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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벽란도의 항로를 다시 열다

AI 제조혁신과 신질 생산력, 경쟁을 넘어 공진화의 길로

청년·콘텐츠·서비스 교류 확대, 체감형 성과로 완성하는 한중 파트너십

벽란도에서 시작된 교류의 기억, 제조·기술·문화로 이어지는 협력의 복원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06 [09:00]

이재명 대통령, 벽란도의 항로를 다시 열다

AI 제조혁신과 신질 생산력, 경쟁을 넘어 공진화의 길로

청년·콘텐츠·서비스 교류 확대, 체감형 성과로 완성하는 한중 파트너십

벽란도에서 시작된 교류의 기억, 제조·기술·문화로 이어지는 협력의 복원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6/01/06 [09:00]

한중 양국 경제인들이 1992년 수교의 출발점이었던 베이징 조어대에 다시 모여 미래 협력의 방향을 논의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열린 이번 만남에서 한국 측 연사는 고려 시대 국제무역항이었던 ‘벽란도’를 소환하며, 기술과 문화, 신뢰가 함께 흐르는 새로운 한중 협력의 항로를 제시했다.한중 비즈니스 포럼서 ‘신뢰·문화·제조 혁신’ 협력 강조

 

이날 포럼에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런홍빈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양국의 주요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연사는 모두발언에서 “1992년 한중 협력의 첫 장을 열었던 이곳에서 양국 경제인들이 다시 미래를 논의하게 된 점은 매우 특별하다”며 포럼 개최의 의미를 짚었다. 이어 “수교 이후 30여 년간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조력자로 성장해 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수교 직후 8건에 불과했던 지방정부 간 교류는 최근 약 700건의 자매·우호 MOU로 확대됐고, 교역 규모 역시 65억 달러에서 2,700억 달러를 넘어 40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한국은 중국의 2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연사는 이러한 성과의 핵심 자산으로 ‘상호 신뢰와 호혜의 원칙’을 꼽았다.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협력의 흐름을 이어온 점이 한중 관계의 저력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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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비지니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이날 연설의 중심에는 ‘벽란도 정신’이 놓였다. 약 900년 전 고려와 송나라가 교역하던 국제항 벽란도는 단순한 무역 거점을 넘어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었다. 고려는 인삼과 먹, 고려지를 수출했고 송나라는 서적과 도자기, 차를 전하며 상호 보완적인 교역 구조를 형성했다.

 

특히 고려지는 송나라에서 ‘천하제일’로 불릴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고, 이는 지식과 문화를 생산하는 전략적 핵심 소재였다. 고려지 위에 필사되고 인쇄된 문헌과 경전은 다시 고려로 전해져 학문과 불교 문화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연사는 이를 두고 “교역과 지식의 순환이 양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대목은 외교적 긴장 속에서도 교역과 교류가 중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사는 “지속적인 교류가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질서 유지에 기여했다”며, 오늘날에도 이러한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설은 현재와 미래로 시선을 옮겼다. 연사는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언급하며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핵심 역할을 맡는 주체로 민간과 기업을 지목했다. 연사는 “협력의 제일선에 서 있는 경제인들이 바로 주인공”이라며,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서사와 색채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협력 과제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제조업 혁신이다. 한국의 ‘제조 AX’, 중국의 ‘신질 생산력’ 전략을 언급하며, AI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제조업 고도화 과정에서 경쟁과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디지털 전환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대한 공동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문화와 서비스 분야 협력이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상호 방문이 늘어나며 K-뷰티, K-컬처 체험과 도심 여행이 새로운 일상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관광을 넘어 콘텐츠, 게임, 공연, 문화 플랫폼 등 서비스 전반의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라는 평가다.

 

연사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진전을 언급하며, 제도적 뒷받침이 기업 간 협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설은 다시 상징으로 돌아왔다. “물을 건너는 데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울지는 사람이 정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한중 협력의 배를 띄우는 주체로 경제인들을 지목했다. 한국 정부 역시 중국 정부와 함께 제도와 환경을 정비해 협력의 항로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마무리 발언에서 연사는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얻기 어렵다”며, 한국과 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좋은 친구를 멀리서 찾지 말고, 바로 서로에게서 찾자”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이 벽란도 정신을 바탕으로 한중 협력을 한 단계 심화시키고, 새로운 공동 항로를 그려 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와 함께 연설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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