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문제는 시간, 기회를 살려야
트럼프 탄핵정국, 미 대선 앞둔 때...성과에 조급한 미국, 이를 이용하려 북한협상장에...스티브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 순회대사트럼프, 볼턴 경질하며 북 상대 '리비아식 모델' 사실상 폐기북한, 미국의 새로운 방법론에 기대감 높여
북·미가 오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열기로 합의했다. 협상 장소는 스웨덴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한 뒤 근 3개월 만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수석대표로 나올 예정이다. 협상이 잘 되길 기대한다.
북·미 실무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어렵게 다시 만나게 된 만큼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측은 ‘하노이 회담’이 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주장만 내세우다간 아무 성과도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이다. 미국은 민주당 주도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됐고 내년 말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선거 운동 시작 전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도록 조급해 할 것이다. 북한은 이를 이용할 것이다. 양측은 이런 사정을 알고 서로 이용하며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양측이 서로 양보하고 절충하며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이유이다.
이번 실무 협상에서 세부적인 로드맵 등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어렵고 오랜만에 찾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으면 정상 간 만남도 무용지물인 것은 지난 ‘하노이 회담’때 이미 경험했다. 작은 것 하나부터 합의를 이루고, 서로 신뢰를 쌓으며 협상의 동력을 살려가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번 실무 협상이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틀을 만드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