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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최고의 찬사: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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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최고의 찬사

윤점순 | 기사입력 2010/09/15 [08:16]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최고의 찬사

윤점순 | 입력 : 2010/09/15 [08:16]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공동 연출을 포함한) 6번째 장편 극영화. 종종 정글 비전이라고 할 만한 영화적 미장센을 펼쳐 온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새로운 영화는 다시 한번 정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랑이를 마주치는 대신 () 19년 전에 죽은 아내의 귀신과 오래 전에 정글에서 실종되었다가 원숭이 괴물이 되어 돌아온 아들과의 만남을 다룬다. 종종 명상을 하듯이 전개되는 영화는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 사이의 미로는 매우 복잡하게 서로 다른 길로 나가면서 보는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든다. 그가 이제까지 만든 영화에 비한다면 비교적 친절한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생(現生)과 전생(前生), 육체와 영혼, 사람과 동물 사이의 경계를 하나의 미스터리한 매듭으로 묶는다. 어쩌면 감독은 그 둘 사이의 경계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처럼 여백 사이에서만 진행시킨다. 조용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갑자기 중간에 방향을 바꾸듯이 한밤중의 정글 한복판에서 못생긴 공주와 메기의 동화를 전개한다. 공주는 물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만을 상상하는 왕자에게 실망하고 혼자 머물자 호수에서 누군가 그녀에게 말을 건다. 마치 자살하듯이 물에 들어간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폭포가 쏟아지는 호수 속에 살고 있는 메기이다. 아마도 메기와 공주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가 볼 수 있는 환상의 한 극단일 것이다. 그런 다음 다시 분미 아저씨의 죽음으로 돌아온 영화는 두 이야기의 경계를 마치 주름 접듯이 하나의 영화 안에서 공존시킨다. 혹은 어느 쪽이 어느 쪽의 전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라세타쿤은 이 영화가 단지 우화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 수상쩍은 영화에는 마치 콜라주 되듯이 태국의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토픽들이 수많은 간접적 인용으로 들어가 있다. 분미 아저씨의 아들은 오랫동안 실종되었다 돌아왔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억 속의 사진에는 태국 군부대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여동생이 운영하는 농장에는 많은 이민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에는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둘러싼 불법적인 이민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끼어든다. 조카 통은 자기가 수많은 공산주의자들을 죽였다고 괴로워하고, 마치 정신적 트라우마의 억압이 귀환하는 것처럼 텔레비전에서는 불안한 태국 정국의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환상적이지만 정치적이고, 문화공동체를 다루면서 개인적인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태국의 북동부에서 촬영되었고 그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기 위해 (조카 통을 제외하고)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원작을 빌려 온 것이기는 하지만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으며, 특히 분미 아저씨의 침대는 그의 아버지의 침대를 그대로 빌려 온 것이라고 한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말에 따르면 는 무엇보다도 이제는 죽어 버렸거나 죽어 가고 있는 영화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정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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