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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SG 동향, 생존 전략에서 재브랜딩까지

존 케리 “도덕이 아닌 경제효과 중심으로”…국내 기업은 ‘데이터·안전’이 최대 과제

글로벌 규제 강화 속 한국, 배출권 거래제·ESG 공시 강화 본격화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10/04 [12:47]

세계 ESG 동향, 생존 전략에서 재브랜딩까지

존 케리 “도덕이 아닌 경제효과 중심으로”…국내 기업은 ‘데이터·안전’이 최대 과제

글로벌 규제 강화 속 한국, 배출권 거래제·ESG 공시 강화 본격화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10/0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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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중 지역 살리는 일이 가장 주요하다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미국의 존 케리 전 기후 특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ESG는 더 이상 도덕적 명분에만 기댈 수 없다”며 “효율성(Efficiency), 안전(Security), 성장(Growth)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가 단순한 도덕적 가치 실천의 틀을 넘어 기업과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프레임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표준도 등장했다. 과학 기반 목표 설정 단체(SBTi)는 은행과 투자자 등 금융기관을 위한 ‘넷제로 표준(FINZ)’을 발표하며 대출과 투자 등 금융 활동 전반에 기후 목표를 설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ESG가 투자 심사와 금융시장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 공급망 관리 및 친환경 설계를 지원하는 기술 기업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독일의 메이커사이트(Makersite)는 제조업체가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강화를 위해 7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럽연합(EU)은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에 2천4백억 유로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원자력의 재평가 움직임을 뚜렷이 드러냈다.

 

동시에 ESG 등급 평가 기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규제 마련에도 나서, 제3국 기관까지 감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모든 흐름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ESG 주주 제안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ESG 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부담만 키우고 실질적 성과는 미흡하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의 상황도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오는 4차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은 기업의 탄소 감축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출권 시장의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ESG 실무의 가장 큰 난제로 ‘데이터’를 꼽는다.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LCA(전 과정 평가)와 같은 복잡한 데이터 집계와 공시 기준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재해와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ESG’를 넘어 안전(Safety)과 보건(Health)을 강화한 ‘ESH’ 개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중대재해 관련 ESG 평가와 공시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는 ESG가 단순한 평판 관리나 글로벌 자금 유치 수단을 넘어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적 의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ESG는 전환점에 서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존 케리 전 특사의 제안처럼 ‘재브랜딩’ 논의가 시작됐고, 금융기관과 제조업체는 표준화된 규제와 투자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배출권 거래제와 공시 강화라는 제도적 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복잡한 데이터 관리와 안전·보건 문제 해결을 동시에 안고 있다.

 

ESG가 비용이 아닌 가치 창출의 기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결국 각국 정부의 제도 설계, 금융시장의 수용성, 그리고 기업의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지금 ESG는 생존 전략을 넘어 성장 전략으로 재편되는 전환기에 있으며, 기업과 투자자 모두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접근을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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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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