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쟁 2라운드 돌입...한국 대응은?테슬라·BYD·현대차, AI와 가격 경쟁의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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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기차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빠졌다. 수년간 정부의 전폭적 보조금 지원 아래 급성장했던 이 시장은 이제 무차별적인 출혈 경쟁과 과잉 생산, 자금난, 수출 차단이라는 4중고에 휘청이고 있다. |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다시 격랑 속에 들어섰다.
테슬라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저가형 모델 Y를 출시하며 점유율 회복에 나섰지만,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전기차 시장에서 BYD, 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현지 기업들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 BYD는 남미 아르헨티나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수입 관세 혜택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공세는 단순한 전기차 판매 경쟁을 넘어 각국의 산업 정책과 외교적 이해관계를 교차시키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정책은 업계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라며 전환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 ▲ 애플이 10년간 추진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애플카'를 최근 중단했습니다. 한겨레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기차 연구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고, 해당 직원 약 2,000명을 인공지능(AI) 부서로 재배치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 이러한 |
폭스바겐, BMW,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충분한 충전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격한 전환은 산업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EU 내부에서도 내연기관 금지 시점의 유연한 적용, 혹은 합성연료(e-fuel) 사용을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최근 “AI 중심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유럽이 기술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규제 완화 대신 혁신 가속을 선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AI와 반도체 기술을 통한 경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퀄컴과 BMW는 공동으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Snapdragon Ride Pilot)’ 시스템을 공개하며, 고속도로 자율주행과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포함한 차세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는 테슬라의 FSD(Fully Self Driving)와 직접 경쟁하는 형태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패러다임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최근 사이버 공격으로 멈췄던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사이버 보안이 새 변수로 떠올랐다.
![]() ▲ 중국과 유럽, 6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24% 성장 |
AI·자율주행·보안이라는 세 가지 기술이 자동차 산업의 ‘새 3대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으로 ‘쏘나타 디 엣지’를 선보이며 브랜드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기아는 소형 전기차 EV4와 서비스형 전기 밴 PBV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PBV는 배송·모빌리티 서비스·공공부문 운송을 통합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이 일제히 AI 기반 주행 기술과 서비스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하드웨어 중심 제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데이터·친환경 에너지 융합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 ▲ 현대차는 인도에서의 생산력 확장뿐만 아니라 친환경 차량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
세계는 지금 ‘모빌리티 2035’라는 거대한 이정표 앞에 서 있다. 내연기관의 종말과 자율주행의 확산, 전기차 시장의 재편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각국의 산업주권을 좌우하는 경제전쟁이 되었다.
가격 경쟁과 기술 혁신, 그리고 규제 완화의 삼각 구도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AI와 에너지, 데이터가 교차하는 플랫폼이자 산업 패권의 척도가 되고 있다.
2035년, 인류는 어떤 차를 타고 이동할 것인가. 그 답은 이미 오늘의 공장에서, 그리고 서버 속 알고리즘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