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공연리뷰)시큼하고 밋밋한 살구에 담긴 것은......:내외신문
로고

(공연리뷰)시큼하고 밋밋한 살구에 담긴 것은......

김미령 | 기사입력 2015/08/24 [14:56]

(공연리뷰)시큼하고 밋밋한 살구에 담긴 것은......

김미령 | 입력 : 2015/08/24 [14:56]


(공연사진:극단 죽도록달린다)

[내외신문=김미령기자]?뮤지컬

어느 날 밤, 왕세자가 실종된다. 궁은 발칵 뒤집힌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뮤지컬 은 2005년 예술의전당 ‘자유젊은연극시리즈’ 공모에 당선, 연극으로 먼저 관객을 만났으며, 2009년 창작팩토리 우수 작품 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작품이 가진 음악적인 운율을 발견해 새롭게 정비함으로 2010년 10월 뮤지컬로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베스트 창작뮤지컬상/연출상, 제5회 뮤지컬어워즈 소극장 창작뮤지컬상, 2005 PAF연출상 등을 휩쓴 이 작품 10주년을 맞이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의 SUMMER BIG3에 선정되어 관객들과 만났다.


조선의 어느 여름 밤, 왕세자가 실종된다. 발칵 뒤집힌 가운데 감찰 상궁인 최상궁이 중궁전 나인 자숙이와 동궁전 숙직 내관 구동이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왕세자가 실종된 시간에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고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이다. 내막을 밝히려 취조를 하던 중 자숙이 왕의 아이를 회임한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지고 커져버린다.


자숙에 대해 애틋함마저 가진 왕과 왕과 자숙에 대한 배신감으로 균형을 잃은 왕비, 자숙의 신분상승으로 인한 최상궁의 질투, 내시부를 지킨다는 명목이지만 구동이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오히려 가장 아픈 부분까지도 꺼내버리는 하내관. 인물들은 각자의 입장과 감정에 휩쓸려 휘청 인다.


결국 미스터리 추리극이 아닌 서로에 대한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인해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은밀한 감정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사람의 감정이란 애매하고 형체마저 없는데도 때로는 그토록 선명하게 다가온다. 구동이와 자숙이가 서로를 부르는 소리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서로의 이름처럼 안타깝고 아름답다.


출발을 알려주는 연극적인 연출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인 플래시 백 기법으로 시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방향 전환과 속도를 조절함으로 관객에게 분명한 사인을 주어 극의 몰입을 더했다. 배우들의 움직임만으로 같은 장면을 되돌려 인물들의 마음속, 혹은 그 날의 기억 속을 오가는 동안 들리는 독특한 대사 톤마저 아련하다.?


공간의 기막힌 활용은 최고가 아닐까.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단지 좌우로, 앞뒤로, 대각선으로 각을 살려 달림으로 시간과 공간이 나눠지며 인물들의 움직임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시공간이 자유롭다. 여백은 살리고 다양한 장르를 살린 넘버와 음악은 작품에 스며들어 완성도를 높여준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큰 미학은 잔잔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오롯한 사랑이다. 왕세자가 사라진 사건 자체가 잊혀질 만큼 구동이와 자숙이의 사랑은 안타깝고 아름답다. 이름을 부르지 못해 새 소리를 흉내 내는 부름에 이렇게 먹먹해지다니. 운명을 거스를 수 없어 다만 곁에 있고 싶은 구동이의 마음은 어느 순간 공간을 가득 채워버린다. 길지 않은 대사들에 담긴 두 사람의 마음이 찰나의 순간을 넘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에는 작품 탄생 10주년을 맞이해 작품과 함께 울고 웃었던 조순창, 박은석, 이지숙, 김경수, 임철수, 홍륜희, 김혜인, 서태영, 이천영, 송희정 등의 배우들과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배우들이 함께 단 10번의 무대에 올랐다.


한편 뮤지컬 과 함께 공연예술센터의 SUMMER BIG3에 선정된 연극는 대학로 예술극장, 연극는 아르코 예술극장소극장에서 8월 30일까지 공연된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