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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나라들과 도시들, ①자카르타: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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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나라들과 도시들, ①자카르타

온실가스의 온실효과에 따른 해빙(解氷)의 결과로 해수면 상승해 저지대 침수 
자카르타를 비롯, 남태평양과 인도양의 섬나라들 및 베네치아 등이 침몰 위기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침몰 중인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부로 이전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3/02/23 [11:51]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나라들과 도시들, ①자카르타

온실가스의 온실효과에 따른 해빙(解氷)의 결과로 해수면 상승해 저지대 침수 
자카르타를 비롯, 남태평양과 인도양의 섬나라들 및 베네치아 등이 침몰 위기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침몰 중인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부로 이전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3/02/23 [11:51]

지구 에너지의 원천인 태양에서 온 빛은 지표면에서 흡수되거나 다시 우주로 반사된다. 빛은 곧 열()에너지이다. 그런데 지표에서 우주로 발산되는 적외선 복사열은 지구 대기층의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질소 등의 온실가스에 흡수되거나 다시 지구로 반사되어 지구의 대기온도를 높이는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이 온실효과는 결국 지구온난화를 초래하고 급기야 지구의 기후변화로 직결된다. 이 온실효과-지구온난화-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80억 명으로까지 급팽창한 사람들이 빚어낸 공업화, 산업화의 결과물이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기온을 적절히 유지하고 있는 얼음을 녹게 하고, 대규모의 해빙(解氷)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져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생존과 생활을 위협한다. 전 세계 10억 명의 사람들이 해발 10m 아래의 저지대에 사는 만큼, 지속적인 해수면 상승은 언젠가 세계적 재난으로 직결될 수 있다.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북부 해안 저지대에 바닷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조제 공사를 하는 모습. 해수면 상승과 저지대 지반 침하가 겹쳐 자카르타 많은 지역이 수몰 위기를 겪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22000년 전부터 1만 년에 약 3도씩 올랐다. 그러나 산업화가 급격히 이루어진 1900년부터 2000년까지 지구 온도는 딱 100년 만에 1.2도가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의 기온 상승폭 1.5도를 위험선 돌파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로 보고 있는데, 이를 넘어 2도까지 상승한다면 자연재해나 기후이변 등의 개념을 깨뜨리고 인류의 파멸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지금으로부터 127년 뒤인 2150년에 해수면이 지금보다 1.4m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에 탄소중립이라는 대명제가 달성되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50년 해수면 상승을 20수준으로 묶어둘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절하지 못해 최후의 얼음 창고남극 빙하와 빙상, 빙붕까지 다 녹는 때가 되면 해수면이 58m나 치솟는다는 분석도 있다. 남극은 얼음 두께가 3~4m가 되는 곳도 허다하다. 남극 얼음이 모두 녹으면 그야말로 인류 문명의 파멸을 불러올 수 있는 형국이 될 것이다. 해수면은 따뜻한 온도에 바닷물이 팽창하여 상승하기도 하고, 육지의 얼음이 녹아 상승하기도 한다. 이미 바다에 떠 있는 얼음은 녹더라도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이 없다. 이미 바닷속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녹으면서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인도네시아는 내해(內海)나 다름없는 자바해를 가운데 두고 자바섬, 수마트라섬, 보르네오섬, 슬라웨시섬, 뉴기니섬 등의 큰 섬들이 동서로 5천㎞나 길쭉하게 뻗어 있다. 그 바다를 건너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칼리만탄 동부로 옮긴다.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인한 ‘수도침몰’ 위기 탓이다.    

 이처럼 급격하고도 방대한 해수면 상승은 인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동식물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저지대들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 그리고 인도양의 방글라데시와 몰디브, 이탈리아 아드리아해의 베네치아, 카리브해의 바베이도스 등이 해수면 상승으로 당장 침몰 위기에 몰려 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그 실태를 살펴본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월 수도를 자바섬의 북부 해안 도시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이스트칼리만탄(칼리만탄티무르) 지역의 동부 해안지대로 옮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 수도 이름은 누산타라’(Nusantara)로 지어졌다. 인도네시아 표준어인 자바어로 여러 섬이 모인 군도라는 뜻이다. 한가운데에 자바해를 두고 자바섬, 수마트라섬, 보르네오섬, 슬라웨시섬, 뉴기니섬(이상 시계 방향) 등의 큰 섬들을 중심으로 무려 1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지정학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기어이 수도를 옮겨야겠다고 결정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 자카르타가 빠르게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시계획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도시가 급속팽창하여 너무나 많은 인위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화산 폭발과 지진, 지진해일, 홍수 등 자연재해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1천만 명이 사는 거대 도시이다. 또 수도권 인구까지 합하면 2천 수백만 명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몰려 있다. 그런데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물에 잠기는 도시이기도 하다. 마땅한 조치를 빨리 취하지 않으면 2050년 무렵이면 자카르타의 대부분 지역이 완전히 바닷속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미 자카르타의 절반 이상은 해수면 아래다.

▲ 자카르타의 두 얼굴.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심 번화가와 해수면 상승 및 지반 침하 요인이 겹쳐 수몰 위기에 몰린 저지대 판자촌의 모습. 빌딩 번화가도 지반 침하 현상은 마찬가지이다.    

 자카르타가 이렇게까지 침몰 위기에 이르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사유가 있다. 우선 근본적으로 해안 저지대에 자리한 데다가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의 요인이 있다. 그리고 상수도 여건이 좋지 않아 도시 전체에서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퍼 올려 사용하는 바람에 지반 침하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카르타는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말레이반도, 보르네오섬 등으로 둘러싸인 자바해를 끼고 자바섬 북부 습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자바섬은 적도 바로 아래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기후 탓으로 비가 매우 많이 오는 탓에 강물의 수량이 넘쳐날 수밖에 없는데 무려 13개의 강이 자카르타 저지대를 통과하면서 툭하면 홍수를 일으키기 일쑤이다.

 

따라서 전 지구적 위기 현상인 해수면 상승과 도시 자체의 지반 침하, 일년내내 툭하면 찾아오는 홍수 등으로 자카르타는 그야말로 물난리가 일상화되어 있다. 게다가 인도-호주 지각판이 유라시아판의 가장자리에 있는 순다판으로 파고드는 경계선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자바섬이 위치하여 화산 폭발과 지진 및 지진해일의 위험이 늘상 도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 이전 절차가 내년쯤부터 본격 진행되겠지만 수도 개발 사업은 아마도 2045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도 이전 프로젝트는 약 350억 달러(50조 원)를 들여 보르네오섬 정글 신천지새 세상을 여는 거대 기획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보르네오섬 동부 해안지대를 행정수도 이전지로 선정한 이유를 지반 침하로 인한 도시 침몰 위기가 적고 홍수와 지진, 지진해일, 화산 폭발 등의 자연재해 위험이 비교적 적으며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서쪽 끝 수마트라섬에서부터 동쪽 끝 뉴기니섬까지 동서 길이가 무려 5에 이르러 미국 대륙 횡단 길이와 비슷하고 시차(時差)3개나 될 정도로 넓은 나라인데, 그 동서축 한가운데에 새 수도가 위치하는 것이다.

 

한편 보르네오섬은 그린란드섬, 뉴기니섬에 이어 지구상에서 3번째로 큰 섬이다.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섬이나 일본 본토인 혼슈섬, 그리고 영국의 그레이트브리튼섬보다도 훨씬 넓다. 보르네오섬은 남부의 인도네시아와 북부의 말레이시아, 그리고 아주 작은 나라 브루나이 등 3국이 영토를 나누어 갖고 있는데, 특별히 인도네시아 영토 부분을 칼리만탄지역이라고 부른다.

 

칼리만탄은 넓이가 한반도의 두 배 가량인 54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지만 인구는 1천만 명 정도로 소규모여서 아직은 그야말로 미개척지라고 할만하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는 277백만 명으로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그런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 보르네오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은 불과 1천만 명 남짓의 사람이 살고 있는 신천지이다. 반면에 138로 남한 면적보다 조금 넓은 자바섬에는 무려 15천만 명이 밀집해 있다. 인구 불균형이 극심하다.

 

수백 년 전 유럽인들이 신천지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했듯이,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 사람의 자취가 별로 없는 보르네오섬 칼리만탄 지역에 신천지를 개척할 일이 자못 흥미진진할 듯하다. 비록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인한 도시 침몰 위기를 벗어나려고 수도를 이전하는 험난한 과정이지만 말이다.

▲ 인도네시아 국조(國鳥) ‘가루다’를 형상화하여 구성한 새 수도 대통령궁의 개념도. 새 수도는 그야말로 완전 미개척지인 ‘신천지’에 들어서는 ‘신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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