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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류귀철 시인 '너로 인하여 비롯되는 것' 유고시집 펴내:내외신문

고 류귀철 시인 '너로 인하여 비롯되는 것' 유고시집 펴내

2023-05-11     조기홍
 

  

이 시집은 대학 입학과 함께 참삶배움의집이라는 야학에서 교사로 가르치시고 야학 교감선생님으로 이상과 꿈을 전달했던 한 시인의 삶이 벼처럼 빼곡이 차 있으며 72편의 시들이 아무도 모르게 묻힐 수 있었는데 우연히 그의 블로그에서 발견하여 유족들의 동의하에 감사의 마음과 사랑을 담아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참 삶 배움의 집을 사랑하며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기쁨으로 함께 만들었고 한송이 들꽃을 보며 오늘의 인연 이라 말씀하시던 그분의 시가 누군가의 가슴에 사랑의 꽃으로 피어나 또 다른 들꽃을 활짝 피워낼 것을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편집인의 말에서-

 

피조물인 인간의 육체는 시간과 함께 흐르다가 공간을 떠난다. 눈에 보이던 모습이 해체되어 공간에서 사라진다. 그것이 죽음이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하나님의 속성인 영혼은 창작의 자율성을 발휘하여 영혼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 위한 집을 짓는다. 

 

그것이 곧 시의 창작이다. 류귀철 시인의 질화로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질화로」를 제재로 하여 시적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할머니의 손자로서 어린 시절의 이미지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지금은 안 계신 할머니를 만나볼 수 있는 시적 이미지이다. 밤길에서도 할머니의 추억이 가로등처럼 환하게 빛난다는 손자의 시적 이미지이다. 마음속 무의식을 이미지로 재생시켜 독자와 만나는 것이 시인이다. 이분을 시인으로 추천하는 까닭이다.

-유승우박사의 신인문학상 추천사에서-

 

 

질화로/류귀철

 

겨울밤 질화로가엔 할머니 八十平生 야윈 어깨 너머 긴 이야기가 피어 오른다/

징검다리 건너다 빠뜨린 색동고무신에 나물 바구니에 흘린 칡꽃에 재 밑에 묻힌 따뜻한 추억은 할머니가 오가던 오솔길 길목마다 다져진 발자국/

내년 봄 되면 일곱 살 될 훈이와 동물원 코끼리며 돌고래 쇼 보자고 할머니 눈동자는 이제 일곱 살 사랑엔 호박떡 얼음 단술 질화로 식으면 뒷뜰엔 서설瑞雪/

이제 사립을 나서면 할머니 긴 이야기 가로등 되어 어둔 길 밝히고 /

내 마음은 고향길 두 팔 벌린 아이들 개구리 우는 논둑길을 달린다.

-일천구백 팔십 오년 일월십칠일-

 

 

류귀철 시인 약력

 

아호는 참삶

1960․ 10․ 25. (양력)서울 출생

1979. 2. 대구대륜고등학교 졸업

1979. 3. 한양대 경제학과 입학

1979. 3. 참삶배움의 집 야학 교사

1983. 2. 한양대 졸업

1988. 5월 참삶배움의 집 야학 13대 교감으로 마침

1983~2003. 현대프랜지 · LG산전 근무

2004. 캐나다 이민 (캐나다 국적)

2016. 귀국

2022. 10. 9. 참삶배움의 집 65주년 교지 발간

2023.2.25. 소천

2023. 쉴만한물가작가회 신인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