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생명은 창조되어 질 수 있는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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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생명은 창조되어 질 수 있는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김미령
  • 승인 2018.08.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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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중 빅터 역의 배우 민우혁/ 제공:유민정(라온아토)=


[내외신문=김미령기자]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쉬이 내쳐서는 안 된다, 생명이란. 신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피조물이라 하여도. 신이 되고 싶은 인간과 인간을 동경한 괴물의 슬픈 엇갈림, 뮤지컬 이다.


신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은 모든 열정을 쏟았다. ‘피조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적적으로 만들어진 피조물은 다만 원했다. 있는 모습그대로 자신을 봐주기를. 


=사진:뮤지컬 중 빅터 역의 배우 민우혁과 앙리 역의 배우카이 / 제공:유민정(라온아토)=


뮤지컬 은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동명의 처녀작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포 소설 중 하나인 작품은 19세기부터 영화, 연극, 드라마, 뮤지컬까지 다양한 변주의 소재가 되었다. 2014년 초연당시,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 및 올해의 창작뮤지컬,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9개 부문을, 국내 유일의 창작뮤지컬 시상식 ‘예그린 어워드’까지 휩쓸며 ‘괴물 같은 작품’이란 애칭을 얻었으며, 재연을 거쳐 세 번째 관객몰이 중이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체 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구하게 된다. 의기투합해 실험에 매진하지만 종전으로 연구 지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 실험을 계속해 나간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피조물이 창조되지만 홀연 사라지고 만다. 3년 후, 빅터 앞에 괴물이 되어버린 피조물이 나타나 복수가 시작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집착한다. 생명을 창조하고 싶어 한 그의 열망이 시작된 것은 상실로부터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넘어 생명을 향한 꿈은 눈부셨으나 상실에 의한 동기는 점점 광기로 치닫고 결국 자신뿐 아니라 모두를 파멸로 이끌고 가버린다. 기적 같은 꿈이 이루어진 그 순간부터. 


=사진:뮤지컬 중 에바 역의 배우 박혜나 / 제공:유민정(라온아토)=


전 배역이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이 작품의 1막과 2막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막이 빅터와 앙리를 중심으로 한 생명창조, 꿈을 향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2막은 태어나자마자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의 세계로 내던져져 괴물이 되어가는 피조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누가 인간이고 누가 괴물인가?


서늘한 목소리, 복수를 예고하는 괴물의 모습은 스산하기 이를 데 없다. 어째서일까, 그 스산함 속에 쓸쓸함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인간을 동경한 괴물.......팔, 다리, 몸통, 머리까지 모두 짜깁기해 만들어졌으나 그의 마음만은 온전했는데. 그가 끝없는 고통 속에서 인간에 대한 모든 희망을 잃고 부르는 ‘나는 괴물’ 넘버는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괴물 역의 배우가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역량에 찬사를 보낸다. 


빅터와 앙리가 함께 꾸었던 꿈. 다만 눈부신 이상에 지나지 않았던 꿈은 운명처럼 이어진 사건들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꿈의 결정체는 그의 이상과는 달랐다. 생명을 창조하길 원했다면 그 이후도 생각했어야했다. 그 후를 생각지 않음으로 그는 자신보다 고독하고 더욱 서글픈 생명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로 그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원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했던 피조물은 ‘괴물’이 되어야했으니 어쩌면 그것이 더 큰 비극이 아닐까. 


=사진:뮤지컬 중 앙리 역의 배우 카이 / 제공:유민정(라온아토)=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창조, 경이로운 일이지만 생명을 창조한다는 것은 그저 만들어내면 끝이 아니기에 신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애초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가?!


생명을 창조한 빅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같은 꿈을 향하던 친구의 희생으로 이루어낸 기적. 하지만 그의 손에 태어난 것은 ‘괴물’. 겉모습과는 달리 섬세한 마음은 누구에겐가 온전히 받아들여지길 바랐다. 이 두 존재의 엇갈림은 인간의 나약함과 내면 깊이 숨어있는 어둠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인간행세’를 경멸하지만 ‘인간’이길 원하는 괴물의 슬픔은 어느새 마음 깊이 파고든다. 


이처럼 엄청난 몰입으로 관객들을 이끌어가는 뮤지컬이 창작뮤지컬이라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무시무시한 저력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초연에서 대활약한 류정한이 건재함을 보여주고 전동석, 민우혁이 빅터와 자크역을 맡았으며, 빅터의 진실한 친구 앙리와 슬픈 괴물 역에 초연에 이어 박은태, 한지상, 박민성, 그리고 이미지를 넘어서서 폭발적인 발전을 보여주는 카이, 빅터의 누나 엘렌과 자크의 무서운 아내 에바 역에 서지영과 박혜나, 빅터의 약혼녀 줄리아와 괴물이 구해준 까뜨린느 역에 안시하와 이지혜, 줄리아의 아버지 슈테판시장과 페르난도 역에 관록의 이희정, 빅터의 집사 룽게와 자크의 심복 이고르 역에 김대종, 이정수 등이 함께 한다. 


정말 우리의 작품이 해외로 나가는 길이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눈부신 작품, 뮤지컬 은 2018년 8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 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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