하다고 했다.
홍 박사는 “한국은 유엔 결의와 국제법 원칙을 계속 강조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지원하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며 “규범과 외교를 같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북한 핵 고도화를 계속 방치하면 한국도 억제력과 안보 대응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면 동북아 군비 경쟁과 불안정이 커지고 결국 중국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한국은 한미동맹 기반 억제력을 유지하면서 중국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철 회장이 이끄는 통일시대준비위원회 통일포럼은 이번 강연을 통해 북중·북러 관계 변화와 미중 전략 경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짚고, 변화된 국제질서에 맞는 새로운 통일·외교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민 박사는 “예전 방식의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관계 중심 접근만으로는 지금의 복잡한 안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한반도 문제를 국제·지역 질서와 같이 보는 한국형 전략적 안정성 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