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1구역 명도집행 현장, 주민들 ‘구청장 갑질’ 의혹 제기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1구역 재개발 사업 부지 내 A교회의 명도집행 현장에서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이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1월 15일 미추1구역에서는 법원 판결에 의해 A교회에 대한 인도명령이 집행됐다. 현장에 있었던 주민은 이날 집행 중 나타난 김 구청장이 주민들을 상대로 “뭐하는 짓이냐” “미추1구역 두고 보자”는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상황에 대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추1구역 구청장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식 구청장의 갑질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된 글에 따르면 인도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오전 11시경 김 구청장이 교회 목사와 함께 지지선을 뚫고 현장에 들어와 법원 집행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자신이 서로 협상을 하라고 했는데 조합이 무단으로 집행하는 것이 뭐하는 짓이냐”며 “조합이 법을 좋아하니 자신도 법대로 엄격하게 행정심사를 처리하겠다”며 주민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 B씨는 취재에서 “오전 7시 30분 쯤 현장에 도착하니 집행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자신은 교회 밖에서 대기한 뒤 물건이 상당부분 철수된 후 교회안에 입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B씨에 따르면 11시 쯤 김 구청장이 교회에 들어와 “나 구청장인데 조합장 나오라 그래” “내가 법대로 처리 하겠다” “구청장이 현장 보겠다” 등의 말을 하며 현장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어서 김 구청장은 “벌써 물건을 내갔다”고 화를 내며 “교회사람들도 현장에 있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미추1구역 두고 보자”는 등의 말을 하며 15분 쯤 현장에 머문 뒤 나가서 교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B씨는 전했다.
이어서 B씨는 “다음날 구청장을 만나려 했으나 자리에 없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다”며 “해당과에 민원을 제기하고 구청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미추홀구 관계자는 “구청장은 분쟁과 충돌이 예상되는 현장에 중재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 중재가 가능한 상황일지’에 대한 질문에는 “중재를 한 현장이 꽤 있다”며 “숭의구역 옐로하우스의 경우 대립이 극심했는데 구청장이 중재해서 대화로 해결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법원 판결에 따른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는 “어떤 구청장이 법을 어기기 위해 현장에 가겠는가”라며 “주민들을 향해 막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만약 미추1구역 내 다른 교회에 대해서도 인도명령이 집행될 경우 구청장이 또 방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강제 집행 이전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추홀구의 답변에도 ‘구청장이 타인 간의 인도명령 집행현장에 입장할 권한이 있는지’ ‘강제집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로 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이미 퇴거한 교회 관계자와 함께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충돌을 야기할 뻔한 상황은 아니었는지’ ‘만약 집행을 멈추고 양측의 대화를 주선하려 했다면 이야말로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지 않는지’ 등은 의문으로 남는다.
‘대화로 해결’이 최선의 방법 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화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아 법정의 판결이 집행되는 현장에서 구청장이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