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골목 풍경에서 바다를 그린다 / 신재미 시인
2023-04-26 조기홍
비린 바람이 골목을 휩쓸고 지나갔다
행여 몸에 냄새가 베일까 노심초사 하던 마음
온 몸에 석쇠 그물망 문신을 한
고등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켜켜이 쌓인 몸은
다비식을 치르다 건져진 몰골
검푸른 살가죽 검게 그을렸으나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 갈 꿈을 꾸는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
푸른바다를 항해 할 때
이런 골목 쟁반에 팽개쳐서 생을 마감 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눈물겨운 적멸의 잔혹한 의식
은하의 뱃길을 바라보다
할딱이던 숨
끊어지는 줄도 몰랐을 게다
만물의 영장이라더니 인간의 탐욕
미물도 생물도 뱃속으로 밀어 넣기에 급급하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거룩한 순례자
아, 바람만 먹고 살수는 없는 것일까
(대상 수상작)
신재미 프로필
▲ 출생 1960년 (충북)
▲ 문학공간 추천등단 2004년. 추천(시인 박건호)
▲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강서지부 부회장 & 편집국장 / 서울지부 이사
▲ 문예운동(청하문학) 감사
▲ 계간문예 중앙위원
▲ 옛정시인회 2대 회장 역임
▲ 샘문그룹 부이사장
▲ 시집 『춘당지의 봄』
▲ 수상 : 세종문학상 외 다수
2023년 샘문학상 신춘문예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