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출신 세무사 유튜버, ‘세금 안 내는 법’ 조장?조세 정의 흔드는 위험한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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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원이 국감에서 제시한 내용 사진=엠키타카 MKTK 유투브 화면 캡쳐 |
국세청 출신 세무사들이 유튜브를 통해 ‘조세 회피’를 노골적으로 권유하며 “세금 제대로 내는 사람은 바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개인의 영업 홍보를 넘어, 납세자의 도덕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국세 행정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국세청 퇴직자 출신 세무사들이 ‘국세청 출신’임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전문성을 과시하고, 세금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비법’을 전수하는 형태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제목에는 “국세청 고지대로 세금 다 내며 호구 되는 법”, “자녀에게 세금 없이 아파트 주는 법”, “현금으로 줘도 절대 세금 신고하지 마세요” 등 자극적 문구가 난무한다. 조회수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뷰에 이르며, 실제 납세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될 위험이 크다.
국세청은 현재 해당 콘텐츠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지만, 제도적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일부 영상이 세무사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음에도 실질적 징계나 고발 사례는 드물다.
국세청은 “세무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 징계 의뢰를 검토 중”이라며, 최근 개정된 세무사법에 따라 불성실 납세 의식을 조장하는 행위를 방지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국세청 출신 유튜버들이 더 심한 영상을 제작 중인데, 국세청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쪼개기 출금’이나 ‘명의 분산’ 등의 조세회피 방법도 사실과 다르다. 일부 영상은 은행별로 1천만 원 이하로 쪼개 출금하면 국세청이 추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국세청은 “이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자금세탁 의심 거래(STR)를 통해 다수의 쪼개기 거래도 통보받을 수 있으며, 명의 분산 역시 증여 추정 등으로 오히려 세금 부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소영 의원은 “전직 국세청 직원들이 국세청의 시스템과 허점을 이용해 불법 조세회피를 조장하는 것은 단순한 돈벌이 행위를 넘어, 조세 정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세무사법의 공공성 조항을 근거로 “세무사는 납세자의 성실한 납세 이행을 돕는 공공 전문가이지, 탈세를 부추기는 영업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무사 광고 규제는 세무사회 자율에 맡겨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의료 광고의 경우 사전 심의와 ‘100% 완치’ 같은 표현 금지가 법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세무사 광고는 내부 규정 수준에 그쳐 유튜브나 SNS에서 자극적인 홍보가 난무한다.
반면, 납세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무료 기장 이벤트’ 등은 협회의 이익을 이유로 금지되는 등 제도적 불균형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세무사 광고와 온라인 콘텐츠 규제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조세회피를 조장하는 표현은 광고나 콘텐츠에서 아예 금지하고, 국세청 퇴직자들의 영리 목적 활동에 대해 윤리적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제도 개선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법 개정과 모니터링 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세금 정보 콘텐츠의 문제를 넘어, ‘조세 정의’와 ‘납세 윤리’의 근본을 되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공정한 납세는 국가 공동체의 신뢰 기반이며, 이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결국 성실히 세금 내는 국민 전체를 피해자로 만든다.
“세금 내는 사람만 바보”라는 왜곡된 인식이 확산되는 사회는 정의로운 국가라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