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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존을 건 전략 변화의 기로에 서다

OLED 올인 전략의 한계와 TV 사업 적자 심화

가전 부문 JDM 채택, 기회인가 독배인가

B2B 체질 전환, LG의 마지막 승부수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9/30 [09:29]

LG전자, 생존을 건 전략 변화의 기로에 서다

OLED 올인 전략의 한계와 TV 사업 적자 심화

가전 부문 JDM 채택, 기회인가 독배인가

B2B 체질 전환, LG의 마지막 승부수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9/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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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로고    

 

 

 

LG전자가 다시 한 번 구조적 위기설에 휩싸였다.

 

최근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와 중국 기업과의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 전략 채택 발표는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LG전자가 또 한 번의 사업 철수를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TV 사업의 만성적 적자와 가전 부문의 중국 초저가 공세는 LG전자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LG TV 사업의 위기는 OLED 올인 전략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했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기대와 달리 LCD와 QLED 쪽에 더 기울었다.

 

OLED는 얇고 선명한 화질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고, 대형화 과정에서는 생산 단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거거익선(大大益善)’으로 요약되는 대형 TV 선호 현상은 LCD 진영의 손을 들어주었다. 삼성은 QLED라는 중간 단계 전략으로 가성비를 확보했으나, LG는 OLED에 집중하느라 대응 라인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TV 시장의 전반적 침체와 맞물린 ‘퍼펙트 스톰’도 적자 폭을 키웠다. 코로나 시기 TV 교체 특수로 이미 수요가 포화된 상태에서, 2024년 파리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대량 생산한 OLED TV가 재고로 쌓였다.

 

가격이 비싼 OLED 제품 특성상, 팔리지 않은 물량은 곧바로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다른 기업들도 재고 부담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LCD 제품군이 여전히 수요를 유지한 덕분에 LG만큼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한편, 가전 부문에서는 예상치 못한 전략 전환이 나왔다. LG는 명품 가전 이미지를 지켜온 강자지만, 최근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LG는 중국 기업과 기술 개발 단계부터 손을 잡는 JDM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의 공급망 최적화 능력을 배우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지만, 업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LG가 중국에 추격당한 사례처럼, 협력이 곧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LG가 TV 사업 철수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스마트폰 철수 당시와 달리 TV에는 웹OS라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LG는 넷플릭스, 티빙 등 OTT와 광고·커미션 수익을 창출하며, 전 세계 1억 대 이상 보급된 웹OS 기반의 플랫폼 수입이 만만치 않다. 이는 단순 기기 판매에 의존했던 스마트폰과 달리 LG TV 사업이 쉽게 접지 못하는 이유다.

 

조주완 대표가 선언한 B2B 중심 체질 개선도 LG의 마지막 승부수로 꼽힌다. 데이터 센터 공조기, 전장 사업 등 기업 간 거래 영역으로 비중을 확대해 전체 매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역시 같은 영역에 주목하며 인수합병을 단행한 만큼, LG와 삼성은 공조기 시장에서도 다시 맞붙게 된다. 보안과 기술력이 중요한 이 분야는 중국의 추격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LG에게도 기회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LG전자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가전 부문과 20%를 차지하는 TV 부문이 동시에 흔들린다면, B2B 전환만으로는 기업 전체를 지탱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애플 의존도가 높은 소형 패널에 집중하면서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결국 LG전자의 미래는 ‘위험한 선택’에 달려 있다.

 

OLED 올인 전략의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JDM 협력을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B2B 전환을 통해 진정한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전자가 한국 전자 산업의 축으로서 명맥을 이어가려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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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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