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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재무적 가치에서 ESG로…기업 목적의 근본적 전환

윤리적 선언을 넘어 ‘경영 필수전략’으로 자리잡은 ESG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7/21 [15:50]

비재무적 가치에서 ESG로…기업 목적의 근본적 전환

윤리적 선언을 넘어 ‘경영 필수전략’으로 자리잡은 ESG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7/21 [15:50]

기업의 존재 목적이 변화하고 있다. 오랜 기간 기업들은 이윤 추구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고전적 목표 아래, 비재무적 가치나 사회적 책임은 부수적이고 선언적인 것으로 취급됐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SRI(사회책임투자)와 같은 개념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어디까지나 윤리적 차원에서 논의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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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업들이 이중 중요성 개념 도입으로 재무적인 것과 사화와 환경까지 미치는 영향을 ESG에 도입하겠다고 선언    

 

이러한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한 것이 바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등장이다. ESG는 이제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18세기 ‘기업의 책임’에서 시작된 비재무적 가치 논의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논의는 사실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감리교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는 ‘돈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설교를 통해 상업 활동 속에서도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단순한 이윤 축적에 그쳐서는 안 되며, 돈을 버는 과정과 그 사용에서도 윤리적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현대 CSR 개념의 태동으로 평가된다.

 

1971년에는 미국 투자회사 팍스 월드(Pax World)가 ‘팍스 월드 펀드’를 출시하면서 비재무적 가치를 투자지표로 활용한 첫 사례를 만들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 아래 탄생한 윤리적 투자펀드였다. 당시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투자 판단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는 SRI(사회책임투자) 개념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 시기의 CSR과 SRI는 어디까지나 윤리적 선언에 가까웠다. 투자자와 경영자 모두 비재무적 가치를 ‘부가적 가치’ 또는 ‘선한 행동’ 정도로만 인식했다. 기업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프리드먼 독트린과 ‘주주자본주의’의 한계

 

한편 밀턴 프리드먼은 1970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올리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일명 프리드먼 독트린으로 불리는 이 주장은 기업이 윤리나 공익을 경영 목표로 삼는 것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기업의 본질을 벗어난 행위라는 논리였다. 이러한 논리는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았고, 이후 20세기 말까지 ‘주주자본주의’가 글로벌 기업 경영의 표준으로 작동했다.

 

이 시기의 기업들은 재무성과 지표만으로 평가되었고, 환경오염이나 노동권 침해 등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감수해야 할 비용으로 인식됐다. 주주 외 이해관계자들은 경영의 주변부로 밀려났고, 비재무적 가치가 중요하게 평가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ESG, ‘비재무적 가치’를 경영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다

 

이러한 흐름을 완전히 전환시킨 개념이 바로 ESG다. 2004년,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의 주도로 발표된 유엔 글로벌 콤팩트 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ESG를 고려한 투자를 촉구하며 ‘지속가능한 투자’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를 기점으로 ESG는 공식적인 글로벌 용어로 자리잡게 됐다.

 

ESG는 단순한 윤리적 기준이 아니라,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 지표로 자리잡았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기업의 활동을 수치화·평가하며, 이를 통해 재무성과 이상의 기업 가치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재무적 가치가 재무적 성과와 직결된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ESG는 단순한 가치관을 넘어서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ESG 기업이 더 높은 성과를 낸다…숫자로 입증된 변화

 

ESG가 경영 필수전략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실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ESG 평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변동성 장세에서도 타 기업 대비 5%p 이상의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ESG 경영이 단지 ‘선한 영향력’을 넘어 ‘현실적인 수익 창출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맥킨지 등도 ESG가 단순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경영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기업의 회복탄력성과 시장 신뢰 회복에 ESG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인권보호,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등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도 핵심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ESG 경영 필수시대

 

세계경제포럼(WEF) 역시 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기본 틀로 제시하고 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선언했다. 이는 기업이 더 이상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ESG 경영은 바로 이러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구체적 실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ESG 정보공개 의무화를 비롯한 법제화에 나서며 기업들에게 ESG 경영을 강제하고 있다. 한국 역시 ESG 정보공개 의무화 법안을 도입 중이며, 주요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ESG는 선택 아닌 생존

 

결국, ESG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와 불평등,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ESG를 도외시하는 기업은 투자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ESG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기본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재무적 가치를 선언적 윤리로만 취급하던 과거와의 근본적인 단절을 보여준다. ESG는 이제 기업 경영의 ‘비재무적 가치’를 본격적인 ‘경영 필수요소’로 끌어올린 역사적 전환점이라 평가받고 있다. 주주자본주의 시대를 넘어, 기업의 존재 목적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SG는 그 변화의 상징이자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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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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