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
2023-07-26 강민숙
몽상가
김종경
바다 횟집 물고기들이
비상구를 찾아 배회 중이다
그중 우두머리가
배를 뒤집는 척하며
지상의 길들을 탐색한다
중년의 커플이
첫 손님으로 들어와
크고 싱싱해 보인다며
느닷없이 그놈을
콕, 찍어 주문했으니
아뿔싸!
이제 제 몸속에 숨겨 놓은
드넓은 바다를 빠짐없이
모두 펼쳐 보여야 할
시간이다
▲ 김종경 시인
김종경 시인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동국대 (언론학석사) 와 단국대 (문학박사)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8년 계간 『불교문예』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기우뚱, 날다』 포토에세이 『독수리의 꿈』이 있다. 틈틈이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오일장 사람들>과 <독수리의 꿈> 을 주제로 한 개인전 다수와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했다. 90년대 초·중반부터 용인문학』과 『용인신문』 발행인 겸 기자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