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이건희 컬랙션 유일한 조각가...초월의 세상을 그리며, 비운의 천재 조각가 권진규(1922~1973):내외신문
로고

이건희 컬랙션 유일한 조각가...초월의 세상을 그리며, 비운의 천재 조각가 권진규(1922~1973)

정재훈 한수원 사장 | 기사입력 2021/07/27 [09:53]

이건희 컬랙션 유일한 조각가...초월의 세상을 그리며, 비운의 천재 조각가 권진규(1922~1973)

정재훈 한수원 사장 | 입력 : 2021/07/27 [09:53]
사진=정재훈 사장 페이스북
사진=정재훈 사장 페이스북

이건희 컬렉션에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박수근, 이중섭, 권진규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데 그중에서 조각가는 권진규 작가가 유일합니다. 척박한 국내 조각계에서 일찌기 두각을 나타낸 권진규는 원래 함흥출신이었지만 일제 치하의 춘천에서 춘천고보를 졸업하고 징용까지 끌려깄다 옵니다.

해방 이후에 일본 무사시노 미술학교로 유학을 가서 공모전인 이과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그 천재성을 인정받고 일본 여인 도모와 결혼하여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한ㆍ일 양국간 국교가 없던 시절이라 여러사정상 1959년 혼자 쓸쓸하게 귀국합니다. 원래 사교성이 없고 조형 예술에 빠져있던 그는 더욱 고립된 채 동선동 화실에만 틀어박혀 지내게 됩니다.

더구나 당시 일본과 한국을 휩쓸었던 추상주의에 거리를 두고 리얼리즘에 기초한 구상조각을 구사하던 그는 국내 미술계에서도 낯선 작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점토를 구운 테라코타, 석조, 우리전통을 살린 건칠기법에서 간결하고 정제되어 있으며 초월적인 조형미를 선보입니다.

그는 대학졸업 작품인 나부입상, 젊은 남성의 좌상등 전신을 표현한 작품은 초기작 몇개 뿐이고 대부분은 머리와 가슴까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모델의 모습에 긴장감과 함께 이승을 넘어 다른 세계를 지향하는 듯한 모습들이 많습니다. 물론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지원의 얼굴' 처럼 따스한 작품도 있지만 수많은 자소상(자신을 형상화한 작품) 들은 보는 순간 멈칫하며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주로 두상에 치중하여 말이나 닭 같은 동물들의 작품도 있지만 무엇을 표현하더라도 그의 속마음에 담겨 있던 고독과 아내를 향한 그리움, 현실과 타협하기 어려운 그의 예술혼이 비장하게 작품속에 배어있습니다. 51세의 짧은 생도 스스로 마감하며 "인생은 공, 파멸"이라 적어놓고 이승을 떠납니다. 살아 있을 때 그는 늘 누이동생에게 자신의 작품들을 자식들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네요.

그의 유작들은 서울 시립미술관과 춘천 권진규 미술관에 나누어 기증되어 있었는데 후자의 경우는 후원사가 어려움에 빠져 기증품 전체가 금융권의 담보로 잡혀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비극이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의 대표작인 지원의 얼굴이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지요.

비운의 천재 조각가, 권진규의 자식들을 만나보시지요. 첫번째가 그 유명한 지원의 얼굴입니다. 나머지 대표작들은 주로 자소상들이구요...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