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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칼럼] 이재명은 윤리적이고 이낙연은 도덕적인 이유: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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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칼럼] 이재명은 윤리적이고 이낙연은 도덕적인 이유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2021/09/11 [21:53]

[김성우 칼럼] 이재명은 윤리적이고 이낙연은 도덕적인 이유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입력 : 2021/09/11 [21:53]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윤리와 도덕은 다르다

우리말의 도덕은 영어의 모럴(moral)의 번역어이다. 윤리는 영어의 에틱(ethic)을 옮긴 말이다.

 

원래 전통 철학에서 도덕은 도와 덕으로 분리된다. ()는 도가에서는 무위자연의 도, 유가에서는 하늘의 도를 가리키고, ()은 인간이 도에 따라 얻은 것()을 말한다. 현대 우리말의 도덕은 전통적인 도와 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의 모럴과 그 뜻이 같다.

 

윤리(倫理)는 인륜의 이치라는 뜻이다. 유가에서 인륜이란 인간이 맺는 관계를 의미한다. 유가가 중시하는 다섯 가지 관계가 오륜이다. 오히려 현대 우리말의 윤리는 영어의 에틱과 유사하다. 이는 풍습이나 관습을 지칭하는 그리스어 에토스(ethos)를 어원으로 에티케에서 온 말이다.

 

모럴의 어원은 라틴어 모랄리스(moralis)이다. 모랄리스는 로마의 키케로가 그리스어 에티케(éthiké)를 번역한 말이다. 에티케에서 영어의 윤리학(ethics)이 기원한다. 도덕과 윤리는 원래 같은 말이었다.

 

현대 철학에서는 도덕철학과 윤리학을 동일어로 생각한다. 하지만 독일 관념론의 대가인 헤겔은 칸트적인 도덕성과 자신의 인륜성(윤리적인 삶)을 구분했다. 칸트 도덕성은 개인의 내면적인 자율을 발견했으나 추상적이고 공허해서 구체적인 인간관계를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에 헤겔의 인륜성은 가족, 시민사회, 국가를 관통하는 구체적인 인간들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헤겔에게 도덕은 개인적인 차원이고 윤리는 사회적인 차원이어서 서로 구분된다. 헤겔의 구분에 영향을 받아 현대 윤리학자들은 인간 행동의 옮고 그름과 관계하는 자유주의적(개인주의적) 도덕과 좋고 나쁨에 관계하는 공동체주의적 윤리를 별개의 개념으로 나누기도 한다.

 

공인에게 도덕이 아니라 윤리가 중요한 이유

공직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익과 연관된 개인적인 도덕이 아니라 공동선과 관련된 공인으로서의 윤리이다.

 

막스 베버가 유명한 강연인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제시한 신념의 윤리는 개인적인 도덕에, 책임의 윤리는 공인의 윤리에 해당한다. 신념 윤리를 종교적으로 표현한다면 올바르게 행동할 뿐, 결과는 신에게 맡긴다.’는 식이다.

 

순수한 신념에서 행동하는 도덕주의자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세상의 책임이자 타인들의 어리석음이나 인간을 어리석게 창조한 신에게 돌리기 마련이다. 도덕주의자는 인간의 선의와 완전함을 강조하며 모범을 보인다는 가치만을 의도하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신념과 양심의 도덕주의자는 결코 정치가라는 공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히테가 지적하듯이 인간은 불완전하므로 결코 인간의 선의나 완전함을 전제할 어떤 권리도 갖지 않는다.

 

공인으로서의 정치가는 최고 의사 결정자의 지위에 있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책임 윤리를 가진 정치가는 자기 행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그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느끼고 공적인 일을 해내는 정치가야말로 베버가 의도한 윤리적인 리더이다. 이런 면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논란이 일고 비판을 받더라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여 성과를 낸 정치인이다.

 

그리고 공인으로서 사익을 추구하지도 않았고 측근과 친족의 비리가 없었다. 도리어 친족의 비리를 막으려다 욕설 논란이 빚어진 슬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공익 변호사로서 열심히 일하다 벌금 세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공인이 되기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도 한 건 있다.

 

도덕주의자인 이낙연 국회의원은 신념에 충실한 완벽주의적인 정치인이다. 선별 복지에 대한 신념을 밝혔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의도 신념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별로 없다. 대표적인 예로 이천 화재 유가족에게 당시 이낙연 총리는 "현재 책임 있는 위치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낙연 의원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 부실장이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 조사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이낙연 후보의 전남지사 선거 민주당 경선 당시, 당비를 대납한 혐의로 구속된 바도 있었다. 탐사보도 채널인 열린공감tv에서는 이낙연 의원의 동생과 아들에 대해 삼부토건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물론 이낙연 후보는 신념의 정치인으로서 도덕주의적 품위가 있어 보인다. 최근에 발표한 국회의원직 사퇴는 신념에서 나온 행동이다. 하지만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책임의 정치인으로서 지사직에 충실한 공인다운 자세를 보여준다.

 

이낙연 후보가 도덕적이라면 이재명 후보는 윤리적이다. 과연 누가 대통령으로서의 공인에 어울리는 윤리적 태도를 지닌 정치인인가  사회과학의 아버지인 막스 베버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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