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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눈부신 배우들의 호흡, 연극<날 보러와요>: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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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눈부신 배우들의 호흡, 연극<날 보러와요>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2/16 [13:10]

(공연리뷰)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눈부신 배우들의 호흡, 연극<날 보러와요>

편집부 | 입력 : 2016/02/16 [13:10]


: : 연극 YB팀 공연 사진 / 제공 : 유민정
[내외신문=김미령 기자]오래된 캐비닛. 투박한 경찰서 안 풍경들 뒤로 갈대밭이 보인다. 후드득 떨어지던 빗줄기는 세차게 퍼부어대고는 시침을 뚝 뗀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비오는 밤, 라디오를 타고 흐르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언뜻 한적한 시골 갈대밭. 그러나 그 곳을 뒤덮고 있는 스산한 공기 속엔 분명 공포가 녹아 있다. 궁금하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연극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군 일대에서 발생한 미해결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2003년 영화‘살인의 추억’의 원작이다. 1996년 2월 극단 연우무대에 의해 전 문예회관소극장에서 초연되었으며 백상예술대상 희곡상과 신인상, 서울연극제 작품상과 연기상 및 인기상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작가 김광림의 오랜 취재와 치밀한 구성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작품은 15차례나 무대에 올려져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 속에 20주년을 맞이했으며 명동예술극장에서 20주년 기념공연 중이다. 20주년 기념공연인 만큼 특별히 초연 팀인 OB팀은 김광림 연출, 최근 10여 년 동안 작품을 지켜온 YB팀은 변정주 연출로 팀을 나누어 흥미진진한 공연을 선사하고 있다.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범인을 잡기 위해 서울에서 자원한 김반장을 중심으로 15년 베테랑인 박형사, 무술에 능하고 단순 과격한 조형사, 시인지망생으로 과학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엘리트 김형사, 네 사람은 각자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지만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가 되었다. 소재를 생각하면 연극이 잔혹하고 엽기적일 것 같지만 은근한 유머와 은유가 있어 안타깝고 무섭지만은 않다. 살인사건이 주된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배우들의 완벽에 가까운 호흡이다. 이러한 이야기 가운데에서 진짜 웃음을 터지게 만들다니. 굉장하지 않은가!
연극공연사진 OB팀 / 제공 :유민정
개성강한 형사들의 수사방식을 따라 가다 보면 웃음과 안타까움이 절로 일어난다. 뭔가 단서를 찾은 것 같지만 곧 좌절하고 서로 대립하기도 하는 그들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할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까.?
정신병원에서 도망친 관음증 환자 이영철, 자백을 한 후 꿈 이야기라는 남현태, 사건이 일어 날 때 마다 라디오에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신청한 정인규. 세 사람의 용의자와 김형사를 짝사랑하는 쑥다방의 미스 김, 경기 일보의 다혈질 여기자까지, 구멍은 용납되지 않는다. 촘촘하게 짜인 연극은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막판 빤한 거짓말과 엇나간 증거로 빠져나가는 범인과 그로 인한 형사들의 분노와 좌절은 탄식마저 나온다. 형사들의 안타까움은 이미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무서운 것은 살해당한 피해자들만이 희생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기 속에 떠도는 스산함은 여전히 거기에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박기자의 말처럼 포기해서는 안 되겠지, 그래서 연극의 제목이 ‘날 보러와요’니까.
스산한 갈대 밭 위로 흩어지던 빗물과 어두운 하늘에 선명하게 떠오른 당시 신문 기사가 어우러져 연극은 이전보다 좀 더 풍성하고 기묘하게 아름다웠다. 소극장 무대에서 옮겨왔으나 어색함은 없으며 효율적인 공간 활용으로 인해 보다 완성도가 높아졌다.
작가 김광림이 연출한 OB팀은 김반장 역에 이대연, 김형사 역에 권해효, 조형사 역에 김뢰하, 박형사 역에 유연수, 용의자 세 사람 류태호 등이, 변정주 연출의 YB팀은 김반장 역에 손종학, 김형사 역에 김준원, 기가 막힌 변신으로 세 사람의 용의자를 동시에 연기한 이현철, 짧은 등장에서 강렬한 존재감 이봉련 배우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배우들은 너무나 눈부시다.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더 볼 이유가 있다. 연극는 2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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