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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는 말이 없다, 하류의 암 위험은 그렇게 커진다

보이지 않는 흐름, 행정 경계를 넘는 지하수 오염

상류의 산업·군사시설, 하류 주민의 건강 위험으로

정화는 느리고 피해는 길다, 지하수 오염의 구조적 공포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12/17 [06:18]

지하수는 말이 없다, 하류의 암 위험은 그렇게 커진다

보이지 않는 흐름, 행정 경계를 넘는 지하수 오염

상류의 산업·군사시설, 하류 주민의 건강 위험으로

정화는 느리고 피해는 길다, 지하수 오염의 구조적 공포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12/1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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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수 오염도를 그린 사진    

 

지하수는 우리 일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물이다. 특히 농촌과 도시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지하수가 식수로 사용되며,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된다. 문제는 이 지하수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염은 보이지 않게 흐르고, 그 끝에는 하류 지역 주민들의 건강 위험이 남는다.

 

지하수는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천천히 이동한다. 상류 지역에 공업시설, 군사기지, 공항 같은 오염원이 자리 잡고 있을 경우, 유해 물질은 토양을 통과해 지하수로 스며들고 결국 하류 지역까지 퍼진다.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지하수는 경계를 알지 못한다.

 

문제가 되는 물질은 이미 국제적으로 위험성이 확인된 것들이다. PFAS, TCE, PCE와 같은 화학물질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암, 간암, 혈액암 등 다양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누적돼 있다. 문제는 이 물질들이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사례도 적지 않다. 주한미군기지 인근 지하수에서 PFAS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됐고, 광주 하남산단 일대에서는 TCE와 PCE가 기준치를 넘는 지점이 수십 곳에 이른다. 서울대 연구진은 기지와 가까운 지역일수록 오염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분석하며, 지하수 흐름에 따른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하수 오염의 가장 큰 특징은 회복이 느리다는 데 있다.

 

강이나 하천과 달리 지하수는 정화 속도가 매우 느려 한 번 오염되면 수십 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류 지역 주민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오염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 경우, 건강 피해는 서서히 축적된다.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하수 수질 조사는 제한적이고, 오염이 확인된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정보 제공이나 식수 대체 조치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오염원에 대한 관리 역시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제적 관리다.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을 상시화하고, 오염 가능성이 높은 시설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오염이 확인된 지역에는 즉각적인 대체 식수 공급과 건강 영향 조사도 병행돼야 한다. 발암물질을 사용하는 시설에 대한 폐수 처리 기준 역시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흐름은 분명하고, 피해 역시 현실이다. 오늘 상류에서 시작된 오염은 내일 하류의 건강 문제가 된다. 지하수 관리가 곧 국민 건강 정책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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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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