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뉴 터키 시네마: 21세기의 얼굴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터키 감독 누리 빌게 제일란의 (2014)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터키 영화는 100주년을 맞는 등 터키 영화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되는 해이며. 이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큰 상징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비아시아권 영화 특별전은 흔히 우리가 형제 국가라고 부르는 터키에 중점을 두었다
터키 영화는 1982년 일마즈 귀니의 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올해, 누리 빌게 제일란이 (2014)으로 또 한 번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면서 터키 영화의 저력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터키는 재현과 이미지 숭배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국가로, 시각이미지에 기반한 예술인 영화가 자리잡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24년 공화국 체제가 들어서면서 어렵게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자각이 싹텄고, 1960년대 ~ 1970년대에는 연간 약 300편의 영화가 제작되면서 전성기를 거쳤다. 이후 의식 있는 영화에 대한 욕구가 커지긴 했으나 1980년대 ~ 1990년대 초에는 다시 영화산업이 전멸하다시피하였고
본격적으로 영화의 시나리오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후반 들어서 터키의 뉴 웨이브 바람이 일어나면서였다. 이때 등장한 감독들이 바로 누리 빌게 제일란, 제키 데미르쿠부즈, 예심 우스타오글루, 레하 에르뎀, 레이스 젤릭과 같은 현재 터키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진지한 작품세계로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특히 레이스 젤릭의 (2012)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예심 우스타오글루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들을 주목하고 꾸준히 소개해왔다.
한편 우구르 유젤, 쿠툴룩 아타만, 타이푼 피르셀리모글루, 오누르 운루, 파티 아킨 같이 개성 넘치는 감독들과, 터키 영화산업에서 제작자, 프로그래머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해온 아멧 보야치오글루는 자국 영화의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시키는데 기여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처럼 1990년대 중 후반과 2000년대 초에 걸쳐 등장한 감독들이 21세기에 발표한 영화들과, 그들의 뒤를 이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알리 아이딘의 장편을 포함한 총 7편을 상영한다. 여기에 터키 감독과 배우, 평론가가 참여하는 세미나 또한 준비 중에 있어,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터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특별전과 맥을 같이 하면서 올해 칸과 베를린, 베니스에 소개된 과 등과 같은 주옥 같은 작품들은 ‘월드 시네마’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