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죽음의 진실을 알려달라’는 어머니의 호소…中국민 공분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엄마의 절규가 중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지난 12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엄마의 피맺힌 호소:누가 저에게 진상을 알려줄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편지가 올라왔다. 말그대로 엄마의 피눈물나는 절규가 묻어있다.
사건발생은 9월 9일 새벽 3시. 중국 윈난성 쿤밍시 판롱구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 4명이 같이 강에 투신하기로 약속했는데 딸(이심초)은 아직 강에서 건지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어머니와 가족들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구조대에 의해 이양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건 9월 11일 오전 7시 20분이었다.
이양 일행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는 강변에 있는 한 주점이었다. 이양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친구와 그의 지인인 남성 두 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어머니는 경찰을 다시 찾았고, 이 술집과 당시 딸과 함께 있던 사람들에 대한 조사 자료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경찰은 마지못해 동영상을 내놓았다. 엄마의 요청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영상이었다. 영상을 본 어머니는 통곡했다.
어머니는 사건 발생 후 한 달간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자 결국 지난 12일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에 호소의 글을 올렸다.
"묻습니다! 우리 농촌 사람들은 법을 잘 모르지만 인민 경찰이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억울한) 죽음이 있었는데도 (경찰을 포함한) 공안기관은 소극적이고 책임을 지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거를 열심히 조사하지 않고 있으며, 제때 부검도 하지 않았습니다.
간청합니다. 사건 이후 한 달이 지났습니다. 매일 파출소에 가서 (재수사) 소식을 기다렸고, 매번 실망해서 돌아왔습니다. 상급기관에 권위있는 조사를 요구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합니다. 저희에게 진실을 알려주세요."
‘딸의 죽음의 진실을 알려달라’는 어머니의 호소는 SNS를 통해 확산됐고, 중국 국민들의 동정과 함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글은 이틀동안 3500만 번 리트윗됐다. 중국 중앙방송(CC-TV)는 물론 중국 대부분의 매체들이 관련 기사를 다뤘다. 온라인에선 경찰의 부실 수사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공권력에 대한 비판을 좀처럼 허용치 않는 중국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까지 나서 '민초의 존엄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설을 통해 “민중이 핍박받지 않고 진실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죽음의 원인을 찾고 어머니의 고통을 위로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쿤밍 경찰은 14일 특별수사본부를 새로 꾸렸다. 이양의 죽음은 중국 전체가 그 진상을 주목하는 사건이 됐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려는 엄마의 끈질긴 노력이 빚어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