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_amp.html on line 3 서평 권순홍(군산대 철학과 교수) 하피터 교수의 사회존재론 (그린비, 2022)에 대한 서평:내외신문
서평 권순홍(군산대 철학과 교수) 하피터 교수의 사회존재론 (그린비, 2022)에 대한 서평
-철학자 이종철이 철학과 비판에서 일갈하듯이, 우리 서양 철학계는 오퍼상이나 다름없다. 국내 연구자의 업적을 등한시하는 풍토
2022-04-26 권순홍 교수
서평 권순홍(군산대 철학과 교수)글쓴이 하피터는 미국 롱비치 주립대학교와 벨기에 루벤가톨릭대학교에서 현상학과 하이데거를 전공한 철학자이다. 국내에 정착한 후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로 체육철학과 현상학을 가르쳐왔다. 이 책의 서두에서 글쓴이는 알아듣기 어려운 은어(隱語)에 싸인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험준한 산 정상에 비유한다. 산이 높고 험할수록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등반가의 등정 욕구는 끓어오르는 법이다. 글쓴이는 하이데거의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지난 한 세기 동안 내로라하는 철학자가 닦아놓은 등산로를 일일이 소개한다. 예컨대 사르트르가 닦은 실존주의의 길, 데리다가 닦은 반주체주의 또는 해체주의의 길, 메를로-퐁티가 닦은 현상학의 길, 하이데거의 충실한 제자인 헤르만이 닦은 존재의 길, 가다머가 닦은 해석학의 길 등 여러 등산로를 소개한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새로운 해석의 맛을 선사하는 하이데거에 대한 탁월한 사회존재론적 해석들과 거기에 담긴 철학적 통찰들에 있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아쉽게 생각되는 점이 없지는 않다. 사실 글쓴이가 사회존재론의 맥락에서 현존재의 실존론적 불안을 짚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죽음을 앞에 둔 근원적 불안의 개별화 작용과 세계-내-존재의 사회적 존재 사이의 알력을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는지를 좀 더 자세히 다루지 않은 것은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