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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여행-사색으로 걷는 수변길: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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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여행-사색으로 걷는 수변길

이승철 | 기사입력 2010/04/27 [20:21]

화천여행-사색으로 걷는 수변길

이승철 | 입력 : 2010/04/27 [20:21]


 

수변(水邊)에 비친 수채화

 

강물 속으로 번져나간 사색과 물빛 그리움과

수채화 그림들을

가슴에 담아 두는 건 온전한 나의 몫이 됩니다.

-수변길을 걸으며-

 

 

 

비취빛 북한강 넓은 강길 따라 도도히 흐르는 물길 가장자리에

물감을 풀어 그린 그림들이?아련한 반영으로?떠오르니?

자연이란 캔버스에 올려놓은 그림?길이 되기도 합니다.

 

또 한, 청자 연적같이 맑은 수필을 생각하게 만드는 길 위로

강바람이 봄바람 되어 발걸음에게 동행의 손을?건네니

오랜만에 젖어보는 마음의 평안입니다.

 

 

제주도의 올레길과 지리산의 둘레길이 유명하다면, 이곳 화천

북한강 상류의?수변길 따라 이어지는?풍경 역시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륵바위

 

수변길 가는 길목을 지키는 미륵바위의 유래 앞에 잠시 머물다가

곧장 수변다리가 있는?강가로 향하게 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절터에 있었다는 미륵바위는 사실, 미륵의 형상과는

자뭇 동떨어진 것이지만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니

그냥 가볍게 믿기만 하면 됩니다.?

 

강물 따라 흐르는 명상의 길

 

지난해 피었다?고개 떨군 갈대와 연록빛 새싹을 터뜨려내는 버들가지 사이로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는 강 가장자리 습지가?곱기도 합니다.

 

강을 가로질러 부표를 띄워 수변길 가는 길목에 놓인 수변다리,

 

 

발걸음을 딛고 서면 조용한 파문이 강물 위로 퍼져나가는데

그리움으로 지은 연가가 묵언처럼 봄날을 적셔내는 것을 일을 수 있습니다.

 

 

?울창한 강 기슭은 휘어지고 꺾인 태고의 나목(裸木) 모습 그대로이고

단조로운 직선을 살짝 비켜나간 수변길은?조금 휘어지나 싶더니

강과 산 기슭 사이로 끝단이 사라지고 맙니다.

 

 

어린 물새 몇 마리가 바쁘게 옮겨다니면서 소리로?점 찍으며 날아갑니다.

대지가 미쳐 깨어나지 못한 겨울의 흔적이 남았는가 하면

이제 막 물이 오른 버드나무의 연록빛 싱그러움도 있습니다.

 

강자락은 워낙에?수풀이 무성한지라 자칫 한 눈을 팔고 가다가는

휘어진 나뭇가지에?머리를 부딛힐?염려가 있어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심심찮게 앞을 가로 막아 서기도 합니다.

 

 

이름모를 들꽃을 만나고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들꽃 하나 하나가 지닌 꽃색이 무척이나 맑고 투명합니다.?

 

낯선 여행길을 가다보면 간혹 이름모를 들꽃이나 풀꽃과 조우하게 되는데

이른 봄날에 영롱하게 피어오른는 꽃색을 가진 키 작아 여린 들꽃을 만나면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연록 잎사귀 한가운데를 노란 물감을 적신 붓끝으로 톡톡 건드려놓은

풀꽃이 앙증맞은 건?이들 모두는 봄의 여린 전령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강 기슭과 수변길을 지나?한참을 걷다 보면 갈대숲에 잠긴

황포돛배를 만나는 곳이 수변길이 끝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황포돛배 앞에서 만난 화천군 라이딩 동호회 분들인데

그러고 보니 수변길과 주변으로 연결된 길은 강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환상의 라이딩 길이 되는데 자전거 뒤의 산불조심이란 삼각 깃발이 고맙습니다.?

 

겨울 내음이 간간이 풍겨나오는 화천의 대지 위로 맑은 햇살이 가득 내려앉습니다.

 

한켠에는 이제 막 개화의 기지개를 펼치기 시작하는 개나리와

몽실하게 터져나오는 버들가지, 노란 유채꽃으로?봄을 눈으로 읽게 됩니다.

 

 

하얗고 노란 물감으로 그려지는 4월의 자연으로 봄이 무르익어 갈테니

?그때 쯤이면 우리는 4월이 황무지속 잔인한 달이 아니라는 사실 또 한,

알아차리게 될겁니다.

 

수변길이 끝난 뒤에 지나오는 하남리 위라리의 시골 풍경은

동토의 대지를 일깨워 내려는 준비가 한창인데 머잖아 농부의 손길도

봄날이 여무는 것과 함께 바빠지겠지요.

 

 

지난해 못 다 끝낸 이야기는 잠시 묻어두었다가 새벽 물안개 그리워지는

북한강을 기억에 떠올릴 그 때쯤에 가서 가슴을 열어보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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