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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사랑스러운 동화 속으로, 뮤지컬 ‘신데렐라’:내외신문

(공연리뷰) 사랑스러운 동화 속으로, 뮤지컬 ‘신데렐라’

2015-10-17     편집부


사진제공/배수현

 

[내외신문=김미령 기자]신데렐라콤플렉스. 재투성이 소녀에서 왕비가 되는, 왕자님을 만나 신분상승을 꿈꾸는 여성들의 심리적 의존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2015년의 신데렐라는 왕자님이 찾아오길 기다리기만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주도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달라진 이야기, 뮤지컬 이다.

 

뮤지컬 는 유명한 뮤지컬 창작 콤비 로저스와 해머슈타인(Rodgers and Hammerstein)이 1957년 TV 방송용으로 만든 것을 뮤지컬의 더글라스 카터 빈(Douglas Carter Beane)이 각색했다.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으로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외부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동화 속 인물들에 설정을 더해 좀 더 주체적인 인생이 나오고 무엇보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법으로 인해 관객들이 기대하는 뮤지컬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화를 각색했지만 어린이극은 아니라는 얘기다. 입체적인 인물들의 조금 다른 이야기는 끝이 반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활기차고 유치하지 않으면서 사랑스럽게 만든다.

왕이 되기 위해 크리스토퍼 왕자가 돌아온다. 왕자가 자라는 동안 선왕대신 나라를 다스린 세바스찬은 어떡해든 자신의 힘을 지키려고 힘없는 백성들의 땅까지 빼앗는다. 아직 잘 모르는 크리스토퍼왕자를 속이고 백성들의 원성을 가라앉히기 위해 왕비를 찾는 무도회를 연다. 나라는 무도회로 인해 들뜨지만 신데렐라는 갈 수 없어 슬프기만 한데 가끔 어려움에 처하면 도와주곤 했던 마리할머니가 갑자기 요정이 되더니 마법을 부린다.

 

동화란 숫자의 크기와 상관없이 어떤 나이가 되어 만나도 미소 짓게 하는 힘이 있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는 언제든 반가운 것이다. 조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라도 미소를 짓게 되는 건 동화를 진심으로 믿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든 어린 시절이 있고, 어린 시절이란 언제나 사랑스러운 법이니.

 

그림자에서 마부와 시종이 되는 생쥐들과 여우, 늙은 호박이 화려한 마차로, 낡고 지저분한 드레스는 진주로 장식한 아름다운 드레스가 되는 마법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소박했다.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탓에 중요한 변복장면은 우리나라 스텝들의 노력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분명 눈앞에서 바뀌는 것은 신기하고 신선하지만 갑작스럽게 변하다 보니 제대로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두건이 벗겨져 티아라가 미리 보인 것은 매우 아쉬웠다.(자주 발생되는 실수라고 한다.)

그래도 동화가 가진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는 깨지지 않는다. 왕자와 신데렐라의 만나 추게 되는 왈츠 씬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드는 장면은 넘버와 함께 춤으로 표현되는데 조명과 군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왕자님과 신데렐라가 보여주는 동화는 상상했던 것처럼 아름답다.

 

동화가 가진 설정을 달리해서 단순한 줄거리에 더해진 이야기는 소재의 무거움에 비해 심각하진 않지만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도 없지 않다. 동화다움을 깨지 않는 것과 동화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좀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라는 한계를 넘어선다면 하는 기대가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왕자 크리스토퍼 역에 켄(VIXX), 엄기준, 산들(B1A4), 양요섭(Beast), 밝고 긍정적인 신데렐라 역에 서현진, 안시하, 윤하, 백아연,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미친 할머니에서 마법을 부리는 요정까지 마리 역에 서지영과 홍지민, 심술궂지만 조금 맹한 계모 역에 베테랑 이경미, 신데렐라의 비밀친구가 되는 큰 언니 가브리엘라 역에 가희, 정단영, 감초역할로 즐거움을 톡톡히 선사하는 둘째 언니 샬롯 역에 임은영, 나라를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세바스찬 집정관 역에 귀여운 매력마저 보여주는 김법래와 장대웅, 혁명가면서 가브리엘라를 사랑하는 장미쉘 역에 박진우, 핑클턴 역에 황이건 등이 함께 한다.

 

신선함과 달콤함으로 사랑스러움마저 느끼게 하는 청량한 뮤지컬는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11월 8일까지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