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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요즘 무안이 잘 나가요?”라는 질문이 나온 이유

국토 공간 재설계의 시험대에 선 지방 통합 논쟁

“요즘 무안이 잘 나가요?”가 던진 질문

5극 3특도와 초광역 교통망 시대의 과제

왜 시군 통합은 실패하고 갈등만 남았는가

통합보다 연합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

행정구역 개편과 의료개혁이 만나는 지점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12/09 [07:49]

이재명 대통령 “요즘 무안이 잘 나가요?”라는 질문이 나온 이유

국토 공간 재설계의 시험대에 선 지방 통합 논쟁

“요즘 무안이 잘 나가요?”가 던진 질문

5극 3특도와 초광역 교통망 시대의 과제

왜 시군 통합은 실패하고 갈등만 남았는가

통합보다 연합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

행정구역 개편과 의료개혁이 만나는 지점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12/0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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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하는 이재명 대통령(사진=MBC화면 갈무리)    

 

 

호남에서 가장 오래 논의됐으나 단 한 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공공정책이 있다. 바로 무안·목포·신안의 행정 통합이다.

 

세 지역은 생활권이 겹치고 산업 기반도 서로 얽혀 있지만, 통합 논의는 30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정치, 경제, 주민 심리, 성장 동력의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통합 시도는 매번 무산되어 왔다.

 

통합 논의는 인구 감소, 산업 공동화, 공항과 항만의 기능 혼선, 고령화 등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공론화의 순간마다 갈등이 터져 나왔고,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구조만 고착되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각 지역의 성장 흐름이 변할 때마다 통합에 대한 이해관계와 감정도 순식간에 달라진다는 점이다. 통합이 지역 발전 전략이 아니라 지역별 득실 계산의 문제로 전락하면서, 논의는 등장할 때마다 감정 대립만 확대되었다.

 

목포가 항만·수산·물류 산업으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목포가 통합에 미온적이었다. 행정 기능을 나눠야 한다는 부담과 신안·무안의 재정 수요를 감당해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 목포는 통합을 선택지가 아니라 위험 요소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판세는 완전히 뒤집혔다. 혁신도시와 무안국제공항 개발, 각종 국가사업 집중으로 무안이 지역 성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자 이번에는 무안이 통합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목포가 원하고 무안이 거부하는 기형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무안의 변화는 단순한 인구 증가가 아니라 지역 위상 자체의 변화였다. 공항 확장, 항공노선 확대, 혁신도시 활성화가 겹치며 무안은 “독자 생존 가능한 도시”라는 자부심을 형성했다. 그 속에서 “왜 목포·신안과 통합해야 하는가”라는 정서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신안군은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1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행정구조를 가진 신안은 통합 이후 자신들의 행정적 목소리가 사라질 것을 가장 우려한다. 섬 주민들은 광역 단위로 묶이면 소외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이 깊다.

 

결국 세 지역은 통합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불편해한다. 목포는 도시 위상 회복을 원하지만 무안 중심 통합을 경계하고, 무안은 성장 동력 유지를 원하며 통합을 손실로 인식하고, 신안은 소외 심화를 걱정한다. 세 지역의 시선은 단 한 번도 접점을 이루지 못했다.

 

통합은 정책이 아닌 정치가 되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통합을 외쳤지만, 실질적 로드맵을 가진 이는 없었다. 통합이라는 말은 지역 발전 전략이 아니라 선거용 메시지로 소비되었고, 선거가 끝나면 논의는 흐지부지 사라졌다.

 

그럼에도 통합 필요성은 여전히 명확하다. 전남 서남권은 공항은 무안, 항만은 목포, 관광 기반은 신안으로 분산되어 있다. 이를 하나의 전략 단위로 엮지 않는다면 산업 재편도, 물류 혁신도, 관광 전략도 단발적 개선에 머물 수밖에 없다.

 

행정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해 왔지만 주민 정서는 그러한 논리적 타당성을 압도해 왔다. 통합 논의는 논리보다 감정이, 필요성보다 심리적 저항이 더 크게 작동하는 영역이었다.

 

무안 주민의 심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성장 중심지가 된 무안은 통합을 ‘도시 지위 약화’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거부한다. 성장한 지역의 반대는 통합 실패를 구조적으로 고착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목포에서는 통합을 계기로 산업기반 재편과 도시 경쟁력 회복을 기대하지만, 동시에 통합이 무안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 불안은 행정기관 배치 문제와 직결되며 통합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신안은 가장 약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통합의 영향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행정 접근성이 생명인 섬 지역 특성상, 통합 이후 행정 서비스 축소 가능성은 생활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다.

 

결국 통합이 실패하는 근본 이유는 세 지역이 같은 문제를 두고도 서로 완전히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는 기회이고 누구에게는 손실이며, 그 간극은 행정 기술만으로는 메울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세 지역의 갈등을 조정할 전문 기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고, 통합을 견인할 실질적 인센티브도 제시하지 않았다. 준비되지 않은 통합 논의는 갈등만 키우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이제 통합이 아닌 연합이 먼저라고 말한다. 교통망 공동 구축, 의료·복지 공동센터, 물류 거점 통합 운영 등 행정구역을 변경하지 않고도 가능한 협력 방식을 통해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의 성과가 축적될 때 통합의 명분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무안·목포·신안의 문제는 시행령 몇 개로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생활권, 산업 전략, 주민 정체성, 심리적 저항이 얽힌 복잡한 구조로, 여타 지역 통합보다 훨씬 정교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30년의 실패는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충돌 때문이다. 한 지역이 동의하면 다른 지역이 반대하는 순환 구조가 고착되어 있었고, 이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어떤 통합 논의도 같은 결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통합 여부와 무관하게 세 지역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으로 연결되어 있다. 행정만 그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괴리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전남 서남권의 미래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제자리에서 맴돌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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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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