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蟹] 한시(漢詩)편...게를 주제로 만든 한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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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蟹] 한시(漢詩)편...게를 주제로 만든 한시들
  • 고영화 향토 고문학 칼럼리스트
  • 승인 2021.08.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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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영화 페이스북
사진=고영화 페이스북

다음 詩 두 편은 담정(藫庭) 김려(金鑢,1766-1821)의 작품이다. 그가 1803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저술했는데 그 속에 총 39수의 7언절구 '우산잡곡(牛山雜曲)‘을 남겼다. 다음은 그 39수 중 ’게‘ 관련 2편이다. 첫 번째 ’자해[紫蠏]’는 진해(창원시 합포구 진동면) 거리의 홍등가에 있는 기생집들이 나타나고 신참으로 온 젊은 기생이 등장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산잡곡‘에는 남도 여성들의 다양한 계층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래 두 번째 詩에는 게껍질로 지붕을 이었다니 얼마나 많은 게가 잡혔는지 알 수 있고, 게껍질 또한 제법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려(金鑢)는 게(蟹) 종류를 언급하길, 한쪽 다리가 없는 게를 ’변편’ ‘변해(邊蟹)’, 달랑게를 ‘백월 또는 백해(白蟹)’, ‘말똥게’, ‘돌방게‘, ’거등해‘, ’참게(眞蟹)’, ‘대게(紫蠏)‘, ’평상게(平床蟹)‘ 등에 대해 기록하였다. ’牛海異魚譜‘는 ’우해 어촌의 기이한 어보(魚譜)‘라는 뜻이다. 우해(牛海)는 우산(牛山)의 또 다른 별칭이다. 또한 ’牛山雜曲’은 ‘우산 마을의 잡스런 노래‘라는 의미이다.

자해[紫蠏] 대게 / 김려(金鑢 1766∼1822)

鎭南門外兩丫街 진영의 남문밖에 두 군데 화류(花柳)거리 있는데

街口茅簷揷酒牌 거리 입구 초가집마다 술집 간판 꽂혀있다.

新䯻紅娥纖手白 새로 온 예쁜 아가씨 고운 흰 손으로

髹盤托出巨(敖骨)膎 검붉은 소반에 대게 살 담아 내놓네.

9) 해잡[蟹卡] 게껍질 술집 지붕. / 김려(金鑢 1766∼1822)

大海東頭月色賖 망망대해 동쪽 어귀 달빛이 아득하고

白鷗飛盡瀞晴沙 백구는 깨끗한 모래 위에서 쉬고 있구나.

短筤叢(竹淡)幽寒處 어린 대나무 숲속 깊고 차가운 곳에서

蟹卡遙窺賣酒家 멀리 게껍질 지붕 술집이 한눈에 보이네.

◯ 우리 옛 선조들은 게를 대부분 젓갈을 담거나 삶아 먹었음을 알 수 있다.

10) 게를 읊다[詠蟹] / 성간(成侃 1427∼1456)

蓮池風瀉露珠傾 연꽃 못에 바람이 부니 이슬방울 구르고

巨蟹衝波作隊行 큰 게가 물결치는 속에 대오를 지어 가네.

實腹紅膏甘似蜜 붉은 살로 배를 채우니 꿀처럼 달콤한데

渾身靑殼淨如瓊 싱싱한 껍질로 된 온몸이 구슬처럼 깨끗하다.

形模萍底婦人笑 부평초 뒷면 같은 그 모습에 부인이 웃으니

風味樽前壯士驚 술통 앞의 고상한 맛에 장사가 놀란다네.

誰道戈矛能禦侮 누가 창으로 인한 침략에 항거할 수 있으랴.

人間未免鼎中烹 인간에게 솥 안에서 삶기는 걸 면하지 못하네.

11) 강마을에 등불 켜고 게를 잡다[江村蟹燈] / 허훈(許薰 1836∼1907)

蘆荻無風雨過灣 갈대밭에 바람도 없는데 비가 물굽이를 지나가고

漁家列炬四郊環 어부들이 횃불을 들고 늘어서 사방의 들녘을 둘렀네.

萬燈奪色開封市 특히 압도적인 수많은 등불로 시장을 열고는

大火無光陸渾山 큰 불에 빛도 없이 육혼산(陸渾山)에 은거했다.

底事芙蓉生地上 어쩐 일로 연꽃이 땅바닥에서 생겨나더니

一時星斗下人間 일시에 별들도 인간 세상에 내려앉았다네.

更疑析木煙濤裏 안개 낀 물결 속에 별자리가 참으로 의아한데

百道紅光曉旭還 온갖 길에 다시 새벽 해가 떠 붉은 빛을 비춘다.

◯ 아래 詩 7언절구 5수에서 이정암(李廷馣)은, 게가 비록 추한 용모지만 형산(荊山)에서 박옥(璞玉)처럼 잊지 못할 진귀한 맛이라고 찬양하더니, 그 옛날 중국 진나라 장한(張翰)이 고향의 농어회와 순채국을 잊지 못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갔듯, 게(蟹) 맛을 알면 이보다 더하여 정신이 상할까 두렵다고 표현했다.

12) 게를 읊다[詠蟹] 五首 / 이정암(李廷馣 1541∼1600)

麴生湖海擅風流 국생(麴生, 술)이 호해(湖海)에서 풍류를 독점하는데

絳幘從遊五德優 붉은 모자를 따라 노니니 다섯 가지 덕이 넉넉하네.

誰意荒村來貴介 황폐한 마을에 귀인이 올 줄을 뉘가 알았으랴

登筵復見內黃侯 경연에 나가서 내황후(內黃侯, 게)를 다시 본다.

其二

藏身溝瀆恥沽名 개천과 수렁에 몸을 감추고 부끄럽게도 명예를 탐내다가

直待秋深始暗行 줄곧 가을이 깊어가길 기다리곤 비로소 암행에 들어간다.

不遇聖賢誰獲汝 성현(聖賢)도 만나 수 없으니 누가 너를 사로잡으랴

前身釣渭子牙精 뛰어난 강태공도 예전에는 위수에서 낚시를 즐겼다네.

其三

郭郞貌醜味偏珍 곽랑(郭郞)의 추한 용모지만 맛은 아주 진귀한데

何限塵間外飾人 가없이 많은 티끌 사이에 허울 좋은 사람들,

有美自應終見用 마침내 효용성을 보니 당연히 아름다움이 있으니

可憐荊璞漫傷神 가련한 형산(荊山)의 박옥(璞玉)처럼 괜히 정신이 상하누나.

其四

誰家公子畏罹殃 어느 집안의 공자거나 재앙을 두려워해

負甲逃來傍海洋 갑옷을 입고 넓은 바닷가로 도망쳐 왔어라

畢竟相隨葅醢地 필경 서로 붙어 다니다가 젓갈로 변했는데

只緣天賦本無腸 오직 선천적으로 본디 창자가 없는 탓일세.

其五

形如山澤蔵修士 산과 내 같은 형상에 수사(修士)를 감추고

眞態雖多骨格麤 참모습이 비록 울퉁불퉁한 골격이라 하더라도

張翰歸時無一語 장한(張翰)이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간 것은

至今遺恨在東吳 지금까지 남은 한(恨)이 고향 동오(東吳)에 있었기에.

[주1] 강책(絳幘) : 계관(鷄冠)을 비유하여 한 말이다. 당 나라 왕유(王維)의 시에 “붉은 관 쓴 계인이 새벽을 알린다(絳幘鷄人報曉籌)”라 하였다.

[주2] 곽랑(郭郞) : 옛날 역자(役者)의 이름인데, 전(轉)하여 역자로 사용된다. 악부잡록(樂府雜錄)에 “곽랑이란 자가 배우(俳優)들의 흉내를 잘 내므로 극장이 열릴 적마다 으레 배우들의 앞에 선다.” 하였다. 희극배우, 어릿광대

[주3] 형산(荊山) 박옥(璞玉) : 초(楚)나라 사람 변화(卞和)가 형산(荊山)에서 박옥(璞玉)을 얻어 여왕(厲王)에게 드리니 왕이 속인다 하여 그 왼발을 잘랐다.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또 드리니 또 속인다 하여 그 오른발을 잘랐다. 문왕(文王)이 서자, 이에 박옥을 안고 형산 아래서 울거늘 왕이 사람을 시켜 물으니, 그가 말하되, “신(臣)이 발 잘린 것을 서러워함이 아니오라, 보옥을 돌이라 일컫고 곧은 선비를 속임꾼이라 하니, 그래서 서러워하노이다.” 왕이 사람을 시켜 그 박옥을 쪼개니 과연 그 속에 옥이 있었다.

[주4] 장한(張翰) : 중국 진(晉)나라의 장한(張翰)이 제왕(齊王)의 대사서직을 맡고 있을 때, 고향의 순채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순갱노회(蓴羹鱸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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