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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0회 여성연출가전 극단 씨어터 백, 백순원 연출 ‘ 햄릿’: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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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0회 여성연출가전 극단 씨어터 백, 백순원 연출 ‘ 햄릿’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9/20 [12:23]

(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0회 여성연출가전 극단 씨어터 백, 백순원 연출 ‘ 햄릿’

편집부 | 입력 : 2015/09/20 [12:23]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극단 씨어터 백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진희.백순원 각색, 백순원 연출의 ‘햄릿’을 관람했다.

 

백순원은 극단 씨어터 백의 대표이자 상임연출이다. 연출작으로는 ‘인형의 집’ ‘어멈’ ‘개놈 프로젝트’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서바이벌 파라다이스’ ‘소리 공감’ ‘오션 블루’ ‘난파’ ‘고우 허 스토리 스톱 히 스토리’ ‘대통령과 춤을’ ‘소리로 나를 보다’‘진흙’ ‘고도 기다리기’ ‘묘지클럽 세 여자’ ‘하녀들’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12년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 수상, 2013년 2인극 페스티벌 연출 상 수상, 2014년 부산국제연극제 초우수작품상수상 등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무대는 유럽풍의 카페다. 번쩍이는 거울 같은 휘장이 벽면에 여지저기 드리워져 있고, 주류와 잔이 잔뜩 진열된 선반, 그리고 그 앞의 카운터와 카운터 바깥쪽의 의자, 꼭 닫힌 출입문, 벽면에 움푹 들어간 공간, 중앙의 원형의 돌출된 무대, 왼쪽 벽 가까이에 놓인 탁자와 의자, 오른편 벽 가까이에 배치된 전자건반악기 등이 원래 햄릿의 무대인 덴마크 궁정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무희들이 등장해 폴카와 탭댄스를 추는가 하면, 오필리어는 의상에서부터 발레리나차림이다. 등장인물이 현대식 정장을 착용하고, 폴로니어스는 늘 상 미소를 띤 자상한 모습의 카페사장으로, 레어티즈는 핸섬한 젊은 지배인인 듯싶다. 클로디어스는 중년의 근엄한 표정의 미남 왕이고, 왕비 거투르드는 출중한 미모와 늘씬한 체격, 그리고 관능미가 넘치는 미모의 여인이다.

 

햄릿은 발작증이 있어 그 때마다 호레이쇼의 도움으로 약을 복용하고, 연극의 귀결은 검술대결이 아닌 권총으로 펼쳐지고, 대단원에서 햄릿이 복용할 약을 먹지 못해 실신을 하면, 햄릿의 영원한 벗 호레이쇼의 총연출로 포틴브라스 시절 햄릿부왕에게 빼앗긴 제국영토를 되찾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햄릿은 원래 정신질환과 간질발작 같은 질병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발작시마다 호레이쇼가 약을 복용시켜 발작을 진정시킨다. 햄릿이 부왕의 죽음을 규명해 보려는 연극을 공연하고, 숙부의 태도를 주시하지만, 숙부는 의연한 대토를 유지한다. 숙부의 동태를 추적해가며 주시하던 햄릿이 드디어 숙부가 혼자 있는 자리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니, 부친사망의 확증을 잡기는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어머니인 왕비 거투르드는 남자 없이는 못 사는 한창 나이이기에 주저 않고 시동생의 건강한 품으로 뛰어 들고, 어머니를 향한 햄릿의 충고와 주장은 그저 당나귀 귀에 코란 읊기나 마찬가지일 뿐이다.

 

숙부에게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어머니의 행동거지에 분노하고, 숙부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해서 햄릿의 지병은 나날이 악화되어 간다. 모습은 물론 마음씨까지 아름다운 오필리어가 멋진 발레솜씨를 드러내지만, 증오로 눈이 뒤집힌 햄릿에게는 그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오필리어 만이 유일하고 만만한 상대라는 생각에서, 그녀에게 온갖 못된 행태는 다 드러내 보이고 핍박을 가한다. 그로인해 오필리어는 견디다 못해 미쳐버리고 만다. 햄릿의 나라인 덴마크에서는 모든 국민이 숙부왕의 국권찬탈집권을 차츰 당연시하는 태세이고, 햄릿의 투쟁은 고독하고, 소외되고, 도외시되는 지경에 이른다.

 

햄릿이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혁명적 거사를 일으키려 한다. 그러나 숙부왕은 미리 알아차렸는지 수행원 전원이 권총을 뽑아들고 햄릿에게 총구를 겨눈다. 숙부왕의 지시에 따라 엄청난 발사총성이 들린다. 그러나 쓰러진 인물은 숙부 왕으로 설정된다. 햄릿은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일으켜 발작증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호레이쇼가 햄릿에게 다가가 약병을 꺼내 탁자위에 놓는다. 그러나 빈 약병이기에 햄릿은 발작 끝에 운명한다. 대단원에서 호레이쇼는 무대중앙으로 와 서서, 과거 덴마크에게 빼앗겼던 영토를 포틴브라스에게 되돌려 준다는 선포와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유준원이 숙부왕 클로디어스, 이정국이 폴로니어스, 이혜진이 왕비 거투르드, 심하윤이 왕자 햄릿, 이수정이 오필리어, 박범규가 레어티즈, 강정민이 호레이쇼, 그리고 김지영, 고은영, 이윤주, 아창훈, 윤상웅 등이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조만호, 음향디자인 박민수, 조명디자인 김희선, 무대디자인 김혜진, 움직임 이정국, 조연출 이미라, 조연출보 정수빈 등 스태프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씨어터 백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진희·백순원 각색, 백순원 연출의 ‘햄릿’을 본고장인 영국 에딘버러에 가서 공연을 해도 좋을 독특하고 우수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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