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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MAGA, ‘엡스타인 파일’로 갈라진 신뢰의 균열

딥스테이트 음모론, 터키에서 시작해 미국 정치 심장부를 흔들다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5/08/09 [09:16]

트럼프와 MAGA, ‘엡스타인 파일’로 갈라진 신뢰의 균열

딥스테이트 음모론, 터키에서 시작해 미국 정치 심장부를 흔들다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5/08/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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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와 트럼프의 균열    

 

트럼프와 그의 핵심 지지층 ‘MAGA’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엡스타인 파일’이 자리한다. MAGA 진영은 이 사건을 미국 정치와 권력 엘리트의 추악한 민낯을 폭로할 결정적 무기로 봤고,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 파일이 전면 공개돼 딥스테이트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파일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딥스테이트란 헌법과 민주주의 제도 밖에서 작동하는 비공식 권력 네트워크를 뜻하며, 이 개념은 터키에서 군부·관료·마피아가 결탁한 은밀한 권력 구조를 지칭하는 말로 시작됐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워싱턴 관료, CIA, FBI, 금융 엘리트, 민주당 기득권을 딥스테이트로 규정하며 해체를 약속했다. 이는 MAGA를 결집시키는 핵심 서사였고, 엡스타인 파일은 그 약속의 상징이 됐다.

 

엡스타인은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세계 유력 인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의 카리브해 사유지 ‘리틀 세인트 제임스’는 성 착취와 권력자 유착의 상징이었으며, 피해자 증언은 그곳에서 벌어진 파티와 학대의 실체를 고발했다. “누가 그곳에 있었는가”라는 질문은 국제적 파장을 불러왔다.

 

2019년 엡스타인은 성매매 및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구속됐으나,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사망 원인은 ‘자살’로 발표됐지만, 은폐를 위한 타살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엡스타인이 보관한 것으로 알려진 ‘고객 목록’과 관련 문서가 권력층을 위협하는 폭탄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MAGA 진영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모든 자료가 공개돼 딥스테이트의 실체가 폭로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FBI가 “고객 목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며, 엡스타인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재확인하자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

 

팬 본디 법무장관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파일이 내 책상 위에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질적 폭로 없이 사건이 마무리되자 MAGA 지지층은 자신들이 농락당했다고 느꼈다. 불신은 단순한 실망이 아니라 정치적 배신감으로 번졌다.

 

트럼프가 1980년대부터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파일이 공개되지 않는 건 트럼프 이름이 있어서”라고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건은 불신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딥스테이트를 ‘악의 축’으로 여기는 MAGA에겐 이번 결론이 치명적이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파일 공개를 확약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논란이 커지자 대배심원 자료 공개를 요청하고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는 자신이 떳떳하다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대배심원 자료 공개 가능성은 낮고, 고소전이 사건의 본질을 흐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MAGA와 트럼프 사이의 균열이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날지, 장기적 정치 불신으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엡스타인 사건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권력과 정보, 그리고 진실을 둘러싼 ‘그림자 전쟁’의 상징이 됐다. 이번 논란은 MAGA 지지층의 결속 서사를 흔드는 동시에, 미국 정치의 심장부에 숨겨진 구조적 음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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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경제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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