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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좌파 승리...'긴축 반발'과 '경제난' 배경:내외신문

아르헨티나 좌파 승리...'긴축 반발'과 '경제난' 배경

아르헨티나 대선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 당선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실세' 부통령으로 복귀'페로니즘'으로 마크리 대통령을 이겨...경제위기에 승패 갈려좌파정권 IMF 지원 제대로 받을까? 부정적 전망 커

2019-10-30     최창근 컬럼니스트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당선됐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크리스티나 직전 대통령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세워 이른바 '페로니즘'으로 불리는 포퓰리즘의 향수를 자극해 현 마크리 대통령을 꺾었다. 승부를 가른 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였다. 4년 전 기대와 달리 빈곤율은 35%로 치솟았고, 물가 상승률은 50%에 육박했다.여기에 긴축 재정에 나서면서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을 대폭 인상하자 중산층과 서민들이 등을 돌려 다시 좌파 정권을 택했다.

당선된 페르난데스 후보는 외국자본 배제와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 등 소위 페론주의를 주창한다. 페론주의는 남미의 포퓰리즘 정책이다.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의 8년 집권 기간 내내 좌파 정권은 선심성 복지 정책으로 일관하며 2014년 아르헨티나 국가 부도 위기를 불려왔다. 퇴임 후에는 뇌물수수 혐의, 폭탄테러 사건 은폐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마크리 정권이 지난해 IMF와 체결한 560억 달러, 약 66조 원의 구제금융 재협상을 발표하며 경제 위기 재발 우려를 높이자 민심은 다시 좌파 정부를 찾았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당선인은 극렬한 ‘페론주의(복지를 강조하는 아르헨티나의 국가사회주의)’ 지지자다. 페론주의는 일종의 아르헨티나식 사회민주주의로, 1947년 정의당을 만든 후안 도밍고 페론(1895~1974)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과 뮤지컬 ‘에비타’의 주인공인 그의 아내 에바 페론으로부터 시작됐다.

친노동정책과 저소득층 복지정책, 외세 불개입 등을 주 내용으로 하며 현대 좌파 포퓰리즘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 자본을 추방하고 철도·전화 등 기간산업을 국유화, 빈곤층 중심의 분배 우선 정책이 페론주의의 뼈대다.

아르헨티나 국기 / 사진 픽사베이
아르헨티나 국기 / 사진 픽사베이

페르난데스 대통령보다 더 주목을 받은 인물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으로 이번에 부통령으로 당선됐다. 크리스티나는 2003~2007년 집권했던 남편, 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후임자로 최초의 부부 대통령을 지냈다. 영부인으로 시작을 해서 남편의 뒤를 이어 대통령을 했다가, 이제는 부통령으로 복귀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인 페르난데스보다 부통령인 크리스타나가 실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예측할 정도이다.

아르헨티나의 최근 정치 상황을 정리하면 크리스티나의 전 남편, 즉 ‘페론주의’를 내세운 좌파 대통령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당선과 크리스티나가 연임했다.그 뒤 2014년 국가 부도 위기를 불러일으킨 경제난이 겪게 된다. 이 여파로 우파 후보인 현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경제난이 이어지자 이번에 다시 좌파 후보가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정치는 좌우좌우가 반복되고 있다. 높은 인플레와 빈곤율 등 경제위기에 지친 시민들이 4년만에 다시 ‘페론주의’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 좌파 정권의 부활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렇게 밝지 않다. 외채는 2015년 1750억 달러에서 내년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올해 1월 달러 당 30페소대였던 환율은 현재 60페소까지 뛰었다. 당장 새 대통령은 IMF를 상대로 추가 자금 수혈과 상환금 만기 연장 협상에 나서야 한다. 현재 IMF는 현 대통령인 마크리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꾀하고 있지만, 페르난데스 새 대통령이 주도하는 좌파 정권에서는 IMF가 원하는 대로 정부 정책 방향이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복지확대와 긴축 폐기 등을 포함한 '페로니즘'으로 복귀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IMF의 자금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아르헨티나가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지면 베네수엘라, 터키, 레바논 등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르헨티나의 좌파 재집권이 앞으로 어떤 정책과 행보를 펼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