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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축구와 사랑에 빠졌어요!”: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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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축구와 사랑에 빠졌어요!”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2/11 [06:08]

“우리는 축구와 사랑에 빠졌어요!”

편집부 | 입력 : 2014/02/11 [06:08]


[내외신문=인천연합]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못 만나면 몸살 나요.”
“주말이 기다려져요. 이제는 친구 그 이상이거든요.”
“만나서 함께 뛰다보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몰라요.”
“결혼요  아직 생각 안 해봤어요. 다행인지 몰라도 아직 모두 애인이 없네요.”
그녀들은 운동장 한쪽 벤치에 앉아 운동화 끈을 바짝 조여 매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한마디씩 주고받느라 손과 입이 바쁘다.

“파이팅~! 나이스~!” 매주 일요일 오후4시가 되면 우렁찬 여자들의 기합소리가 청학중학교 운동장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20대 아가씨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축구팀‘포니(Pony)’가 공과 뜨거운 데이트를 즐기는 시간이다. ‘포니’는 심포니(symphony)와 포니(pony)를 뜻하는 말로 조화로운 조랑말이라는 의미를 가진 팀명이다.

2010년 인천에서 여고를 졸업하고 체육을 전공한 여대생들 몇 명이 그냥 축구가 좋아서 주말마다 운동을 시작한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포니팀 대표 조은이씨(26세)는 “처음에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다섯 명의 친구들이 시작을 했어요. 그러다가 코드가 맞는 친구의 친구가 모이고 선후배가 모이면서 20명의 포니팀 축구단을 결성하게 되었죠. 아마추어지만 프로 같은 정신으로 열심히 연습과 경기를 하면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용돈을 조금씩 모아 단체운동복을 맞추어 입고 전국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했다. 주말마다 열심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먼 길 마다않고 지방대회에 참가하다보니 어느새 어엿한 여자축구팀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동안 참가한 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은 못 내었지만 서로 간에 끈끈한 정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축구실력만큼 정도 많이 두터워졌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해요. 이제는 실력보다 정으로 뭉쳐지는 것 같아요.”
체육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유소년 축구단 코치와 방과 후 스포츠 지도교사 등 대부분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전공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운동장으로 집합~!”
주장의 우렁찬 기합소리에 이들은 입었던 잠바를 벗어 던지고 일사불란하게 운동장 한가운데로 질서 있게 모인다.
“하나 둘 셋 넷~”스트레칭과 공을 이용해 진지하게 몸 풀기를 하는 모습이 프로선수단의 전지훈련을 연상케 한다. 그녀들은 영하의 추운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킥 연습과 골키퍼의 공 막는 연습에 집중한다.
이지현씨(24세, 골키퍼)는 “함께 운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정말 가족 같아요. 서로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거든요. 지금처럼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앞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여자축구팀이 되고 싶어요. 너무 제 꿈이 큰가요  하하~”
“주말에 시간을 내서 포니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여자지만 남자 못지않게 열정과 끈기와 인내가 있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도하면서 축구의 재미를 알려줄 생각입니다.”조찬영씨(27세)는 골대 앞에 서서 골키퍼 연습을 시킨다.

잠시 후 이들과 경기를 펼칠 상대팀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선다. 인근 교회에서 온 축구팀이다. 양 팀의 인사가 끝나자 심판의 호루라기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된다. 관중이 없는 아마추어팀들의 시합경기전이지만 승부욕을 담고 공을 치고받는 공방전은 거친 숨소리만큼 박진감과 스릴이 넘친다.
기술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감독 정재현씨(27세)는 “현재 축구클럽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더라고요. 진지하게 열정을 갖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주말마다 무료로 지도해주고 있습니다.”라며 경기 중간 작전타임을 이용해서 열심히 조언을 한다. “킥은 강하고 정확하게~알았지  발끝으로 힘껏 차야해!”운동장에 모여앉아 돌멩이로 그림을 그려가며 진지하게 작전을 짠다.

전반전과 후반전은 그녀들의 거칠고 힘찬 발걸음만큼 쏜살같이 지나간다.
연습경기에 임하는 그녀들의 표정과 눈빛이 진지하다. 강하게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않고 매섭고 날카로운 표정과 몸으로 맞서 받아 친다.
경기는 포니팀의 승리로 끝났다. 그녀들의 환호와 서로를 위한 격려의 박수소리가 운동장을 뒤덮는다.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러서 할머니가 돼도 이렇게 함께 축구하면서 살고 싶어요. 축구와 결혼할 수는 없나요?” 조대표는 활짝 웃으며 팀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아이뷰=박영희 객원기자] 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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