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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뒷골목 상권 최신유행거리로 변신:내외신문

을지로 뒷골목 상권 최신유행거리로 변신

2019-10-21     박순정 기자
을지로 3가의 노가리골목이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와 식당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쇄소, 조명 상가, 각종 공구업체가 밀집했던 서울 을지로 뒷골목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최신 유행 거리로 자리 잡았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1~9월 자사 카드 가입자(2450만명)의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와 신규 가맹점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한남동 등 기존 대표 상권의 인기는 시들고 을지로와 세운상가 같은 '뉴트로' 거리에 가맹점 개업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1~9) 대비 올해(1~9) 주요 상권별 요식업종 가맹점 개업 증감률을 보면 세운상가(120%), 을지로3(37%), 망원시장(22%)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기존의 인기 지역인 가로수길(2%), 압구정 로데오(2%) 등지는 요식업종 신규 창업률이 미미했고, 이태원(-5%)이나 한남오거리(-26%) 등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을지로·세운상가는 일명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새로운 복고를 지향하는 신흥 상권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최근 힙(hip·개성 있고 세련된) 플레이스로 떠올라 '힙지로'라는 별명까지 붙은 을지로3가와 세운상가는 다른 거리에 비해 음식점 개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명실상부 뜨는 거리라는 점이 숫자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을지로3가 인근은 여전히 인쇄·광고, 가전·가구 업체가 전체 카드 가맹점의 약 60%를 차지하는 도심 산업 클러스터이지만, 최근 요식 업체 비중이 17%까지 늘었다. 이 지역 음식점 중 2년 새 개업한 신생 업체가 34%. 멀끔하게 정리된 각종 프랜차이즈 업체가 점령한 기존 번화 상권과 달리, 인쇄·가구 업체 사이에 드문드문 스며든 작은 카페나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옛 건축물을 보존한 복고풍 인테리어에 인기 메뉴까지 더해 '찾아다니는 재미'를 주고 있다. 홍보도 예약도 SNS를 통해 하는 곳이 많다.

을지로 음식점에서 카드를 쓴 사람 중 반경 1이내에 직장이나 집이 있는 '내지인'의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73%가 이곳을 일부러 찾아온 '외지인'이었다. 내지인과 외지인의 건당 카드 이용 금액을 따져 보면 내지인은 16000, 외지인은 28000원으로 외지인의 소비 규모가 훨씬 컸다.

특히 유행을 선도하는 20대 여성이 몰린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요 상권별 요식업종 카드 이용 건수 추이를 연령대별로 구분해 보니, 20대 여성의 올해 이용 건수가 특히 많이 증가한 곳 역시 세운상가(43%)와 을지로3(40%)였다. 홍대나 가로수길, 한남오거리 등지에서 20대 여성 카드 이용 건수는 10%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뉴트로 상권 이용이 두드러진다. 서울 태평로에서 직장을 다니는 서모(29·)씨는 "친구들과 가끔 을지로 ○○호프에서 만나 노가리에 맥주 한잔하고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트렌드 리더일수록 명품 로고가 크게 찍힌 가방은 힙하지 않다고 생각하듯,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을지로 뒷골목이 각광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을지로를 범()문화 공간으로 보고 '을지로 컬처맵'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테마별 추천 가맹점 안내도 시작했다"면서 "'을지로 아트위크' '을지로 도서관' 등 최근 회사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공공디자인 기부 활동인 '을지로 프로젝트'도 이런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