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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여신님과 함께 한 좌충우돌 표류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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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여신님과 함께 한 좌충우돌 표류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김미령 | 기사입력 2017/11/08 [16:18]

[공연리뷰] 여신님과 함께 한 좌충우돌 표류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김미령 | 입력 : 2017/11/08 [16:18]


-- 뮤지컬의 한 장면 / 사진제공 : Story P--
[내외신문=김미령기자] 정찰기의 폭격, 머리에 닿은 차가운 총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으로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되어가는 순호를 향해 외친다. 같이 놀자고. 어쩌면 생사가 갈릴지 모를 폭격의 한가운데, 순호의 곁으로 달려간 영범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소중한 동생을 구하러 간 그 순간. 뮤지컬 는 2011년 CJ Creative Minds 선정 이후 2012년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 충무 아트홀 초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재연, 연강홀 3연까지 따뜻한 온기과 힐링되는 공연으로 사랑받았다.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뮤지컬 의 5번째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포로를 이송하는 임무를 맡은 한영범 대위와 신석구 하사. 무기와 포로를 싣고 가던 중 폭풍우를 만나 배는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된다. 북한군의 숫자가 많아 서로의 입장이 바뀌어버린 가운데, 배를 수리할 수 있는 류순호는 전쟁후유증으로 고통 하느라 명령을 듣지 않는다. 무인도에서의 생활이 하루하루 더해질수록 갈등은 심해지기만 하는데, 어느 날 순호와 영범이 어이없는 주장을 한다. 우리 말고 이 섬에 누군가 한사람이 더 있다는 것. 바로 ‘여신님이 보고 계신다’는 것이다.
서로를 향한 눈빛은 오직 적대감뿐이었다. 차가운 표정, 냉정한 말투,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 너무나 다른 이념을 가졌기에 ‘적’이라고 부르던 시절의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점차 그 사실을 증명해간다. 얼어붙었던 땅이 봄바람에 녹아 어느 새 새싹을 틔우듯이.
악몽에 시달리는 순호에게 여신님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고,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자 배를 고치게 만든다. 어이없어 하면서도 모두 함께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으로 가는 과정이 유쾌하다. 다른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서로를 이용하려던 계획에 불과했던 ‘여신님’을 통해 그들은 점차 달라진다. 같이 먹고 자고 씻고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속내를 털어놓기도 하고.?
-- 뮤지컬의 한 장면 / 사진제공 : Story P--
결국 ‘적’이란 어떤 대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려져 있는 생각의 벽, 그 너머에 존재하는 무엇일 뿐. 마주하는 동안 그 벽에 서서히 금이 가다 어느 순간 무너져버린 건 아닐까. ‘형’이라는 단어 하나에 그랬을 수도 있고 들켜선 안 되는 것을 모르는 척 넘겨 주는 맘 씀씀이에 그랬을 수도 있다. 벽이 무너지자 보이는 것이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내 형제가.
작품은 자그마한 무대를 최대한 활용하며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 남자배우 여섯에 여신님 한 명, 칙칙하기 짝이 없는 군대이야기인데 말이다. 전체적인 틀은 변하지 않았지만 인물들의 감정이 좀 더 드러나도록 섬세하게 애쓴 부분이 작품에 녹아있어 좀 더 완성도가 높아진 느낌이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의 사랑스러움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넘버의 힘이다. 이야기의 힘이 살아있는 넘버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서로에 대한 태도가 변해가는 과정은 마냥 웃고 즐기는 사이 깊이 다가와 결국 눈물이 나게 만든다. 동화처럼 사랑스러운 이야기에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넘버가 참 조화롭고 아름답다.
꾀 많은 잔머리 대 마왕 한영범 역은 성두섭, 김신의, 김재범,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지만 무인도에서의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키를 쥔 류순호 역에는 정휘, 윤지온, 서은광(비투비), 임진섭,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군 상위동지 이창섭 역에 홍우진과 윤석원, 첫사랑의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신석구 하사는 김대현과 강기둥, 자신의 상황에 갈등하는 북한군 조동현 역은 조풍래과 호효훈, 재주 많은 북한군 변주화 역에는 강성욱과 손유동,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신 역에는 유리아와 최연우가 함께 한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무인도에 표류한 남북한 군인들의 이야기. 판타지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유쾌하게 웃다보면 어느새 뭉클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뮤지컬는 오는 2018년 1월 2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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