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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 창(窓)'] 지역화폐 폐지, 보수정권의 세 번째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정책:내외신문

['호연지기 창(窓)'] 지역화폐 폐지, 보수정권의 세 번째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정책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
박근혜 정부의 한·중 FTA 체결

2022-11-19     이호연 대기자

 

▲ 사진/연합뉴스제공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소상공인 비중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 OECD 평균이나 일본의 2배 수준이고, 미국의 4배 수준이다. 소비성향이 비슷하다면, 소상공인 상대적 매출액은 미국의 1/4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인건비, 재료비 및 임대료가 낮은 것도 아닌 까닭에 소상공인들 살림살이는 다른 나라와 달리 엉망진창이다.

 

YS 정부는 대형마트 등록제를 시행했고, 박근혜 정부는 한중 FTA를 체결했다. 보수정권이 시행한 이런 정책들은 소상공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무서운 공권력이라는 점도 알게 됐다.

 

윤석열 정부 의지대로 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삭감된다면, 이는 700만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세 번째 대형 악재로 기억될 것이다.

 

빚더미에 몰린 소상공인들의 일시적 대규모 폐업은 국가 일자리나 복지 수요 분야에 엄청난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형마트 등록제와 한중 FTA가 소상공인들에게 어떤 피해를 안겨주었는지 살펴보자.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

1997314일 정부가 제출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 국회 통상산업위원회가 열렸다. 당시 남평우 산자위 법안심사 소위원장이 전체회의에서 소위원회 법안심사 결과 정부가 제출한 원안대로 의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법안소위원회에서 국회법에 규정된 법안에 대한 축조심사(逐條審査)는 없었다.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는 표결처리도 없이 대형마트의 등록제를 통과시켰다.

 

당시 임창렬 장관은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유통시장 개방으로 외국의 대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유통시장을 장악하면, 유통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개방체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의 유통체제를 강화시켜야 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구상이다."라고 발언했다. 당시 정부는 WTO 가입으로 유통시장 개방이 필연적이어서, 대형마트의 도심권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진국의 실상은 전혀 달랐다. 미국의 월마트는 도심권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자리를 잡고 있어, 1차상권 내에서 소상공인과의 경쟁할 일은 없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대도시에는 대형마트가 단 한 개도 없다. 1996년 프랑스의회가 라파랭법을 제정해 대형마트의 도심상권 개점을 실질적인 허가제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도 10% 가이드 라인을 통해 대형마트의 도심권 진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당시 행정부는 유통재벌 편에 서서 헤비급과 플라이급 선수가 같은 링에 올라 싸우도록 허용하는 상식 밖의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들이 수백만 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빼앗기도록 수수방관한 것도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YS 정부의 대형마트의 등록제 허용은 헌법에 규정된 조정보상의 원칙에도 반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조치였기에 민주당은 헌법소원이라도 제기했어야 옳았다.

 

2019년 말 현재 대형마트 수는 423개에 달한다. 기초지자체 한곳 당 평균 1.9개지만, 많은 곳은 3~4개에 달한다. 3천개가 넘는 기업형슈퍼마켓(SSM)과 함께 대형마트는 골목상권을 초토화시켰다. 기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상품공급업이나 복합쇼핑몰 등의 변칙도 난무하고 있다.

 

20179월 중소기업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은 소비자들을 원거리 상권(반경 7~10)에서 근거리 상권으로 빨아들이는 빨대효과가 가공할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FTA 체결

2015년 국회가 한·FTA 비준처리가 늦어지자, 박근혜 정부는 2015년 내 한·FTA 비준처리가 늦어지면 우리 경제가 15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까지 TV 광고에 출연해만일 정쟁으로 금년 내 한·FTA가 발효되지 못한다면 하루 40억원의 수출 기회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수출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비준처리를 압박했다.

 

결국, 국회는 20151130일 한·FTA를 비준 처리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무역조정 지원에 관한 법률4조 제4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고용노동부장관은 종합대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으로 인하여 입었거나 입을 것이 확실한 피해와 무역조정의 실태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56월 발표한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자유무역협정 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농수산 시장 개방 충격 최소화를 위해 발효 이후 10년간 4783억원을 지원하는 보완 대책을 수립한 상태라고 밝혔다.

 

20156월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 3쪽에, ‘·FTA 체결 후 10년 동안 제조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53,964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되지만, 농수산 분야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16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돼 있다. 하지만, 영세한 중소상공인 산업 분야별 피해 예상 손실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이후 중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영향평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정부는 산업연구원에 추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의 용역보고서는 국회의 비준처리가 끝난 이후인 20161월에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소상공인에 대한 체계적인 DB의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중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영향조사에 필요한 통계나 기초자료조차 없어 피해 영향조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인데, 국가가 이렇게까지 무능할 수 있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통계청은 현재까지도 통계법에 규정된 경제총조사 관련 소상공인 전수조사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국회가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된 조정보상원칙 위반 가능성과 관련해 검토조차 안 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한중 FTA는 봉제, 완구 또는 주얼리가공 등의 소공인 분야와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극도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과거 동대문 시장은 100만 명을 먹여 살리는 국제시장으로서의 명성이 높았지만, 심야의 화려한 조명이 이전만 못 한 지 오래다. 과거 동대문 시장의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나 일자리 창출력보다 크다는 사실도 옛날이야기가 돼버렸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몰락이 최근 붉어진 한중 무역 적자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역 화폐 예산 편성

중앙정부 예산에 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지자체들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 편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자체는 그동안 지역화폐 할인율 10% 가운데 4%를 국비로 충당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 단체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지만,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재벌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지역화폐 폐지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윤석열 정부 편을 들고 있다.

 

과연 지역화폐 예산 전액삭감이 정상적인 것인지 살펴보자.

 

(1) 지역화폐 예산 편성 추이

지난 2017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그리고, 20182월 한국지엠(GM) 군산 공장 폐쇄 결정 등으로 협력업체의 도산, 실업, 상권 붕괴 등 군산의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정부는 20184월 군산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다.

 

군산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는 2018100억원의 국고를 보조받아 1천억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884억원 국고보조로 23천억원 발행했다. 지역사랑 상품권은 지역주민은 물론 전통시장과 로드샵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대형마트의 매출은 줄고 로드샵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후 코로나 19가 발생하자, 지역화폐는 소상공인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에는 6689억원의 국고 지원으로 96천억원의 지역화폐가 발행되었고, 2021년에는 1522억원의 국고 지원으로 202천억원의 지역화페가 발행되었다. 올해는 지원 예산이 7천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지만, 9월 말 기준 184천억원 상당의 지역화폐가 발행됐다.

 

(2) 지역 화폐 발행 찬반 논쟁

지난 20209월 조세재정연구원은 조세재정브리프에 실린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모든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할 경우 소비의 역외유출을 차단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사라지고, 지역화폐 발행으로 인한 발행비용의 증가, 소비자 후생 감소와 같은 비효율성만 남게 된다며 지역화폐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조세연 보고서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지역화폐 도입 후 부가가치가 8000억원 순증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91~10월 기준 지역 내 소득이 2조원 증가했고, 국비와 지방비 지원 등을 고려하면 8000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9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 수가 232개에 달해 지역화폐는 사실상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책수단의 하나로 자리 매김했다고 주장하면서, “국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지역화폐 국비지원 전액 삭감안을 바로 잡으라고 촉구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소상공인과 소비를 살리고 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해왔으니 되려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호와 서민 구매력 증대를 위해 기필코 지역화폐예산을 살려내야

지역화폐는 로드샵 소상공인들이나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구매력 증대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윤석열 정부는 신자유주의 맹신도답게 대기업과 부자 감세는 주장하면서, 서민과 700만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화폐 예산은 폐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하다.

 

국민의힘은 1년여 남은 차기 총선에서 지역화폐 폐지가 700만 소상공인의 극렬한 반감을 사게 돼 지독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역화폐 예산은 기필코 살려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