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히스시어터, 이국호 연출 ‘백중사 이야기’:내외신문
로고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히스시어터, 이국호 연출 ‘백중사 이야기’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7/03 [11:11]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히스시어터, 이국호 연출 ‘백중사 이야기’

편집부 | 입력 : 2015/07/03 [11:11]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청담동 유시어터에서 극단 히스시어터.플레이몽의 고연옥 작, 이국호 연출의 ‘백중사 이야기’를 관람했다.

 

고연옥(1971~)은 1994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작가로 활동하였으며,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꿈이라면 좋았겠지’가 당선되어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

 

시사월간지의 기자로, 방송국 시사프로 구성작가로 일했다. 2000년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2001년 청송보호감호소의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인류 최초의 키스’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에 선정되었다.

 

2003년, 한 독거노인의 죽음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의 단면과 죽음의 의미를 짚은 ‘웃어라 무덤아’가 역시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3 대산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선정되었다. 2006년에는 극단 배우세상, 박근형 연출로, 제도권에서 일탈해 있다는 이유로 강간치사사건의 주범이 된 소년들의 이야기 ‘일주일’이, 극단 제이티컬쳐, 문삼화 연출로 한 하급장교를 통해 계급과 구조 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군대 구성원들에 대한 ‘백중사 이야기’가 공연되었다.

 

그리하여 ‘인류 최초의 키스’ ‘일주일’ ‘백중사 이야기’ 세 작품에 대해 ‘사회극 삼부작’, 혹은 ‘남성 삼부작’이라고 회자되었다. 2007년, 현대사회 공간의 이질성과 위험성을 다룬 ‘발자국 안에서’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서울연극제에 출품되어 대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그 해 고연옥의 첫 희곡집 ‘인류 최초의 키스’(연극과 인간)가 출판되었다.

 

이국호(1971~)는 무술감독 겸 성격배우다. 영화 ‘철도원’에서 무술감독 겸 배우로 출연하고, 연극 ‘병신삼단 로봇’ ‘이기동 체육관’ ‘뷰티풀 번아웃’에서 기량을 발휘했다. 2015년 동아연극상 시청각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쉬어 매드니스’ ‘칼로 막베스’ ‘페리클레스’ 그 외의 다수 작에 출연하고, ‘백중사 이야기’를 연출.출연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극인이다.

 

‘백중사 이야기’는 명문대 출신으로,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소집영장을 받은 이병장이 백중사의 감시를 받으며 군 생활을 시작한다. 백 중사는 이 병장 뿐 아니라 모든 소대원들이 두려워하는 존재이다. 그는 대부분의 군인들이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려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일정한 직업도 없이 사회의 변두리를 떠돌다가 군대에 입대한 백 중사는 휴가도 반납하면서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한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부대장은 직업군인을 제의하고 백 중사는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앞으로 5년이면 집과 가족이 생겨 어엿한 가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부대장과 부대에 충성을 다 한다. 부대장은 약속대로 백중사에게 그가 바랬던 ‘자식을 훌륭히 키울 수 있는 여자’를 소개해주고, 백 중사는 가정을 이룰 꿈에 부푼다.

 

그러나 자식을 훌륭히 키우기 위해서는 군인을 그만 두고 도시로 나가야 한다는 여자의 말에, 군인이 아닌 제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었던 백 중사는 그녀와 헤어진다. 그리고 군인아파트에 들어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대 근처 술집에서 일하는 영자와 서둘러 결혼한다. 그러나 술집 여자와 결혼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동료중사 때문에 결혼식 피로연은 엉망이 되고, 백 중사 역시 달라질 것이라 믿었던 자신의 인생이 다시 실패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 후 백 중사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어리석은 모험을 한다. 영자에게는 자신이 부대장에게 큰 신임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남편으로서 존경할 것을 강요하고, 한편으로 소대원들을 자의로 외출시켜 영자의 하루를 감시하도록 한다.

 

이 병장 역시 자신에 대한 보고서를 잘 써주겠다는 백중사의 회유에 영자를 미행하게 된다. 일등병 시절,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피곤에 지쳐 술집을 찾은 이 병장에게 금자는 용서할 수 없으면 이해하라고 말한다. 이제 전역 석 달 정도를 남겨 둔 이 병장은 옛날 자신의 모습과 닮은 정 이병에게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며, 이등병도 인간이니 너무 주눅 들지 말라고 얘기한다.

 

백 중사는 이 병장에게 이제 전역하면 우린 상종도 하기 힘든 사이가 될 거라며 한 번 집에 와서 저녁이나 먹자며 은근히 떠본다. 백 중사는 소대원들이 자신과 영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이 병장은 백 중사에게 이제 그만 행복을 찾으라며 잘못된 명령 때문에 영자 뿐 아니라 소대원들 모두가 고통 받고 있다고 하지만 백 중사는 군대에서 명령을 우습게 알지 말라고 말한다. 내무반에서 최 병장은 사회에선 바른 말 하던 운동권이라더니 왜 여기선 똑같이 비겁해지냐고 이 병장을 공격하는데, 이 병장은 원래 자신은 나약한 인간이었다며, 예전엔 그것이 내 탓이 아닌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 즈음 백중사와 소대원들 사이에 사건이 발생한다.

 

박 상병과 김 일병이 영자의 미행 내용을 보고하는 중에, 백 중사의 심기를 상하게 한다. 백 중사의 의도된 질문에 따라 영자와 백중사의 처지를 동정한 것이다. 백 중사는 그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꼭 되갚아 주겠다고 협박한다. 늦었지만 상황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한 이 병장은 부대장을 만나, 백중사의 일을 보고한다. 그러나 오히려 부대장은 이 병장에게 ‘잘못된 명령’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내린 명령조차 판단하지 못해 순응해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부대장은 오랜 시간동안 서서히 중심에서부터 밀려나 작은 산골 부대의 부대장 자리도 아쉬운 사람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다면, 지금의 자리도 보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소대원들은 술집에 가서 백 중사에게 당한 분을 삭힌다. 이런 일을 언제까지 겪어야 할 지 억울해 한다. 그때 금자는 몸살기가 있어 술집 문을 닫을 것이라며 그들을 내보낸다. 그들은 군인 기둥서방이라도 왔냐고 묻지만, 여기 아니면 술 한 방울 얻어먹을 데라도 있냐는 금자의 으름장에 모두 일어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방에서 나온 런닝 바람의 백 중사가 금자를 부르고, 금자와 백중사가 그 동안 내연관계였음이 드러난다.

 

백 중사는 내 앞에선 쩔쩔매면서 뒤에선 욕하는 소대원들이나, 남편을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아기를 갖겠다는 영자보다 금자가 좋다고 말한다. 금자는 삶에 자신이 없어, 일부러 매번 불행을 선택하는 백 중사에게 연민을 느낀다. 전역하는 날, 이 병장은 버스 터미널에서 영자를 만난다. 영자는 수많은 도시로 떠나면서 살았던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지금은 백중사가 자기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광대처럼 줄타기를 하는, 그래서 언젠가 떨어져 몰락할 존재이기에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병장은 이 곳에 있었던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뿌리를 내리지 않았다며, 한 번쯤 나무가 되어 보고 싶다고 영자에게 말한다. -고연옥 씀-

 

무대는 배경 가까이 이층 통로로 오르는 계단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리고 폐 연료통 세 개를 바닥에 받치고 널판을 그 위에 깐 평상형태의 조형물 두 개를 장면에 따라 출연자들이 이동시켜 사용한다. 무대 뒤의 계단과 무대 전면 그 아래 객석통로를 동선으로 사용한다. 의상은 군복을 사용하고, 도입장면에 이 병장의 외투는 무대 앞 통로에 벗어두었다가 대단원에서 다시 입는다. 술 주전자와 양은대접 그리고 쟁반 등의 소품은 출연자들이 운반한다.

 

연극은 도입에 전역한 이 병장이 역시 전역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군대동료와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군대생활에서 겪은 온갖 언짢았던 일들만 골라서 이야기가 구성되고 대단원까지 이끌어 간다. 겪은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고통과 고생의 연속이지만, 지나고 나면 군대생활이 다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리게 된다. 관객도 이를 폭소로 받아들이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금년이 6 25발발 60주년이 되는 해이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를 지킨 자랑스러운 국군장병들과 관련된 연극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인촌, 이국호, 조운, 김영준, 김도완, 오승용, 송부건, 김주영, 김진곤, 한인수, 김대영, 위지영, 리다혜, 이화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을 사로잡고 갈채를 받는다.

주최 유시어터, 무대디자인 김수진, 사진 정희승, 음악.작곡 신승익, 프로덕션 매니저 김재현.오도건, 조명디자인 이리오, 프로듀서 조운, 음향오퍼 이현석, 오펴레이터 서하영.김우영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히스시어터·플에이 몽의 고연옥 작, 이국호 연출의 ‘백중사 이야기’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