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아나키아(ANArKH, 숙명)’의 소용돌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오리지널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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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아나키아(ANArKH, 숙명)’의 소용돌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오리지널 내한 공연
  • 편집부
  • 승인 2015.10.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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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내외신문=김미령기자]
‘아나키아(ANArKH)’. 빅토르 위고는 우연히 발견한 낙서에 영감을 받아 당시 프랑스의 모든 것을 녹여낸 작품을 집필한다.
성당의 벽에 낙서를 했던 사람이 괴로워했던 ‘숙명’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낙서로 인해 이렇게 거대한 명작이 남겨질 것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것은 사소한 것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것들이 운명이 되고, 마침내 숙명이 되는지도 모른다. 피할 수 없는.

뮤지컬 는 극작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의기투합하여 완성한 작품으로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되었으며, 대사 없이 진행되는 송쓰루 뮤지컬로 배우들은 싱어와 댄서로 철저하게 구분되어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고 완벽하게 수행한다. 이 작품으로 인해 프랑스 뮤지컬은 독자적인 노선과 특징을 확립하게 되었다.

‘프랑스뮤지컬’이라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작품이 된 것이다. 2005년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기간 최다관객을 기록, 이듬해인 2006년 기록을 갈아치우며 내한 뮤지컬 최초로 매진 신화를 기록했다. 영미권 쇼 뮤지컬에 익숙했던 우리나라에 유럽의 다양한 뮤지컬이 들어오게 한 결정적인 작품이며 프랑스어로 진행될 때 가장 아름답게 이해되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집시처녀 에스메랄다. 그녀를 본 남자들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추한 외모의 콰지모도, 군대의 근위대장인 페뷔스, 노틀담 성당의 높은 신부 프롤로. 사랑에 빠진 남자들과 아름다운 한 처녀. 그러나 그녀는 노틀담에서 자란 숙녀가 아니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집시, 이방인이다. 이야기 속에서 혹은 벗어난 곳 어딘가에서 그랭구아르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극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왜 저렇게 해야만 할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시 사회의 종교와 정치, 민족과 인종, 자유와 힘,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만큼 작품은 가볍지 않다. 은유적이고 아름다운 가사는 작품의 여운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프랑스어 특유의 운율 또한 힘을 더한다.

사랑해도 쉬이 손 내밀 수 없는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 처음으로 정염에 휩싸여 번민하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성당 신부 프롤로, 사랑하지만 명예와 신분으로 인해 배신하게 되는 근위대장 페뷔스, 그들 각자가 품은 사랑으로 인해 에스메랄다의 삶이 파괴되어 버린다.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기만 한 일은 아닌 모양이다. 원치 않는 것을 강요당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설령 꿈꿔온 사랑처럼 보일지라도.

앞서 말한 ‘아나키아(ANArKH), 숙명’이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에 ‘숙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괴로워하며 개척하는 인간이 있기에 어느 사이엔가 틈이 생긴다. 거대한 성벽조차 작은 균열로 인해 서서히 무너지듯, 결국 그 틈이 모여 거대한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숙명'이 아닐까.

송쓰루이고 더구나 불어로 공연되지만 무대가 아닌 자막을 볼 시간은 없다. 미니멀한 무대를 가득 채우는 음악과 춤은 한순간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아크로바틱, 브레이크댄스, 발레, 현대무용, 인간의 몸이 얼마나 경이적으로 아름다운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댄서들이 포함된 역동적인 춤사위는 온 힘을 다하는 것이 느껴져 감동적이다.
두 여자 사이에서 포기할 수 없는 심정을 노래하는 페뷔스의 ‘괴로워(Déchiré)’는 무대이기에 가능한 형상화로 극적인 노래에 힘을 더하는 명장면이며, 직접 대성당의 종을 울리는 퍼포먼스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면서도 감탄사를 자아낸다.
어마어마한 가창력으로 웅장한 음악을 극대화시키는 배우들은 콰지모도 역에 안젤로 델 벨키오와 맷 로랑, 에스메랄다 역에 스테파니 베다드, 프롤로 신부역에 로베르 마리앵, 페뷔스와 그랭구아르를 번갈아 서는 능력자 존 아이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페뷔스 역에 이반 페노, 그랭구아르 역에 리샤르 샤레스트, 초연 멤버 클로팽 역에 로디 줄리엔느 등이 활약한다. 특히 페뷔스와 그랭구아르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존 아이젠의 연기와 가창은 신선하고 탁월하다.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월드투어의 시작으로 지난 2월 한국을 찾았던 오리지널 팀은 하반기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아시아 지역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국에서 단 4주간, 앙코르 무대를 가진다. 뮤지컬 는 11월 1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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