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칼럼][류충석의 금융시장 프리즘] 기업 지배구조 시각에서 보는 장성택 숙청:내외신문
로고

[칼럼][류충석의 금융시장 프리즘] 기업 지배구조 시각에서 보는 장성택 숙청

김대현 | 기사입력 2013/12/17 [13:32]

[칼럼][류충석의 금융시장 프리즘] 기업 지배구조 시각에서 보는 장성택 숙청

김대현 | 입력 : 2013/12/17 [13:32]


 

[내외신문]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의 정치의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일이다. 그런데, 기업을 야생의 정글로 간주하고 북한을 여기에 대입하면서 나름 가늠할만한 부분이 나타나는 듯 하다. 일단, 북한 권력의 3대 세습은 정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 기업에서는 경영권 및 부의 세습 측면에서 일상이 되어있다.

 

권력 다툼 등에 따른 숙청을 회사 퇴진 등으로 연결시킬 수 도 있다. 권력세습을 기업측면에서 보면, 당시 경영진에게는 피상속인을 적합한 인물로 장식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을 것이다. 또한 원로 경영진과의 긴밀한 공조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북한의 세습 과정도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증이 없었던 어린 인물을 부상시켰던 주 테마는 혈통이지 않았나 싶다. 백두혈통을 내세우며 세습을 정당화하였고, 그들 세계에서는 창업주로 검증된 김일성과 판박이로 만들면서 다른 적격 혈통과도 차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혈통을 내세우면서 친족들을 추켜세워졌고, 이에 따라 장성택도 입지가 상승하면서 원로그룹 중 나름의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역할을 마무리한 경영진은 은퇴의 수순을 밟는다. 계약직, 임시직이란 용어는 비정규직 직원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문 경영진을 일컫는 은어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내각에 해당하는 기업에서의 위상이지만, 대주주의 절대적인 권력에 비하여 미미한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일반직원처럼 정년의 보장도 없어 대주주의 눈길에 따라 진퇴가 결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습과정에서 원로와 장성택에게 역할이 주어졌듯이, 세습이 마무리되면 그들의 은퇴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다. 반대로, 그의 숙청을 절대권력 세습의 마무리를 알리는 신호로 볼 수 도 있다. 세습은 마무리되었지만, 치기 어린 절대권력은 원로들 퇴진이상의 쇼킹한 이벤트를 필요로 했다. 이에 강력하지만, 한편으로는 만만한 숙청대상을 골라야 했다. 백두혈통 형제나 전문 대리인이 아닌 장성택만이 가진 특징이 선택되었다.

 

이제는 대리인 간 다툼 측면에서 그의 숙청을 이해해보자. 경영진에게는 역할을 수행할 때 필요한 권리가 주어진다. 기업의 실질적인 역할은 경영진들이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절대권력의 핵심일상은 그 들을 심판하는 것이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권력이다. 2인자는 대리인 중 우선일 뿐 1인자의 절대권력과 비교할 수는 없다. 장성택을 포함한 북한의 대리인들도 주어진 책무에 따라 향유할 수 있는 나름의 권리는 주어진다. 그 권리를 차지하려는 분쟁이 가능하다. 기업에서의 암투는 전보나 해고로 끝나지만, 북한의 암투는 살상으로 이어졌다. 절대권력에 기생하기 위한 대리인의 자리다툼이다. 그 다툼에서 장성택이 진 것이나, 피붙이로서 누리던 남 다른 권리 때문에 보다 강력한 메스가 동원되어야 했었고 이에 죽임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편, 왕정시대에도 절대권력에 도전하는 세력은 있었고, 그 반역이 성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대주주에 대항할만한 대리인의 권리는 없다. 북한에서도 절대권력에 대항할 만한 세력이 나타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역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철권의 독재시대를 매듭짓는 사건사고와 같이, 개인이나 특정세력에 의하여 변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특정 임직원이 회사를 장악하는 변고를 도모하진 못하여도 회사를 도산시키는 사건사고는 자주 있는 것과 같다. 어쨌든, 북한의 황당한 사건들이 기업의 지배구조와 연결 지어 지는 것이 마냥 씁쓸하기만 하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