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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 지하에 ‘자체 하수처리장’…입주 예정자들 “분양 사기” 반발

분양 공고엔 ‘한 줄’, 모델하우스 설명은 ‘제로’…정보 비대칭 논란 확산

악취·소음·관리비 부담 우려…입주 예정자 200여 명 집단 대응 움직임

“행정 허가 조건이었다”는 시공사, 고지 의무 어디까지가 쟁점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5/12/23 [09:04]

신축 아파트 지하에 ‘자체 하수처리장’…입주 예정자들 “분양 사기” 반발

분양 공고엔 ‘한 줄’, 모델하우스 설명은 ‘제로’…정보 비대칭 논란 확산

악취·소음·관리비 부담 우려…입주 예정자 200여 명 집단 대응 움직임

“행정 허가 조건이었다”는 시공사, 고지 의무 어디까지가 쟁점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5/12/23 [09:04]

부산의 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를 둘러싸고 분양 사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입주를 앞둔 예비 입주민들이 단지 지하에 자체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027년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이 아파트 단지는 1,2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최근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된 것은 단지 지하에 설치될 ‘자체 하수처리시설’이다. 해당 시설은 단지 전체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외부 공공 하수처리장이 아닌 단지 내부에서 자체 처리하는 구조로, 인근 공공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하면서 부산시가 이를 조건으로 사업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핵심 시설에 대해 분양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분양 홈페이지에 게시된 65페이지 분량의 모집공고문 전문에는 관련 내용이 단 한 줄로 언급돼 있을 뿐이었고, 모델하우스에서 배포된 축약본 공고문에는 자체 하수처리시설 설치 계획이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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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MBN 화면 캡쳐    

 

입주 예정자들은 “모델하우스 상담 과정에서 단지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설명을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입주 예정자 간담회에서도 “왜 나쁜 얘기는 한마디도 안 하느냐”, “이런 시설이 있다는 설명조차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항의가 잇따랐다.

 

예비 입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악취와 소음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시설 유지·보수 비용이 장기적으로 입주민 관리비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불만 요소다. 한 입주 예정자는 “시설 사용 연한이 지나 교체가 필요하거나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그 비용이 적지 않을 텐데 결국 주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시공사 측은 공공 하수처리장 용량 부족이라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자체 하수처리시설 설치는 행정 허가 과정에서 요구된 조건이었으며, 입주민과의 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분양 사기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시공사는 소음이나 악취 발생 가능성, 관리비 부담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입주 예정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소송 의사를 밝힌 입주 예정자만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대단지 아파트에서 단지 내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 사례가 흔치 않은 만큼, 분양 정보 고지의 적절성 여부와 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판단이 향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사안은 대규모 주거단지 분양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범위와 방식이 어디까지여야 하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핵심 설비가 단지 가치와 주거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최소한의 문구로만 처리한 것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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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시민신문 대표
시민포털 전남 지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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