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기본소득제 신설보다 근로장려금부터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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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기본소득제 신설보다 근로장려금부터 지급해야
  • 이호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2.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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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논설위원
이호연 논설위원

 

대선이 가까워져 다수의 표플리즘성 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농어민 등 1차산업 종사자에 대한 배려는 역대 어느 대선 때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농업인구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1111농업인의 날을 맞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모든 농어민에게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며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농민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경기도지사 시절 농민기본소득 지원 조례제정과 농촌 기본소득 조례를 통과시킨 실적을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농민 기본소득과 함께 농촌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는 허영 더불어민주당(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의원 등 66명의 국회의원이 농민기본소득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농어민 등의 1차산업 종사자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농민 기본소득 이외에 다른 지원방안은 없는 것인지 살펴보자.

 

농업 분야에서 제기되는 주요 이슈들

식량 안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율은 199043.1%에서 2019년에는 21.0%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사료를 제외한 식량자급율은 199070.3%에서 2019년에는 45.8%로 감소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EU회원국 및 주요 22개국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은 전 세계 꼴찌 수준이고, 전 세계에서 식량 수입금액이 5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국가의 평균 곡물 자급율은 100.8%이었다. 아시아권 국가 중 중국의 곡물자급율은 98.9%를 기록했고, 일본도 26.7%로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은 오래전부터 해외 농업기지를 구축해 실질적 곡물자급율은 10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한 글로벌 흉 곡물 생산감소 또는 전쟁 발생 등으로 인한 각국의 식량 무기화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는 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부 차원에서 브라질 등에서의 해외 농업 기지 구축 등의 획기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농업 분야 괴사 위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우리나라의 농가 인구는 10,826천명이고 농업인 비중은 28.4%이었는데, 2020년 말 현재 농가 인구수는 2,314 천명이고 농업인 비중은 4.5%으로 줄어들었다.

고령화 현상은 더 심각하다. 2010년 기준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이 21.7%이었지만 2020년에는 42.3% 늘어났다.

통계청의 ‘2020년 경지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경지면적은 15647972019년보다 158957에서 1616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로 밭은 74902, 논은 823895가 감소했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역균형 발전은 차치하고 멀지 않은 장래에 농촌이 괴멸될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FTA 체결 관련 부실한 피해 영향조사 및 보상책

우리나라는 1993UR에 가입해 시장을 개방했다. 2004년 칠레와의 FTA 체결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미국과, 그리고, 2015년에는 중국과 FTA를 체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다자간 FTARCEP에 동참했고, 현재 CPTPP 가입을 추진 중이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FTA 농어업법)’에 따르면, 정부는 협정의 이행이 농어업 생산감소 및 농어가 소득감소 등 농어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ㆍ분석하여 그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여야 한다. 그리고, 농어업인 등의 피해에 대한 보전대책, 농어업인 등의 지원을 위한 관련 제도의 개선 방안 및 그 밖의 농어업인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한미 FTA 체결 당시 쇠고기 파동을 겪은 이후, 점점 정부의 피해 영향조사나 정당한 보상절차 등은 점점 요식행위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리고, 국회의 비준처리 절차도 점점 더 부실하게 처리되고 있다.

 

왜곡된 농민 지원 정책

우리나라는 농어민 등을 위해 농어민건강보험료 지원, 농업인안전재해보험, 취약농가 인력지원, 농업재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운영비 지원, 농림어업용 기자재 부가세 영세율 적용, 자경농지 양도소득세 감면, 석유류 간접세 면제 및 농업생산시설 현대화 등의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농민 지원예산 중 82.6%를 차지하는 직불금이 재배 면적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어 농가의 빈익민 부익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그리고, 직불금 제도의 부실한 운영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부재지주에 지급되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농업 지원금 대폭 확대 필요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을 인용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금은 23700만달러로 전년보다 23.1% 감소했다. 농업총생산액 4378900만달러 대비 5.3%에 불과하다. 2013~20153%를 전전하던 농업보조금 비중은 20165.4%, 20177.2%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곡물수출국인 미국과 호주의 농업보조금 지출 규모가 직전년도 대비 각각 35.7%, 26.9% 증가한 점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2018년 기준 OECD 회원국의 농업총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중 평균은 11.9%.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각각 52.7%, 39.5%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9.1%, 8.7%로 우리나라보다 농업보조금 비중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조금 수준보다 2배 이상 늘려야 겨우 OECD 회원국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꼴찌 수준의 곡물 자급율의 특수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농업보조금 수준을 늘려야 할 것이다.

 

농어민 등 1차 산업종사자에 대한 근로장려금 지급

근로장려세제는 일용근로자와 영세자영업자등의 근로빈곤층이 극빈층으로 추락하지 않고, 중산층에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산적 복지제도이다.

근로장려세제는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도에 지급 근거법령이 마련되어, 2008년 소득을 기준으로 2009년도에 일용근로자를 대상으로 첫 지급이 이루어졌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100조의3에 따르면, 소득세 과세기간 중에 소득세법에 규정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는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자이다.

현행 소득세법 19조에 따르면, 농업인도 사업소득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부는 농업인에게도 마땅히 근로장려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세제실 공무원은 소득세법 12조에 규정에 따라, 농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이나 농가 부업 소득은 비과세소득이기 때문에 농어민 등에 대한 근로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과세나 감면 제도는 징세목적으로, 그리고, 근로장려세제는 복지 목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이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면세점 미만이라 할지라도 국세청은 복지 목적으로 소득을 파악해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현재 비과세 대상 농업 소득에 대해 소득세 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으로 농어민 소득을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 농어민 등에게도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은 행정처리일 것이다.

현행 근로장려세제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최대 300만원까지 근로장려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어렵게 농민기본소득 등의 제도를 신설하는 것보다는 기존 제도의 틀 안에서 먼저 농어민에 대한 소득 지원 방안을 찾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대선 후보들의 관심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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