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올해의 인물’에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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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올해의 인물’에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
  • 김시월 대기자
  • 승인 2019.12.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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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인 지구...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1223일 자로 발행된 2019년 총결산 특집에서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 스웨덴의 환경 소녀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하고, 전체 104쪽의 지면 가운데 무려 22쪽을 차지하는 특집을 꾸몄다. 200313일 출생이니 아직 1611개월의 이 앳된 소녀는 올 한 해 동안 그야말로 지구들 들었다, 놓았다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8월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인류의 지구 생존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들의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학교도 결석한 채 기후변화 학교파업’(SKOLSTREJK för KLIMATET : School Strike for Climate)라는 손 팻말의 1인 시위를 시작한 이래 올해에는 지구 전체를 들썩이게 한 환경 파업을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러면서 1년 남짓에 만난 세계적 명사들의 면면만 살펴보아도 툰베리가 지구의 환경운동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툰베리는 고작 1년여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노벨평화상 수상자), 크리스틴 라가드르 국제통화기금(IMF)총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총리 등을 만나 어른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줄기차게 역설하였다.

“ How dare You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

지난 9UN기후행동정상회담에 연사로 초청된 툰베리는 가히 그 자리에 있던 어른들을 식은땀 흘리게 할 만한 명연설로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다. 이 자리에서 툰베리는 나는 여기 UN이 아닌 스웨덴 학교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른들, 당신들은 내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아갔다. 당신들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느냐고 일갈했다. (How dare you !!!)

이 같은 지구환경운동 활약을 인정받아 툰베리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하였으며, 결국은 TIME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1927년 이래 올해까지 93번째의 선정자 가운데 툰베리는 최연소선정자로 기록되었다.

TIME ‘올해의 인물1927년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무착륙비행으로 최초의 대서양횡단 비행에 성공한 미국의 찰스 린드버그가 처음으로 선정된 뒤 모한다스 간디, 프랭클린 루즈벨트, 장제스, 아돌프 히틀러, 이오시프 스탈린, 윈스턴 처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해리 트루먼, 엘리자베스 2, 니키타 흐루쇼프, 샤를 드 골, F. 케네디, 교황 요한 23, 린든 존슨, 빌리 브란트, 리처드 닉슨, 헨리 키신저, 지미 카터, 덩샤오핑, 루홀라 호메이니, 로널드 레이건, 레흐 바웬사, 미하일 고르바초프, 조지 부시 부자(父子). 빌 클린턴, 교황 요한 바오로 2, 블라디미르 푸틴, 버락 오바마, 마크 저커버그, 교황 프란치스코, 앙겔라 메르켈, 도널드 트럼프 등 구태여 그가 누구인지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한편, 툰베리가 TIME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뉴스가 나가자 미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며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지구온난화 위기론은 허구이자 거짓이라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아주 웃긴다. 그레타는 (기후변화 걱정으로 어른들을 탓하고 혼내는 일보다 기후변화 문제로 화를 잘 내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더 애써야 된다. 그런 뒤 친구들과 좋은 옛날 영화나 보러 다니는 게 좋겠다. 그레타, 제발 냉정해지게.”라고 깐죽거리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자 툰베리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쓰고 있는 10대 청소년, 지금 냉정해져서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트윗으로 맞받아쳤다. 쉰일곱 살이나 많은 미국 대통령 노인의 민망한 독설에 사춘기를 갓 넘겼을 스웨덴 소녀가 한결 부드러운 재치로 받아넘긴 꼴이다. 이 일이 있은 뒤 세계의 여론은 툰베리의 화끈한 판정승이었다.

지구환경운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돼

한편, 툰베리는 불과 1년 몇 개월의 짧은 기간에 지구환경운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이미 평가가 굳어지고 있다. 어른들이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을 열여섯 앳된 소녀가 너끈하게 이뤄낸 것이다. 지구의 생존환경 지키기 운동에 툰베리가 얼마만한 역할을 하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앞으로 4회에 걸쳐서 TIME의 보도내용을 간추려 정리해본다.

TIME은 특집기사에서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류의 단 하나뿐인 안식처 지구를 약육강식 세상 정글의 포식자마냥 할퀴고 뜯어먹는 현실에 대하여 경종을 울려주었고, 이리저리 찢어지고 조각난 세계에 대하여 각자의 배경과 경계를 초월하여 한가지로 단합해서 기후변화 문제에 함께 대처할 것을 촉구하였고, 신세대가 세상을 이끌어 갈 때에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갈지에 대하여 명확한 안목을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툰베리는 과연 어떠한 연유로, 또 어떠한 모습으로 이 어마어마한 일을 시작하였을까.

툰베리는 아직 어린 소녀이지만 어른들의 무게감을 느끼며 이 세상의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운동복바지와 찍찍이가 달린 운동화를 즐겨 입고 신으며, 두 살 아래 동생과 팔찌를 나누어 차고, 스톡홀름 집에 있는 말과 강아지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유럽 각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유명한 오페라가수이고, 아버지 스반테 툰베리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와 관련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그 사람은 바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지구표면의 온도를 어떻게 상승시키는가에 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스반테 아르헤니우스이다. 따라서 툰베리는 어떻게든지 지구상의 이산화탄소 문제와 미리 관련이 지어져 있었다.

이산화탄소와 지구 대기온도 상승의 상관관계가 밝혀진지 한 세기가 지난 뒤, 툰베리의 초등학교 선생님은 이산화탄소 문제를 다룬 비디오를 보여주었는데 거기에는 북극 바다 얼음이 녹아 사냥을 제대로 못하여서 굶어죽는 북극곰의 이야기와 갈수록 이상하게 변해가는 기후, 빈번해지는 홍수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비디오를 보고난 뒤 선생님은 이 모든 불행한 일들이 지구의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그 직후 학급 전체가 잠시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이내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가 왁자지껄해진 반면 툰베리는 그 모습들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 깊은 절망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그 때가 열한 살 때였다.

11살 때 학교에서 본 기후변화 비디오 충격으로 행동가의 길에 나서

툰베리는 이후 몇 달동안 거의 말을 잊을 정도로 침울해졌으며,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야만 할 만큼 쇠약해졌다고 한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결국 딸을 돌보기 위해 한동안 일도 쉬어야 했는데, 그 때를 한없는 슬픔의 시기였다고 돌아보았다. 툰베리도 그런 일들이 실제로 왜 일어나는지를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약 그러한 일들이 생길 것 같으면 정치가들이 알아서 잘 해결해 줄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일들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굳게 믿었었다고 술회했다.

툰베리를 위로하고 안심시키기 위하여 그 가족은 전반적인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앞장서기 시작하였다. 우선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채식 중심으로 바꾸었으며, 비행기를 타지 않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는 유럽 순회공연을 중단하였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툰베리가 행복해지고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점차 나아졌다고 한다. 이처럼 툰베리의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은 온통 이산화탄소와 기후변화의 문제에 얽혀 돌아갔다.

열한 살 때의 충격이 열다섯 살 때까지 이어져온 20185월 툰베리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글을 스웨덴의 신문에 기고하였는데, 이것이 큰 반향을 일으켜 스웨덴의 기후변화 행동가들이 툰베리에게 접촉하여 오기 시작하였다. 툰베리는 이들에게 총기사용 규제 학교 파업을 벌인 미국 더글라스 고등학교를 모방하여 행동에 나설 것을 제안하였는데 그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자 스스로 나서기로 작정하였다.

드디어 툰베리는 부모에게 스웨덴 정부가 파리 기후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극 동참하도록 압박하기 위하여 학교에 가지 않고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결심을 밝히고 9월의 스웨덴 선거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툰베리의 부모는 처음에 몹시 당황하였으나 곧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선생님들은 등교거부 시위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설득하였으나 툰베리는 이미 미국 고등학교의 총기파업 사례가 머릿속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툰베리는 행동에 돌입하기 전에 우선 행동을 개시하는 사유를 밝히는 전단지를 만들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내 이름은 그레타이고, 나는 9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나는 지금 기후변화 대응책을 촉구하는 등교거부 학교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신들 어른들이 저의 장래를 망치지 않는다면, 나도 그러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 여름 스웨덴 의사당 길모퉁이에서 기후변화 학교파업’ 1인 시위

그러고는 2018820일 툰베리는 스웨덴 의사당 앞 어느 길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모자달린 후드티셔츠와 찍찍이운동화 차림이었고, 집에서 직접 만든 손 팻말을 옆에 세워놓았다. 손 팻말에는 기후변화 학교파업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순전히 혼자였다. 툰베리는 나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그래도 무어라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되돌아보며 말했다.

올해 4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기후변화 파업에 동참해주세요’라고 쓰여진 손 팻말을 보여주면서. 올해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주먹박치기 인사.
올해 9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집무실에서 기후변화 행동 메시지를 전하면서. 지난해 12월 환경운동 공로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이 같은 1인 시위는 곧 1년도 채 안되어 지구촌 구석구석에 들불 번지듯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어 나아갔다. 툰베리는 이미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교황도 만나고 전직 미국 대통령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현직 캐나다 총리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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