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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진단] 돈세탁 방지를 위한 제도 강화: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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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진단] 돈세탁 방지를 위한 제도 강화

이호연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0/19 [16:30]

[대선진단] 돈세탁 방지를 위한 제도 강화

이호연 논설위원 | 입력 : 2021/10/19 [16:30]
사진=이호연 논설위원
사진=이호연 논설위원

 

언론은 지난 17일 제주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에 보관 중이던 현금 1456천만원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금다발 무게만 약 280kg에 이른다고 한다.

 

거액의 현금도난 사건과 관련이 있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식회사(‘회사’)는 제주도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다. 회사의 회계감사보고서 나타난 내용을 살펴보자.

 

회사2020년 말 현재 법정 자본금은 27,176백만원인데, 누적 결손금은 127,245백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이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56,456백만원 초과한 상태이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91억원, 당기순손실은 37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차상위 지배기업인 Land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Ltd.2021312천억원의 차입계약을 체결했다.

 

Land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Ltd.202114일에 회사의 고객 대여금고에 보관 중이던 회사의 특수관계자인 Golden House Ventures Ltd. 소유의 현금이 분실되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Golden House Ventures Ltd.20201231일 현재 Land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Ltd.의 종속회사이며 회사와 동일 지배하의 관계이다. 이들 특수관계인에 대한 회계감사보고서 등의 공개된 정보가 없어 회사와의 어떤 계약 관계에 있는지는 알 수는 없다.

 

어쨌든, ‘회사의 재무구조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재 가능성이 의심될 정도로 최악의 상태인데,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이 무슨 이유로 회사의 연간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1456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 뭉치를 보관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FATF는 카지노를 돈세탁 의심 창구로 간주해 엄격한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고, ‘특금법에서도 카지노에서의 칩 교환 등의 거래에 대해 STR CTR 보고의무를 포함한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카지노에 자료제출 요구를 하고 철저한 검사를 하고,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돈세탁 규제와 관련된 법령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3단계를 거쳐 완성되는 돈세탁 행위

FATF 돈세탁(자금세탁) 행위를 범죄수익의 불법원천을 가장하기 위한 과정으로 정의했다. , 불법재산의 취득?처분 또는 발생 원인에 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그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 및 탈세 목적으로 재산의 취득?처분 또는 발생 원인에 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그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뜻한다.

 

미국 관세청은 자금세탁행위는 예치단계(Placement Stage), 은폐단계(Layering Stage) 및 합법화(통합) 단계(Integration Stage) 등의 3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예치단계란 사정기관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번 돈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해당 자금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제도 금융권으로 몰래 이전하는 과정이다.

은폐단계란 복잡한 다단계 금융거래를 통해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보이게 만들어 자금추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합법화 단계란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투입해 합법적 자금으로 위장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뇌물로 받거나 비자금 등으로 조성한 현금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하고, 해외에서 매각해 조세 천국 소재 금융기관에 예치하고(Placement), 다단계 역외 송금거래를 통해 자금추적을 어렵게 만들고(Layering), 해당 자금을 국내에 사모펀드로 들여와 기업을 인수(Integration)하는 것이다.

 

FATF 권고사항과 입법적 보완 필요성

(1) FATF 권고사항

FATF2020420일 우리 정부에 제출한 제2차 상호평가 보고서를 통해, 우리 정부가 우선 조치해야 할 8가지 사항(Priority Actions)을 권고했다.

 

그중 첫 번째 권고 사항은 특정 비금융사업자(DNFBPs) 전 부문에도 AML/CFT(Anti-Money Laundering/Combat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의무를 적용하도록 AML/CFT 체계를 확대하고, 이들 부문의 감독 당국을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비금융사업자(DNFBPs)특정유형의 비금융 사업 및 전문가(Designated Non-Financial Business and Professions)’를 뜻한다. 돈세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얽혀있을 개연성이 높은 사업이나 전문가로, FATF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직종을 예시했다.

감사, 외부 회계사 및 세무 고문

카지노 및 기타 도박 서비스 제공업체

회사 서비스 제공업체

귀금속 또는 보석 딜러

변호사

공증인 및 기타 독립 법률 전문가

공인중개사

신탁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2조에 규정된 자금세탁과 관련된 금융거래 등의 범위에는 카지노 사업장에서 베팅에 사용되는 칩 교환 등의 거래를 포함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규정)’에 따르면, 카지노 사업자는 금융기관 등과 유사한 수준의 정교한 내부통제를 구축해야 한다. 내부통제는 임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 직원 알기 제도 운영, 독립적 감사체계 구축 및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이행 평가 등을 포함한다. 고객 알기와 관련해 300만원 이상의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에 대해 신원확인, 거래의 목적, 자금의 원천 등을 확인해야 하고, 확인을 거부할 경우 거래를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특금법2조 금융회사 등의 범위에 제도권 금융회사, 가상자산 관련 업자, 전자금융업자, 환전업자, 해외소액송금업자, 그리고, 대부업자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들에게도 의심거래(STR)나 고액현금거래(CTR)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2) 전문가 집단에 대한 규제 신설

우리의 AML 3법에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또는 컨설턴트 등의 전문가 집단과 귀금속 딜러 등에 대한 관리 감독 등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역외 거래를 통한 자금세탁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에 필요한 까닭에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전문가 그룹에 대한 처벌규정을 포함한 관리 감독 등의 입법적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비자금 조성이나 뇌물은 조세회피와 관련이 있는 까닭에,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탈세 제보 포상금이나 해외계좌신고포상금 상한선을 철폐해 제보가 활성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고액현금의 돈세탁 방지 방안

AML 3법에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면, 뇌물이나 비자금을 수표나 차명이나 도명 계좌를 통한 계좌이체로 받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금융회사 등이 FIUSTR이나 CTR 보고를 통해 계좌추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1217일부터 차세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 종전의 자금세탁 방식인 10만원권 소액 수표를 통한 자금세탁 등의 행위는 FIU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의 추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사유로, 거액의 뇌물이나 비자금은 현금거래를 이용해야 하고, 거액현금의 보관이나 도난 위험 때문에 골드바 또는 고액 상품권 등으로 교환해 두는 것이 보편적일 것이다.

 

따라서, DNFBP의 범위에 금 거래소, 보석상 또는 상품권 발행사 등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 또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규모가 늘어났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상품권 발행규모가 늘어나면서, 상품권 깡 등의 불법 또는 탈세 행위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차제에 상품권법을 부활시켜 상품권을 통한 불법거래를 차단할 필요성이 시급할 것이다.

 

(4) 사업상 고액현금이 필요한 업종에 대한 규제강화

카지노 이외에도 사업상 상시 고액현금이 필요한 업종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온라인 불법 도박 자금

언론은 지난 20114월 김제 마늘밭(990)에서 5만원짜리 현금 뭉치 110억 원가량이 발견됐는데, 해당 자금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이었다고 보도했다.

 

국가기관이 지출하는 특수활동비

언론은 지난 201814일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임 중 국정원으로부터 35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최순실은 1억이 넘는 땅값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외에도 국회의원의 특활비 유용사례를 비롯해 공공기관에서의 비자금 조성행위도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현금수송업체 및 점주관리방식 CD기 운용사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 등이 운영하는 ATM이나 CD에 현금 수송업무를 아웃소싱 받은 업체 또는 은행 등과 브랜드 제휴 등의 계약을 체결하고 CD기 등을 운영하는 업체 등은 은행 등으로부터 선입금을 받고 있어, 상시 거액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불법 환치기 송금업체

우리나라의 등록외국인은 110만명을 넘는데, 그중 상당수는 외국인 근로자이다. 이들이 은행 창구를 통해 자국으로 송금하는 비율은 1% 미만이고, 대부분은 환치기를 통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환치기 사업자들은 외국인 근로자로부터 현금을 수취하고, 자국 가족에게 송금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고액현금을 보관하고 있다.

 

거액의 현금은 지하경제 활동으로 스며들어 불법 행위에 동원되기도 한다.

 

, 구리, 철스크랩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 납부제도가 도입되기 전, 수천억원의 현금이 동원돼 Carousel 방식으로 거액의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Carousel 방식이란 바지사장으로 사업자등록을 해놓고, 고물상 등으로부터 구리 등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무자료 현금으로 구매해 제련 회사에 납품한 후 국세청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고 도주하는 거래 행태를 말한다.

 

투명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려면 자금세탁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 구멍을 빈틈없이 틀어막아야 할 것이다.

 

대선 주자들의 관심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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