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천 고향사랑기부제, 왜 아직도 ‘마음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나-제도는 열렸지만 감동은 닫혀 있다… 참여를 이끌 서사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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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시청 |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개인이 특정 지역에 기부를 하면 세제 혜택과 답례품을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이를 재원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취지 자체는 분명하고 시대적 필요성도 크다. 다만 인천의 현실을 보면 제도 도입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참여 열기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단순한 관심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신호로 읽어야 한다.
인천이 가진 도시적 특성은 이 제도의 전제와 충돌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고향’이라는 정서적 연결을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인천은 이 연결이 약한 도시다. 송도, 청라, 영종 등 신도시는 외부 유입 인구 비중이 높고, 주민들은 특정 지역에 대한 장기적 애착보다는 이동성과 기회 중심의 삶을 살아간다.
이들에게 기부는 ‘돌아가는 마음’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인식된다.
따지고 보면 감정의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는 제도가 작동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자신과 연결된 이야기, 기억, 관계 속에서 기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인천은 이러한 ‘서사적 기반’이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 도시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공동체의 감정적 축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참여 저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답례품 중심 구조가 더해지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전국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특산물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인천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농수산 중심 지역과 달리 산업·물류 도시인 인천은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기부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혜택을 주는가’로 환원된다.
이 과정에서 기부의 의미는 점차 소비 행위와 혼재된다.
시민들은 기부를 사회적 참여로 인식하기보다 일종의 거래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흐름을 따라가 보면 혜택이 줄어들 경우 참여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기부금 사용에 대한 구체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자신이 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재 인천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이러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행정적 설명만으로는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다. 예를 들어 청년 창업, 원도심 재생, 농업 관광, 해양 환경 개선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제시되고 그 변화 과정이 공유될 때 비로소 시민은 참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기부는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된다. 지금 인천에는 그 공감을 이끌어낼 서사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인천은 잠재력이 큰 도시다.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K-콘텐츠와 관광 산업, 그리고 다양한 인구 구조는 다른 지역이 갖지 못한 자산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특성을 활용한다면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재정 보조를 넘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도구로 확장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향’이라는 개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도시에 대한 참여’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을 더 나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공동 투자, 공동 설계라는 관점에서 기부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정리해보면 기부자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종국에는 인천 고향사랑기부제의 성패는 참여율이 아니라 구조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감정, 이야기, 프로젝트,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제도는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결론적으로 인천이 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정책을 넘어 도시 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