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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한국은행이 두려워하는 스테이블코인…원화 대체 위기와 새로운 금융 패권 전쟁

세계는 지금 디지털 금융 패권 전쟁 중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을 위협하는 디지털 통화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7/22 [10:50]

[심층진단] 한국은행이 두려워하는 스테이블코인…원화 대체 위기와 새로운 금융 패권 전쟁

세계는 지금 디지털 금융 패권 전쟁 중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을 위협하는 디지털 통화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7/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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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세계 금융 질서는 지금 디지털 화폐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격돌 중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경제권들은 기존의 전통 금융 질서를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한국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그것',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민간이 발행하며 특정 자산 가격과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미국 달러, 유로, 위안화, 금·은 등 다양한 자산과 연동될 수 있지만, 시장에서 99% 이상이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더(USDT), USDC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이 자국 통화의 대체 수단으로 확산될 경우 중앙은행은 통화·금리 정책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 바깥에서 외환 송금, 결제, 자산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화 관리와 외환 관리가 무력화될 수 있다. 나아가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잃고 세수 관리가 어려워지는 위험까지 존재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 15% 차지하는 한국, 스테이블코인 강국 될 잠재력

 

한국은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 거래 비중에서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 터키,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유통 시장임을 의미한다. 내국인 대상 원화 현물 거래만으로 이 비중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확산은 자국 금융 시스템에 위협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회인가 위기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로 평가받는다. 국내 콘텐츠와 상품에 대한 해외 결제 수요가 높고, 이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연결하면 실시간 글로벌 결제가 가능하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참여하면 환차손과 수수료 절감 등으로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성공할 경우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무력화라는 거시경제적 위협이 발생하고, 실패하면 발행사 도산 등으로 환매 불이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중적 위험도 존재한다.

 

스테이블코인으로 통화 대체…무너지는 중앙은행 통제권

 

스테이블코인은 통화 불안정국에서 자국 통화 대체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터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인플레이션 국가에서 특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급증 중이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국의 거대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원화 자체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지위를 가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과 금리 조절 기능이 스테이블코인에 의해 무력화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뱅크런·해킹 등 기술적 리스크도 상존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도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다. 발행사의 시스템 오류, 유동성 부족, 과도한 매도 등으로 실시간 대차가 불가능할 경우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해킹, 네트워크 호환 문제 등 기술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준비 자산이 부실하거나 알 수 없는 자산일 경우 갑작스러운 붕괴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디지털 자산 기본법으로 규제 프레임 전환한 한국, 독자적 시장 구축

 

한국은 최근 디지털 자산 기본법을 제정하여 규제 중심에서 발행·유통·관리에 이르는 종합적 육성 정책으로 전환했다. 자기자본 5억 원 이상, 금융 인가,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갖춘 경우 누구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인 디지털 자산 시장을 구축할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아닌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 패권은 플랫폼과 네트워크 전쟁으로 전환

 

기존 국가 중심의 금융 패권 질서는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으며, 미국은 미 국채 중심으로 준비 자산을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달러 패권을 디지털 영역에서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자율 규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자산 금융의 출발점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출발점이다. 데이터가 곧 금융이 되는 시대, 다양한 디지털 자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이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에 스테이블코인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모두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은행이 두려워하는 '디지털 통화'이다. 중앙은행의 통화·금리 정책이 무력화되고, 자국 통화가 민간 발행 디지털 자산에 대체되는 금융 위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한국은 세계 15%의 디지털 자산 시장 점유율과 강력한 빅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의 핵심 통화로 육성할 수 있는 기회도 얻고 있다. 이제 한국은 선택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패권을 쥘 것인가, 아니면 미국 달러 패권 속으로 편입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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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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