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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조은컴퍼니, 김제훈 연출 ‘가을 반딧불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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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조은컴퍼니, 김제훈 연출 ‘가을 반딧불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7/31 [13:20]

(박정기의 문화산책) 조은컴퍼니, 김제훈 연출 ‘가을 반딧불이’

편집부 | 입력 : 2015/07/31 [13:20]


사진/윤빛나 기자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조은컴퍼니.이해랑 예술극장 공동주최, 정의신 작, 명진숙 역, 김제훈 연출의 ‘가을 반딧불이’를 관람했다.

 

정의신(鄭義信)은 1957년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 출생의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다.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문학부를 중퇴하고, 요코하마 방송영화전문학원(現 일본영화학교)미술과를 졸업 후 영화사 쇼치쿠 오후나(松竹大船) 촬영소 무대조수로 일을 시작하여 1983년 극단 구로 텐트(검은 텐트)에 입단했다.

 

1987년 극단 신주쿠료잔파쿠(新宿梁山泊) 창립멤버로 참가하고, 극단 소속의 전속작가로 활동하여 1990년 ‘천년의 고독’을 시작으로 ‘더 데라야마(寺山)’ ‘인어전설’ 등으로 일본 연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왕성한 연극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 각본에도 주력하여 1993년에는 혼잡한 현대일본의 풍경을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달은 어느 쪽에서 뜨는가’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1996년, 극단 신주쿠료잔파쿠 퇴단 이후 영화와 연극분야에서 활약하며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하고, 에세이집 ‘안드레아스의 모자’를 출판하는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프리라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천년의 고독’ ‘인어전설’ ‘영상도시, 치네칫타’ ‘잡푸, 돌’ ‘한 여름의 찰리 브라운’ ‘그 다음 여름’ ‘바다의 서커스’ ‘더 데라야마’ ‘푸르고 아름다운 아시아’ ‘겨울 선인장’ ‘물의나라 걸리버’ ‘봄의 키친’ ‘레츠 고’ ‘작은 물 속의 과실’ ‘겨울 해바라기’ ‘로봇의 로’ ‘행인두부의 마음’ ‘울림’ ‘가을 반딧불이’ ‘20세기 소년소녀 창가집’ ‘아시안 스위트’ ‘마게몬’ ‘바케렛타!’ ‘가라후토의 큰아버지’ ‘돌즈타운’ 등이 있다.

 

김제훈(1976~)은 통영출신으로 극단 조은컴퍼니 대표이자, 키 작은 소나무극장 극장장이다. ‘중랑천 이야기’ ‘그냥 청춘’ ‘겨울 선인장’ ‘아시안 스위트’ ‘달은 오늘도 날 내려다 본다’ ‘이웃집 발명가’ ‘긴 귀향항로’ ‘가방 들어주는 아이’ ‘쥐덫’ ‘가을 반딧불이’ 등을 연출하고, 2014 서울연극제 신인 연출상, 예술의 전당 연극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대나무 숲이 펼쳐있고, 그 앞으로 목조 가옥 한 채가 있다. 가옥 주변은 물이 찰랑이고, 호수가 낚시터의 음식점 겸 집이라는 설정이다. 지붕에는 기와를 덮지 않았고, 바닥은 이중으로 된 마루다. 무대 왼쪽에 다리가 놓여있어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통로다. 가옥 벽에는 음식 메뉴를 적어 걸어놓은 것으로 보아 음식을 만들어 팔기도 하는 모양이다. 벽에는 자판기, 냉장고, 조리대, 창문,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차례로 있고, 입구 기둥에 구명튜브가 꽂혀있고 기둥위에 밀짚모자를 얹어놓았다. 가옥 오른편 벽에도 한 개가 걸려있다. 실내에는 식탁과 의자가 놓여있고,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소파와 탁자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조리대 위 냄비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선착장 주인이 발을 저으며 내실에서 나와 조리대로 다가가 냄비에 물을 붓고 숟가락으로 휘젓는다. 청년이 버킷으로 호수 물을 푸고, 마포걸레로 바닥을 닦는다. 잠시 후 입구 탁자 위의 시계에서 차임벨이 울리자, 청년은 울림소리를 중단시키고, 확성기를 들어 시간이 다 되었으니, 낚싯배를 돌려 들어오라고 외친다.

 

중년남성이 가옥 뒤쪽으로 해서 등장해, 주인과 청년이 국수를 들려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같은 것을 주문한다. 그러자 주인은 음식을 팔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중년은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원하는 음료수를 꺼내려 하지만 나오지를 않자, 발로 자판기를 냅다 걷어찬다. 그러자 주인은 백 원 동전 하나를 더 넣으라고 이른다, 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중년은 동전을 더 넣고, 음료깡통을 꺼내 마신다.

 

중년은 자기도 이 선착장에 유숙하게 해 달라고 주인에게 청한다. 회사에서 잘려 갈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주인은 거절을 한다. 중년은 계속 사정을 한다. 백색정장에 중절모를 쓴 신사가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 청년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러나 청년은 제대로 상대를 않고, 면박을 줘서 쫓아 보내려 한다.

 

두 사람의 대화로, 신사는 청년의 아버지이고, 청년에게만 보이는 아버지의 망령이라는 것이 객석에 전달된다. 아버지는 일찍 아들을 선착장 주인에게 맡기고, 다시는 찾으러 오지 않았기에, 아들은 21년을 이 선착장을 자기 집으로, 주인을 아버지라 여기고 성장했다는 내용이 전달된다. 아버지에 대한 강한 그리움이 증오로까지 바뀌어, 향후 청년은 망령이 등장할 때마다 면박을 주거나, 일하던 망치 같은 소도구를 휘둘러 망령을 쫓아 보내는 장면이 반복된다. 어느 날 이곳에 임산부가 등장한다. 임산부의 설명으로는 선착장 주인의 아이를 배었다는 내용이다.

사진/윤빛나 기자

 

주인은 여인을 환영하지만, 청년은 시큰둥하다. 좁은 장소에 임산부 여인까지 등장하니, 주인과 청년, 중년남성, 그리고 임산부 여인이 함께 기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네 사람은 불편한대로 선착장에서 함께 지내는 광경이 펼쳐진다. 네 사람 각자의 생활과 합동생활이 장면마다 차례로 펼쳐지고, 약방에 감초 격으로 망령까지 등장해 한 몫을 한다. 어느 날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인다. 그러자 청년은 짐 보따리를 싸들고 이곳을 떠날 차비를 한다. 떠나려고 밴을 부른 것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천정에서 빗줄기가 제대로 지붕위로 퍼붓는 날이다.

 

주인이 청년을 적극 말리는 안타까운 광경이 벌어진다. 이것을 보던 임산부가 자신이 떠나야 한다며, 옷가방을 들고 나선다. 주인은 주인대로 자신이 떠나겠다며 나선다. 세 사람이 서로 얽혀 티격태격하다가 임산부가 나둥그러지며 비명을 울린다. 모두 놀라 임산부를 담요에 들어 싣고 청년이 부른 차로 병원으로 옮기려는 장면에서 암전된다.

 

장면이 바뀌면 임산부를 위시해 모두 돌아온다. 임부가 가방을 푸니, 아기 옷가지와 아기용품이 나온다. 다행히 유산이 아니 되고, 아기 출산일이 머지않았음을 알린다. 네 사람은 향후 다투지 않고 한동안 지내는 장면이 연출된다. 망령이 나타나 청년을 다독이며, 자신이 청년을 찾으려고 왔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주인도 그 사실을 인정한다. 청년의 어릴 적 생일날, 아버지는 생일선물로 무얼 원하느냐고 물으니, 반딧불 한 마리면 된다던 당시의 일화가 소개가 된다. 임산부는 뱃속의 아기가 주인의 씨가 아닌 것을 고백하고, 주인은 그 고백을 들으며 가슴 속으로 슬픔을 삭인다. 중년남성은 회사에서 잘린 것이 아니라, 파산한 것이라고 고백을 한다. 저녁하늘에 반딧불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최근에 거의 보이지 않았던 반딧불이가 나타나니, 사람들이 놀래는 장면에서 암전된다.

 

청년의 생일이다. 아버지의 망령이 선물꾸러미를 들고 등장한다. 청년은 실제인양 선물을 받는다. 선물로 받는 슈크림을 먹기까지 하니, 이상스럽기는 하지만, 즐거운 장면이기는 하다. 모두들 식탁에 둘러앉아 올려놓은 생일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모두 청년의 생일을 축하하는 장면과, 촛불을 불어 끄면, 여름에만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가 가을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명멸하는 별빛 같은, 수많은 가을 반딧불이의 반짝임을 다 함께 바라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조연호가 주인, 한근섭이 청년, 구옥분이 임산부, 김승환이 중년남성, 문경초가 청년아버지의 망령으로 출연해, 성격설정이나 연기 면에서 탁월한 기량으로 관객에게 다가가 갈채를 받는다.

김태훈, 박근수, 박주형, 최선일, 이선희, 김태향, 김준우, 김 진 등이 더블, 트리플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제작 조은컴퍼니, 공동주최 조은컴퍼니.이해랑 예술극장, 예술감독 최재오, 협력연출 류동민, 제작피디 김현민, 조연출 이윤빈, 무대디자인 이윤수, 조명디자인 백하림, 의상디자인 정미용, 음악 이영배, 분장 김미숙, 포토그래퍼 이원표, 그래픽디자인 구본희, 무대제작 에스테이지, 기획 장유진, 홍보 김병욱.이윤빈, 등 제작진의 기량도 드러나, 정의신 작, 민경숙 역, 김제훈 연출의 ‘가을 반딧불이’를 남녀노소 누구나 보아도 좋을 한 편의 납양특집극이자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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